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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도발로 목소리 커지는 '핵무장론'…현실성은 의문

송고시간2016-09-11 17:14

與, 자체 핵무장론 띄우기…미군 전술핵 재배치 주장도

"北 비핵화 명분 사라지고, 국제사회 제재받을 것" 우려

정부, 한반도 비핵화 원칙 고수…"한미동맹으로 억지력 갖춰"

정치권 안보 협력 강조하는 이정현
정치권 안보 협력 강조하는 이정현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찾아 정치권의 안보 협력을 강조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홍정규 홍국기 기자 =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국도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핵무기밖에 없다는 '핵무장 불가피론'이 제기되고 있고, 민간 전문가 그룹 내에서도 북한 비핵화는 현실성이 없고 자체 핵무장으로 북한의 핵무기를 무력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핵무장에 나서면 북한의 핵 개발을 사실상 용인하는 셈이고,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핵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 감당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핵무장론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여전히 우세하다.

우리 정부도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여당 내 핵무장론 급부상…민간 전문가 연구모임도 출범

핵무장론을 둘러싼 논란의 진원지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11일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이나 미사일 개발처럼 무모한 도발 시도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강도 높은 조치들을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것이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여러 견해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런저런 논란 때문에 사실 항상 예외로 했다"면서 "이제는 그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논의의 테이블에 얹어야 하고, 그것만이 우리를 스스로 지켜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핵무장론을 시사한 것으로,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조성된 안보 정국에 핵무장론이 쟁점으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무장론의 전도사를 자처하는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오는 12일 자신이 주도하는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모임(약칭 핵포럼)' 긴급 간담회를 연다. 북핵 해법을 주제로 하는 이 간담회에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참석할 예정이다.

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전술핵을 재배치해 북한과 '공포의 균형'을 이루고,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핵무기를 최소한 북한의 2배 이상 규모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자체 핵무장을 모색하는 민간 전문가들의 연구모임인 '우리핵연구회'도 최근 출범했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 모임의 간사인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한, 안보, 핵 전문가 10여 명으로 구성된 우리핵연구회가 이달 초 출범했다"며 "한국의 핵무장 방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긴밀한 토론을 진행해 회원들 간에 접점을 찾고 지식을 공유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한국 자체 핵무장론을 연구하는 전문가 모임의 발족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 대다수 전문가는 반대…"현실성 있는 주장 아니다"

그러나 대다수의 외교·안보·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면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한국이 독자적인 핵무장을 하게 되면 일본, 대만 등도 핵무장의 당위성을 주장하면서 동북아시아 전체가 핵전쟁 위협에 내몰릴 수 있다"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면 국제사회로부터의 경제제재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용현 교수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국제공조를 최대한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북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 미국, 중국이 공감할 수 있는 최소공배수를 잡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도 핵무장론에 대해 "한미동맹이나 NPT 탈퇴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를 고려했을 때 현실성 있는 주장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연철 교수는 "NPT를 탈퇴하면 원자력발전소 가동에 필요한 농축 우라늄을 국제시장으로부터 더는 사올 수 없게 된다"며 "우리 전력사용량의 20%가 넘는 원자력발전소 가동이 멈추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NPT를 탈퇴하면 한미원자력협정을 깨는 것이고 미국이 우리나라를 제재할 것"이라면서 "이는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없는 구조인 대한민국에 치명타"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대북제재 국제공조를 훼손한다는 점에서 자체 핵무장론을 반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핵무장론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묻자, "그동안 누차 강조했던 것처럼 한반도에 핵이 있어서는 안 되며, 핵무기 없는 세상의 비전은 한반도에서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한 강력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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