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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면 못 피워요" 경기도 지하철역 주변은 '흡연천국'

송고시간2016-09-11 08:00

31개 시·군 금연조례 제각각…흡연자들 마음 놓고 '뻐끔뻐끔'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서울 가면 담배 못 피워요. 사람들 눈치도 보이고, 단속도 있고요."

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4번 출구 앞에서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는 한 50대 남성이 눈에 띄었다.

지하철 출입구서 담배 피우는 남성
지하철 출입구서 담배 피우는 남성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9일 오후 수원역 지하철 출입구 앞에서 한 남성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는 지하철 출입구를 오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불쾌함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 담배 연기를 내뿜었고, 꽁초를 바닥에 던져버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4번 출구부터 수원역 광장까지 300m에 이르는 역 주변에는 이 남성처럼 아무렇게나 흡연을 하는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버스정류장 뒤편에서 흡연하던 강모(24)씨는 "서울에서는 남들 눈치가 보이고, 단속도 심해 담배를 피우기가 어렵다"며 "여기서는 다른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니까 나도 별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울 수 있다"고 말했다.

허모(23)씨는 "금연구역으로 설정되지 않았으니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곳에서 흡연하면서 단속에 걸려본 적도 없다"고 전했다.

한 80대 환경미화원은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청소를 하는데 담배꽁초 쓰레기가 끊이지 않고 나온다"며 "단속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사람들이 함부로 담배를 피우겠느냐"고 토로했다.

수원역 앞에서 담배 피우는 남성
수원역 앞에서 담배 피우는 남성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9일 오후 수원역 앞에서 한 젊은 남성이 흡연하고 있다.

'수원시 금연구역 지정 등에 관한 조례'는 버스·택시정류소, 학교, 공원, 문화재보호구역 등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했을 뿐, 지하철 출입구는 포함하지 않는다.

역 주변에는 버스·택시정류소가 많아 금연구역도 다수일 것처럼 보이지만, 금연구역은 정류소로부터 10m 이내로 한정된 탓에 지하철 출입구 주변 곳곳은 간접흡연 사각지대가 되기 마련이다.

비단 수원뿐만이 아니다.

경기도가 파악한 바로는 지하철(전철)이 지나는 26개 시·군 중 금연구역에 지하철 출입구를 포함하도록 조례를 개정하거나 개정할 계획인 곳은 성남, 부천, 의왕, 안양, 시흥, 광명, 고양 등 7곳이 전부다.

반면, 올해 들어 조례가 개정된 서울이나 인천에서는 전 지역 지하철 출입구 10m 이내에서 흡연하다 적발되면 5∼1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5월부터 계도를 거친 뒤 지난 1일 단속에 나선 서울시의 경우 첫날 주간에만 86건을 적발, 8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앞서 서울시가 지하철 출입구 흡연 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 금연구역 지정 전 시간당 39.9명이던 흡연자 수가 지정 후에는 시간당 5.6명으로 떨어져 간접흡연 방지 효과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시 관계자는 "서울이나 인천만큼 지하철이 많지 않아 (금연조례와 관련) 미흡하게 추진해 온 것이 사실이나 최근 들어 각 보건소와 논의를 시작, 조례 개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버스·택시정류소로부터 5m 이내였던 금연구역을 10m 이내로 확대하는 등 조례를 개정한 바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금연조례에 따른 과태료 부과는 시장·군수의 권한으로, 경기도가 일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특별시·광역시 행정과는 다르다"며 "다만 지하철 출입구를 금연조례에 포함할 필요성은 있는 만큼 각 시·군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상반기 경기도 내 조례지정 금연구역에서의 흡연행위 적발 건수는 316건, 과태료 부과 액수는 1천580만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ky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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