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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회동 대화록> ① 북핵실험 함께 규탄했지만…사드 찬반 격론

송고시간2016-09-12 20:14

朴대통령 "자위권적 차원서 이뤄지는 사드배치 초당적 협력해달라"

秋 "사드, 북핵 막을 수 없는 백해무익", 朴 "북핵과 사드해법은 별개"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 지도부의 12일 청와대 4자 회동에서는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관련해서는 한목소리로 규탄하면서도 주한 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에 대해서는 격렬한 논쟁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대화 내내 커져가는 북핵 위협에 따른 사드 배치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두 야당 대표들의 동의를 끌어내고자 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사드는 북핵 억제의 수단이 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어 이들 야당 대표는 여야정 안보협의체 구성과 대북 특사 파견 등을 제언했으나, 박 대통령이 즉각적인 '불용' 의사를 밝히면서 이날 회동은 외교·안보 현안과 관련해 사실상 무위에 그쳤다.

다음은 청와대와 여야 지도부가 브리핑한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대화록이다.

<靑회동 대화록> ① 북핵실험 함께 규탄했지만…사드 찬반 격론 - 1

◇ 북한 5차 핵실험·사드 배치

▲ 박 대통령 = 이번 북핵실험은 지난 1월에 이어서 8개월 만에 실시된 것으로 그동안 3년여 주기로 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패턴이다. 북한 정권이 얼마나 무모하고, 핵에 광적으로 집착하는지를 다시 한 번 명백히 보여준 것이다. 북한은 끝까지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길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북핵은 단순한 협박이나 협상용이 아니고, 우리를 겨냥한 현실적이고 급박한 위협임을 명심해야 한다.

북핵에 동의할 수는 없지 않나. 결국,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이 전략적 셈법을 바꾸도록 하는 것뿐이다. 또 북한의 반발에 대비해 국민의 안위를 보호할 수 있도록 미국의 핵우산을 포함, 모든 군사적 능력과 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사드이다. 사드는 이미 군사적으로 효용성이 입증된 체계이다.

과거와는 다른 매우 엄중한 안보 상황에 처해 있다. 북한은 추가 도발도 예고하고 있는데 이는 한반도에 전쟁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고 각종 테러나 국지도발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우리가 단단히 결속하는 모습을 보일 때 국가와 국민의 안위가 빈틈없이 지켜질 수 있다. 사드 배치도 이런 자위권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초당적인 자세로 협력해 달라.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을 말해달라.

▲ 추 대표 =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중대한 도발 행위이다. 더민주는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고, 한반도에 그 어떤 핵무기도 존재해선 안 된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는 만큼 정부와 초당적으로 대처해 한반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다만 사드 배치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당대표 경선 때는 반대했고, 이후에는 토론 중이다. 아직 당론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그러나 이 사안은 군사 사안이 아닌 외교 사안이다. 사드가 한미동맹의 본질은 아니다. 또 군사적으로 사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는 백해무익한 것이며, 경제적으로도 중국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야 민생도 구할 수 있지 않나. 대통령의 외교적인 노력에도 중국까지 나서 반대하고 있다. 미국, 중국과의 경제·외교 균형도 상실해선 안 된다. 가장 큰 안보는 국민의 신뢰인데 (정부의) 일방적인 결정은 국민이 신뢰를 잃게 했다.

또 안보 상황을 국내 정치에 이용해서는 안 된다. 안보를 구실로 국민을 분열시키는 '낡은 안보'는 폐기하고 안보외교와 경제외교가 함께하는 '유능한 안보, 국민 민생을 지키는 안보'로 나아가야 한다.

▲ 박 대통령 = 미국, 일본 등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하고 있는데 그 나라들도 안보를 이용하고 있다는 것인가. 이 심각한 상황에 대해 '안보를 이용한다'고 하시면 안 된다. 또 예를 들어서 북한이 사드 배치 때문에 핵 개발을 한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북한은 어떻게든 핵보유국이 되려고 하는 것이고, 지금은 의지의 대결이다. 우리가 기필코 이겨야 한다.

▲ 박 위원장 = 국민의당은 무모한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한다. 다만 날로 안보 상황이 악화하고 있고 유엔결의도 무시되고 있는데 북한의 자멸론, 붕괴론 등을 거론하며 대북 메시지가 극단적으로 가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특히 이런 시기에 남한의 핵무장이나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 주장은 한반도 비핵화의 원칙을 깨는 비이성적 주장이다.

아울러 북핵 문제와 사드 해법은 별개이다. 사드 문제는 반드시 국회에서 공론화해야 한다. 국회의 논의를 통해 결론을 낸다면 따를 것이다. 그래야 중국도, 미국도 설득할 수 있다. 자꾸 야당을 '불순 세력', '국론분열 세력', '안보 무책임 세력'으로 규정하면 아무 도움이 안 된다. 야당을 호통치시기 이전에 정부 내 안보 기강을 확실히 세워야 한다.

▲추 대표 = 정부는 그간 제재에만 치중했는데 제재만 가지고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북·미, 남·북 간 대화 테이블을 주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북핵실험은 6, 7차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대북 특사를 보내 추가 도발 막아야 한다. 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어떻겠나.

▲박 위원장 = 제재와 대화가 병행돼야 한다.

▲이 대표 = 이 시점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대화를 가장 원하는 집단은 바로 북한일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은 뒤에, 또 남한과의 대화가 아닌 미국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대화는 허용할 수 없다.

▲박 대통령 = 우리가 대화 제의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핵보유국이 되려 한다. 대화 제의는 북한에 시간만 벌어주는 것이다. 북한은 대화가 진행되는 중에도 핵 고도화만 생각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남북 간의) 대화는 국제공조에도 차질을 가져올 것이다. 따라서 특사 파견은 고려하지 않는다.

▲추 대표 = 김대중정부 때 박 대통령께서도 북한 특사로 가신 적이 있지 않나.

▲박 대통령 = 나는 대북 특사로 간 게 아니라 민간단체로 방문한 것이다.

▲박 위원장 = 북핵 문제에 대해선 평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여야정 안보협의체를 구성해 안보위기에 함께 대응하자. 여야정이 협의하면 북한 핵문제나 사드 해법 등이 성과를 낼 수 있다.

▲ 박 대통령 = 안보는 여야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끌고 가는 것이며, 대통령이 여야에 협조를 구할 대상이다. 안보에 관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은 어렵다.

▲ 이 대표 = 북 핵실험 후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가 처음으로 모인 자리이다. 어떤 결론이 나올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김정은도 이 자리를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두 야당 대표께서 사실상 사드 반대로 결론을 낸다면 많은 국민이 실망과 우려를 금치 못할 것이다. 북핵과 사드 문제에 대해 좋은 결과를 내서 추석 선물로 국민 식탁에 올려드리자.

▲ 박 위원장 = 이건 합의된 게 아니다. 그렇게 할 수 없다. 있는 그대로를 발표하자.

▲ 추 대표 =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하겠지만, 사드 문제에 대해선 당마다 입장이 있는 만큼 한 목소리로 입장을 내거나 합의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 박 대통령 = 대안을 내놔보라.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국민 안전을 무방비로 노출한다면 국가나 정부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자위권적 차원에서 사드 배치는 하지 않을 수 없다.

▲ 박 위원장 = 자꾸 우리가 대안을 안 냈다고 하시는데 이미 대안을 냈다. 그게 외교이고 협력이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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