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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오페라 무대서 '리릭 소프라노' 진수 보여준 조푸름

세계 초연 '홍루몽' 여주인공 맡아 열연…"무한한 가능성" 평가
연합뉴스 인터뷰서 "한 음으로도 모든 감성 표현하는 호르비츠 가장 존경"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미국 서부 최고 오페라 하우스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2016∼2017시즌 개막작 '붉은 누각의 꿈(Dream of the Red Chamber)'은 중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홍루몽'이 원작이다. 홍루몽이 오페라로 제작된 것도 처음이고,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샌프란시스코 오페라가 모든 제작과 주요 배역을 동양인에게 맡긴 것도 처음이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하우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하우스(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미국 서부 최고 오페라 하우스인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2016∼2017 시즌 개막작 '붉은 누각의 꿈(레드 Dream of the Red Chamber)'이 10일(현지시간) 첫 공연을 가졌다.

10일 저녁(현지시간) 초연한 이 오페라의 여주인공은 그러나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 소프라노 조푸름(27)씨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와 이 작품의 작곡가가 오로지 실력으로만 평가해 뽑은 동양인 소프라노가 그였다.

공연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맺어지지 못하고 호수에 몸을 던지기 전 그녀가 부르는 잔잔하면서 애절한 아리아에 객석을 가득 메운 2천여 명의 관객은 숨을 죽였다.

조씨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호르비츠처럼 한 음만으로도 인생의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는 그런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홍루몽' 여주인공 조푸름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홍루몽' 여주인공 조푸름(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11일(한국시간) 첫 개막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레드 인 체임버'의 여주인공 조푸름씨는 "서두르지 않고 즐기며 노래 안에서 행복하게 제 테크닉과 음악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M 버터플라이'로 토니상을 받은 중국계 미국인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 와호장룡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미술감독 팀 입, 대만의 저명 무대감독 스탄 라이 등이 제작에 참여했고, 작곡가 브라이트 쉥이 총괄 감독을 맡았다.

이 작품의 주요 배역 6명 가운데 4명은 중국인이고 2명이 한국인이다. 여주인공 임대옥역외에 왕부인 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김효나 역시 무대를 압도하는 연기와 노래로 갈채를 받았다.

조푸름은 서울에서 태어나 줄리아드 음대를 졸업하고 '포페아의 대관식'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으며, 2013년 링컨센터 페스티벌에 초대된 일본 오페라 '마츠카제(Wind in the Pines)'에서 주역을 맡은 바 있다. 김효나 역시 리스너 국제 콩쿠르에서 1등을 했고, 랭커스터 오페라 등에서 주역을 맡는 등 전도유망한 성악가다.

오페라 평론 사이트 '오페라워호시스닷컴'의 윌리엄 버넷 대표는 조푸름의 노래와 연기에 대해 "놀랍다. 정말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미션 중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몇 년 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조푸름을 처음 봤을 때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탁월한 목소리를 지녔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큰 무대를 통해 그녀는 더욱 탄탄한 커리어를 지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조푸름과의 일문일답.

-- 처음 홍루몽 출연 제안은 언제 받았나.

▲ 1년 반쯤 전에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영아티스트로 있을 때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예술 감독인 그렉 헨켈(Greg Henkel)님 께서 저를 어떻게 아셨는지 제 노래를 들으러 오셨다. 그분이 제 노래를 듣고 홍루몽 여주인공 임대옥(다이 유)의 아리아를 녹음해 보내달라고 하셨고 작곡가인 데이비스 쉥과 이번에 은퇴하신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총감독 데이비드 고클리 두 분이 녹음을 듣고 최종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 그렇다면 1년도 훨씬 전에 이 작품 출연이 결정된 것인가.

▲ 제안을 받고 녹음해서 보내고 최종 결정까지 6개월가량 걸렸다. 이 작품은 이미 3년여 전부터 준비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

--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뉴욕 메트로폴리탄에 이어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오페라로 알려졌다. 이런 큰 무대에서 동양인이 주인공으로 서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 이 오페라의 가수 모두가 동양인이라는 것은 의미가 크다. 중국의 소설을 오페라로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 중국인 소프라노도 많을 텐데, 한국인인 조푸름씨가 맡게 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그건 전적으로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와 이 작품의 작곡가가 결정한 일이다. 데이비드 헨리 황, 브라이트 쉥, 팀 입 등 실력 있고 저명한 극작가, 작곡가, 미술감독 등과 함께 작품을 하게 된 것은 영광이고 행운이다. 이런 분들이 다 함께 공들인 작품을 세계 최초로 공연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스릴(전율)을 느낀다.

