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정과리·함돈균…문학평론가 2인의 색다른 평론집

송고시간2016-09-11 08:10

'뫼비우스 분면을 떠도는 한국문학을 위한 안내서'·'사랑은 잠들지 못한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국내 문단에서 독자적인 평론의 영역을 구축한 두 선후배 문학평론가가 비슷한 시기 각자의 고유한 시각을 담은 평론집을 출간해 눈길을 끈다.

정과리는 '뫼비우스 분면을 떠도는 한국문학을 위한 안내서'(문학과지성사)를, 등단 27년 후배인 함돈균은 '사랑은 잠들지 못한다'(창비)를 각각 펴냈다.

연세대 국문과 교수인 정과리는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래 프랑스 문학 이론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한국문학 연구를 이어왔다. 등단 이후 줄곧 '존재의 변증법'이라는 주제를 파고들었으며, 이번 평론집은 그 맥을 이어 출간된 다섯 번째 책이다. 지난 20년간 쓴 글을 주제에 따라 묶었다.

저자는 제0장부터 제4장까지 다섯 부분으로 나눠 정보화 사회의 태동과 문학의 생존 가능성, 한국문학과 이데올로기의 관계, 한국문학의 세계화 전망 등에 관해 논한다.

그는 특히 정보화 사회의 도래와 함께 인간이 개체이자 동시에 연결망으로 묶인 다중적 존재로 살기 시작했고 "이런 다중적 삶을 잘 살아내려면 안으로 조밀하면서 동시에 밖으로 열려 나가는 존재 양식을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한다"면서 이런 상황을 '뫼비우스 국면'으로 칭한다.

또 이와 마찬가지로 한국문학 역시 비슷한 변화를 맞고 있다며 "탄생 후 지금까지 한국어의 자율성에 힘입어서 국가 단위로 생장하던 한국문학은 이제 세계문학의 은하에서 제 삶을 다시 정의해야만 하는 신생의 항성으로 창발하게 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어 "이제 막 세계문학이라는 우주의 제1분면으로 진입하는 한국문학의 셔틀들을 상상해보자. 지금은 그렇게 단편들의 유영으로 나타나지만 언젠가는 한국문학의 함선이 통째로 문학 우주의 도킹 스테이션에 정박하고 마침내는 그 스스로 선회하는 하나의 항성으로 정착하여 공전하는 행성들에 세계의 문인과 독자들이 쉼 없이 방문하고 이동하는 때가 와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매개체로 번역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정과리·함돈균…문학평론가 2인의 색다른 평론집 - 1

함돈균은 이번 평론집 '사랑은 잠들지 못한다'에 지난 4년간 써온 글을 묶었다.

저자는 특히 이 시기의 한 가운데에 있는 세월호 사건을 둘러싸고 작가들이 어떻게 우리 사회의 결핍과 아픔을 사유하고 문학 작품에 녹여냈는지를 분석한다.

전체 4부로 구성된 책에서 특히 1부에 이런 '세월호 이후의 문학'을 다뤘다. 한강, 이영광, 이원, 김행숙, 박진성, 황인찬, 송승언 등의 작품에 나타난 세월호의 흔적을 짚어내며 이 사건의 기억과 애도를 위해 문학이 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것을 묻는다.

2부에는 저자의 다양한 관심사를 담은 평문들을, 3부에는 주요 시인들의 시집 해설로 실은 글들을 묶었다. 4부는 개별 시인들의 작품 세계를 분석한 작가론을 담았다.

저자는 "이 평론집에 있는 글들이 쓰인 시기에 시인들은 세상의 죄를 대속(代贖)하는 존재라는 시인의 고전적 운명으로 회귀한 듯했다. 그들의 사랑은 불면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들의 우주는 실낱같은 구원의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 '연옥'에 갇힌 듯하다"며 "그럼에도 연옥의 사랑조차 해방의 시간을 언뜻 도래하게 할 수 있다는 데에 시의 신비가 있다"고 말했다.

2006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함돈균은 김달진문학상 젊은비평가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HK연구교수와 실천적 창의인문학교 '시민행성' 운영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정과리·함돈균…문학평론가 2인의 색다른 평론집 - 2

mina@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