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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하수처리장 용량 부족…오염수 15개월째 바다 방류

송고시간2016-09-09 18:28

유입량 증가한 데다 미생물까지 사멸, 인구·관광객 급증이 원인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청정 제주 바다로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흘러들고 있다. 인구와 관광객이 급증했지만, 하수처리시설의 용량이 작아 밀려드는 하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주하수처리장 2차 침전지
제주하수처리장 2차 침전지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제주하수처리장의 2차 침전지 모습. 2016.9.9

9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에 따르면 제주시 19개 동(洞) 지역의 하수를 처리하는 제주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수질이 수시로 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수질 기준은 총질소(T-N)와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부유물질(SS) 등이다.

제주하수처리장은 지난해 6월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125일간 총질소량이 기준치(20㎎/ℓ)보다 5배 이상 초과한 방류수를 바다로 내보냈다. 올해도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244일 중 무려 197일이나 수질 기준을 초과한 물을 방류했다.

이 때문에 제주하수처리장은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과태료를 처분을 받았다. 하수처리장의 방류수는 수질원격감시장치(TMS)를 통해 30분 단위로 한국환경공단에 보고된다.

방류수는 직경 1m의 대형 파이프를 통해 하수처리장에서 약 800여m 떨어진 바다로 나간다. 기준치를 초과한 방류수가 나가는 주변 바다는 완전히 죽음의 바다가 됐다. 해초는 씨가 말랐고 패류는 물론 물고기조차 보기 힘들다.

방류수 수질이 이처럼 기준을 초과하는 원인은 미생물 사멸과 하수량 급증에 따른 과부하다.

화장실과 주방 등에서 사용한 생활하수는 하수도를 거쳐 하수처리장 내 '유입침사지'로 들어간다. 이곳에서 자갈과 모래, 쓰레기 등이 걸러진다. 그다음 '1차 침전지'에서 약 30%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생물반응조'로 넘어간다. 생물반응조에서는 혐기성균과 호기성균 등 미생물로 질소와 인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2차 침전지'에서 미생물에 의해 처리된 처리수의 슬러지를 침전시켜 깨끗한 상등수를 방류한다.

이 과정의 핵심 중 하나인 미생물 처리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생물반응조의 미생물이 이미 지난해 사멸했다. 직원들이 다른 시설에서 미생물을 가져와 다시 배양했지만 지난 7월 또 대량으로 죽어 나갔다.

미생물 사멸 원인으로는 가장 먼저 쓰레기매립장에서 나오는 침출수를 꼽고 있다. 장마철에 침출수가 대량 유입돼 미생물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의 탈리액도 주요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탈리액이란 음식물에서 제거한 수분으로, 역시 미생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제주하수처리장 조감도
제주하수처리장 조감도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기준치를 초과한 방류수를 바다로 내보내고 있는 제주하수처리장 조감도.

다음은 처리 용량보다 많은 하수가 흘러들고 있는 것이 문제다. 제주하수처리장의 1일 최대 처리 용량은 13만㎥이다. 현재 1일 평균 유입량은 처리 용량의 91% 수준인 11만9천㎥이다. 그러나 매일 아침부터 물 사용량이 늘어나기 시작하고 저녁이 되면 시간당 최대 5천800㎥의 하수가 유입된다. 이 시설의 시간당 처리 능력 5천400㎥보다 400㎥이나 많은 하수가 들어오는 셈이다. 그만큼 공정별 하수 체류시간이 줄어들고 수질이 떨어진다.

상하수도본부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일단 미생물이 정상화될 때까지 음식물 쓰레기 탈리액을 쓰레기매립장으로 흘려보내 나중에 침출수와 같이 나오게 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 70∼80% 정도인 미생물을 100% 활성화하기 위해 산소 공급 장치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전문가 진단을 통해 노후 시설물을 최대한 빨리 교체함으로써 처리 효율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그러나 김진근 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쓰레기매립장의 침출수와 음식물 쓰레기 탈리액은 고농도의 폐수일 뿐 유독물질이 아니므로 그런 폐수가 일부 섞여 들어왔다고 미생물이 일시에 사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도 침출수와 탈리액을 하수처리장으로 연계 처리하고 있으나 그것 때문에 미생물이 사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관리·운용상의 문제일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에 있는 관련 공무원들을 전문직군으로 특화하거나 전문가를 관리자로 영입하는 방법, 전문기관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종 도 상하수도본부 하수시설과장은 "방류수 수질을 30분마다 검사하고 있으므로 하루에 한 번만 기준치를 초과할 수도 있고 여러번 초과할 수도 있다"며 "기준치를 초과한 물이 24시간 계속해서 방류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제주하수처리장은 1994년 조성된 뒤 22년이 지나 각종 시설이 노후화했다. 제주도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3월까지 226억원이 투입되는 시설개량사업을 하고 있다. 부식된 기계 등 장비와 하수관, 콘크리트 등을 교체하거나 새로 시설하는 사업이다.

도는 오는 2020년까지 제주하수처리장의 시설을 증설해 처리 용량을 17만㎥로 늘리기로 하고 현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계속해서 인구 증가와 대규모 개발사업을 예상해 5만㎥ 규모의 처리장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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