-- 이 오페라의 여주인공 대옥은 어떤 인물인가.

▲ 3천 년 동안 돌에서 이슬을 받고 자란 꽃이 사람이 되었는데 그 꽃이 바로 다이유다. 다이유는 어릴 때부터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꽃과 지냈고 몸이 약하고 내성적이며 사회성이 떨어지는 인물이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할머니의 집으로 오게 되었고 그 집에서 돌이었던 바오유와 운명적으로 만난다. 둘이 사랑하지만 바오유 엄마의 반대로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고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바오유와의 사랑) 얻지 못하고 그 슬픔으로 인해 결국 죽게 된다. 대옥은 세상에 사는 동안 많이 우는데 그건 돌에게 받은 이슬을 눈물로 갚기 위함이라고 한다. 비련의 여주인공이다.

-- 이번엔 푸름 씨에 대한 얘기를 했으면 한다. 미국에선 꽤 알려진 소프라노로 활동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작품에도 출연하고, 그러나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나.

▲ 저는 서울에서 태어났다. 사업가이신 부모님과 남동생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고, 또 나름 재능도 인정받아 다섯 살 때 TV 유치원 방송에 출연했다. 또 초등학교 때 동요로 많은 콩쿠르에서 상을 받았다. 특히 MBC 창작동요제에서 창작뮤지컬 주인공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 저를 성악의 길에 들어서게 한 직접적 동기였다. 예원 중학교 1학년 때 오페라 <마술피리> 천사역으로 캐스팅돼 생애 처음으로 오페라 무대에 섰다.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도 <마술피리>로 데뷔했는데 이 오페라와 제가 인연이 깊은 것 같다.

-- 그렇다면 언제 미국에 건너왔고, 어떤 성취를 이뤘나.

▲ 서울예고에 진학 후 1학년 때 한국 성악 콩쿠르와 서울 필하모닉 콩쿠르에서 1등을 했다. 그 후 곧바로 줄리아드 프리 컬리지에 합격해 17살에 미국 유학을 오게 됐다. 줄리아드에서 대학교와 대학원을 마친 후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에서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을 올해 5월에 마쳤다.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는 미국의 4대 극장 가운데 하나로 성악 영아티스트로는 조푸름씨가 한국인 최초라고 한다.)

-- 푸름 씨의 재능도 재능이지만, 부모님의 도움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 같다.

▲ 제가 지금까지 음악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낌없이 서포트해 주시고, 행복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마음과 환경을 주신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에 가능했다. 또 어릴적 유치원 때부터 지금까지 선생님들과 많은 분께서 저의 재능과 미래를 믿어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 소프라노 가수로서 27세라는 나이는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나.

▲ 그렇지 않다. 많은 소프라노들이 학업을 모두 끝내는 시기가 대개 30대 초반이다. 저의 경우는 남들보다 조금 일찍 끝낼 수 있었다.

특히 극고음과 기교가 많이 필요한 콜로라투라(coloratura)와는 달리 저같은 리릭(lyric) 소프라노의 경우는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 정도에 가장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분들이 많다.

(리릭 소프라노는 말 그대로 서정적 표현에 어울리는 목소리로, 피가로의 결혼에서 알마비바 백작부인, 돈 조반니의 돈나 엘비라와 돈나 안나 등이 대표적이다)

-- 전 세계에 유명한 오페라 무대들이 많이 있다. 라스칼라, 메트로폴리탄, 베를린 도이치 등. 앞으로 이런 무대에 서고 싶은 목표와 욕심이 있는가.

▲ 특별히 어떤 무대, 어떤 오페라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없다. 지금처럼 서두르지 않고 즐기며 노래 안에서 행복하게 제 테크닉과 음악을 키우고 싶다. 많은 경험과 고찰을 통해서 블라디미르 호르비츠 같이 한음만으로도 제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을 수 있는 음악가가 되고 싶다. 오페라를 볼 때 드라마를 본다고 느끼게 하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 피아니스트 호르비츠에 대해서는 "그의 손가락이 표현하지 못한 인간의 감성은 없다"는 평가가 있다. 푸름 씨도 "그녀의 목소리가 표현하지 못하는 인간의 감정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는 말인가.

▲(놀란 표정으로) 아 그 말 너무 멋지다. 호르비츠에 대한 그런 평가가 있다는 것은 처음 들었다.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욕심 같지만(웃음).

kn020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9/12 0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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