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캐나다 원주민들 '식량 위기'…소득 절반 식비로 지출

송고시간2016-09-13 11:12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북부 벽지에 거주하는 원주민들이 지나치게 높은 식품값 때문에 소득의 절반 이상을 식비에 지출해야 하는 열악한 사정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CBC 방송 등에 따르면 캐나다 식품안전국이 온타리오 주 북부 원주민 자치 지역의 기초식품 소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들이 식품 구매에 지출하는 비용이 대도시 주민들보다 2배 이상 높아 심각한 식품 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원주민 건강 상태가 심각하고 특히 어린이들은 굶주림에 시달리거나 싸구려 칩 등을 섭취하면서 영양실조가 만연한 것으로 지적됐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애타와피스캣 지역 원주민 가구의 월평균 식비 지출은 1천909캐나다달러(약 162만 원)로 토론토 주민의 월평균 식비 847캐나다달러보다 월등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지역인 포트앨버니 주민들의 월평균 식비도 1천831캐나다달러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원주민 지역의 식품값이 턱없이 높은 것은 대부분 품목이 수입산인 데다 벽지로 운송되는 경비가 많이 들고 외부에서 들어와 운영되는 식료품점이 독점적인 영업을 하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조사 관계자는 이들 지역 주민의 정확한 소득 통계는 없지만, 식품비 지출이 소득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보는 게 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원주민 대표는 "주민들의 70~80%가 실업 상태로 정부 보조에 의지해 사는 실정"이라며 "지역 전체가 먹는 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식량 위기 상태"라고 밝혔다.

이 지역 출신 찰리 앵거스 하원의원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원주민들의 식량 위기가 확인됐다면서 "대부분 주민이 비위생적인 식수난까지 겪는 마당에 제대로 된 음식을 식탁에 올릴 수도 없다면 이들은 어느 나라 사람들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원주민들을 위한 정부의 식품 보조 정책이 마련돼 있지만, 실제 현지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가 정책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원주민 식품 난을 캐나다가 처한 심각한 인권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식품 공급 구조를 현지 지역 중심으로 만들고 장기적으로 실업 대책을 마련해 소득을 올리는 방안이 실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북부 원주민 지역의 청소년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캐나다 북부 원주민 지역의 청소년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jaeycho@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