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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병역면제, 일반인보다 압도적…지도층의 추한 얼굴(종합2보)

송고시간2016-09-11 17:05

자녀도 면제 비율 높아…김중로 의원 "일반청년 심각한 박탈감"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이 지난 7월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현안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대한민국 고위공직자의 병역면제 비율이 일반인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라를 지키는 데 솔선수범해야 할 고위공직자들이 병역 회피에 얼마나 능한지 보여주는 것으로, 한국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땅에 떨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육군 장성 출신인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아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병역 의무가 있는 4급 이상 고위공직자 2만5천388명 가운데 병역 면제자는 2천520명(9.9%)이나 됐다. 10명 중 1명꼴로 병역면제를 받은 것이다.

올해 상반기 징병검사에서 병역면제 비율은 0.3%에 불과했다. 군대에 가지 않고 전시에 근로 지원을 하는 제2국민역까지 합해도 2.1%밖에 안됐다.

고위공직자 자녀들의 병역면제 비율도 일반인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았다. 병역 의무가 있는 고위공직자 직계비속 1만7천689명 가운데 병역면제자는 785명으로, 4.4%에 달했다.

징병 신체검사
징병 신체검사

지난 5월 18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지방병무청에서 징병 대상자들이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흙수저'인 보통 청년들이 2년에 걸쳐 군 복무를 하는 동안, 고위공직자 자녀인 '금수저' 청년들은 부모의 뒤를 이어 한국 사회의 높은 곳으로 통하는 사다리를 착착 오른 것이다.

조사 대상 고위공직자 가운데 징병검사에서 보충역 판정을 받은 사람은 5천722명으로, 전체의 22.5%를 차지했다. 보충역 판정을 받으면 현역으로 군에 입대하지 않고 공공기관 근무로 군 복무를 대신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 징병검사에서 보충역 판정 비율이 10.2%라는 점을 고려하면, 고위공직자의 보충역 판정 비율도 일반인의 2배를 넘는 셈이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고위공직자는 1만7천146명으로, 67.5%밖에 안됐다. 현역으로 군 생활을 한 사람이 10명 중 7명꼴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병무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병력 자원이 많아 면제 판정 비율이 높았고 의학기술 수준도 낮아 신체검사가 상대적으로 허술했던 면이 있다"며 "고위공직자 병역 면제 비율과 지금의 비율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병무청은 또 입장자료에서 고위 공직자와 같은 연령대인 일반인의 병역 면제 비율은 26.1%로, 고위 공직자보다 오히려 높다고 설명했다.

고위공직자 병역면제, 일반인보다 압도적…지도층의 추한 얼굴(종합2보) - 3

병무청은 과거에도 같은 내용의 자료를 수차례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과거 일반인의 경우 학력 미달이나 생계곤란 등으로 병역을 이행할 수 없는 사람들이 상당수였기 때문에 이들과 비교하는 것은 진실을 덮을 수 있다는 논란을 낳았다.

한편, 병역면제를 받은 고위공직자들 가운데 면제 사유가 질병인 사람은 1천884명으로, 74.8%를 차지했다.

병역면제 사유가 된 질병으로는 고도근시(420명)가 가장 많았고 신장·체중 미달 및 초과(123명), 수핵탈출증(88명), 폐결핵(47명) 등이 뒤를 이었다.

고도근시는 안경 굴절도인 디옵터가 -10 이하인 심한 근시로, 1999년부터 병역면제 사유에서 제외됐다. 병무청은 현재 디옵터 -11 이하인 사람을 보충역으로 판정하고 있다.

고위공직자 자녀 가운데 질병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사람은 726명이었고 질병으로는 불안정성 대관절(50명), 시력장애(15명), 염증성 장질환(13명), 사구체신염(11명) 순으로 많았다.

불안정성 대관절은 십자인대 파열과 같이 무릎 관절의 인대 손상을 가리키는 것으로, 병역 회피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무청이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한 질병이다.

김중로 의원은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공직자와 그 자녀들이 병역 회피 의혹을 살 만한 질병으로 면제 판정을 받는 것은 병역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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