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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과다징수'로 누적흑자 20조 달성한 건강보험

송고시간2016-09-11 16:00

(서울=연합뉴스) 건강보험의 흑자가 매년 급증해 누적흑자가 20조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기동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2011년 누적수지 흑자로 돌아선 건강보험은 2012년 4조6천억 원, 2013년 8조2천억 원, 2014년 12조8천억 원, 2015년 16조9천억 원 등으로 흑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올해 8월 말 현재는 그 규모가 20조1천766억 원에 달했다.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건강보험공단이 경영을 합리화하고 살림을 잘한 결과로 이처럼 해마다 큰 폭의 흑자가 쌓인 것이라면 크게 환영하고 상찬할 일이다. 그러나 실상은 건강보험의 지출총액을 높게 잡아 보험료를 과다징수한 것이 흑자 증가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을 여러 자료가 말해주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은 보건의료서비스 제공 대가로 의료기관 등에 지출하는 요양급여비 등을 과다 추계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지출총액을 실제보다 높게 책정해 왔다. 2014년의 경우 이런 식으로 지출총액을 3조8천419억 원이나 과다 추계했다. 이런 잘못된 예상을 바탕으로 건강보험료는 2011년 5.64%(보수월액 기준)에서 해마다 인상돼 올해는 6.12%까지 올라갔다. 반면에 건강보험이 책임지는 의료비 부담비율인 건강보험 보장률은 2009년 65.0%이던 것이 매년 하락을 거듭해 2013년에는 62.0%까지 떨어졌다가 2014년 63.2%로 소폭 반등했다. 지출 예상액을 부풀려 보험료를 지나치게 많이 걷으면서도 정작 국민의 보장 수준은 떨어트리니 건강보험의 흑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제가 어려운데도 건강보험료가 해마다 오르고 부과체계 역시 공평하지도, 합리적이지도 못해 중산층과 서민층의 원망이 크다. 특히 소득이 미미하거나 전혀 없는데도 주택, 자동차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건강보험료를 부과받은 실직자, 은퇴자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죽하면 김종대 전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퇴임 후에 배우자의 피부양자가 되면 상당한 재산이 있고 연금도 받게 되는 자신의 건강보험료가 '0원'이 된다는 구체적 사례를 들어가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의 불합리함을 꼬집었겠는가. 급격한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건강보험의 재정이 머지않은 장래에 악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비해 곳간을 채워둬야 한다는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연간 수조 원씩 흑자가 쌓이는데도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은 해마다 가중하고 의료보장의 수준은 나아지지 않는 현 상황은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와 건강보험공단은 결국 국민의 돈인 누적적립금을 건강보험의 보장 강화에 활용해야 한다는 보건의료 시민단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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