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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적 신학자는 독단적 유물론자와 피를 나눈 형제"

송고시간2016-09-16 07:00

버나드 램의 '과학과 성경의 대화' 번역 출간


버나드 램의 '과학과 성경의 대화' 번역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복음주의 내에 과학에 부정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며 목소리를 거세게 드높이는 진영이 계속 존재한다면 성경이 과학적 측면에서 존중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고루한 초정통주의가 앞으로도 복음주의 변증을 대표한다면 10세기에 발생한 과학과 복음주의 사이의 큰 균열은 20세기에도 이어질 것이며 더 확대될 것이다."

우주 창조의 목적과 연대의 문제 그리고 생명의 기원과 진화론을 두고 과학과 종교는 평행선을 달린다. 흔히 종교와 과학의 논리는 포개짐 없이 서로 밀쳐내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과학과 종교의 접점을 모색하는 저서 '과학과 성경의 대화'가 번역 출간됐다. 저자 버나드 램은 과학과 성경의 통합을 위해 노력한 20세기의 대표적 기독교 지성으로 특히 그의 '성경 해석학'은 '20세기 교회를 움직인 책' 가운데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램은 '과학과 성경의 대화'에서 우선 교조주의적 신학이 과학과 종교의 대화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하다.

과학과 성경의 진정한 대화를 위해서는 과학의 객관적 성과조차 수용하지 않는 초정통주의가 기독교를 대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복음주의 진영이 과학과 성경을 둘 다 존중하는 19세기의 탁월한 전통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저자는 "과학에 반대하는 종교의 싸구려 무기는 '대포에 맞서는 징과 용 모양의 등' 같다는 화이트의 생각은 수없이 여러 번 입증됐다"며 교조주의 신학을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는 또 문자 그대로 성경을 해석하려는 경향에 대해 "성령은 저자들이 살던 시대의 문화적 틀과 언어로 참된 신학적 교리를 무오(無誤)하게 전달하셨고, 그들에게 현대 과학의 비밀을 알리지는 않으셨다"면서 "성경의 여러 구절에서 현대 과학의 비밀을 찾으려는 시도는 영감의 본질을 오해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저자는 과학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때 성경에 대해 이해가 깊어진다고 주장한다.

"인류, 세계, 우주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 확장될수록,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확장"되는 것이며 "하나님의 광대하심, 무한하심, 영원하심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현대 천문학의 발견 덕분에 극적으로 설명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저자가 종교와 과학의 논쟁에서 마냥 과학의 손만을 들어주진 않는다. 저자는 "독단적인 신학자는 독단적인 유물론자와 피를 나눈 형제"라며 양 극단을 경계한다.

또 "과학과 성경 둘 다를 마땅히 존경해야 한다"며 "하나를 숭배하고 다른 하나를 편협하게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지질학의 문제에서 저자는 "지질 기록의 참된 이해에 도달하는 것은 오직 지질학과 신학을 결합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신학자는 하나님이 창조자시라는 것은 알지만, 창조의 '언제'와 '어떻게'를 모르고 지질학자는 우주가 '언제', '어떻게' 창조됐는지는 파악하지만 '누가' 창조했는지는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다.

저자는 "기독 지질학자와 지질학에 조예가 있는 신학자만이 신학이 아는 '누구'와 지질학이 아는 '무엇'을 결합해 1차 원인과 2차 원인 사이의 관계를 보여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천문학, 지질학, 생물학, 인류학 등 폭넓은 과학 분야를 아우르며, 과학과 성경의 통합을 위한 초석을 놓으려는 시도를 한다. 아울러 기독교 역사에서 과학이 어떻게 다뤄져 왔는지를 살펴보면서 오늘날 과학과 교회의 바람직한 관계를 모색한다.

아이브이피. 박지우 옮김. 456면. 2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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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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