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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외계 문명에 전하는 '지구의 속삭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약 40년 전인 1977년 '여행자'라는 이름의 우주탐사선 '보이저'(Voyager) 1호와 2호가 나란히 대기권 밖으로 발사됐다.

태양계 밖 별을 살펴보기 위한 목적으로 발사된 이 우주탐사선에는 지름 30㎝의 금박 LP 레코드판, 일명 '골든 레코드'(golden record)가 실렸다. 이 골든 레코드에는 지구를 대표할 음악 27곡, 55개 언어로 된 인사말, 지구와 생명의 진화를 표현한 19가지 소리, 지구 환경과 인류 문명을 보여주는 사진 118장이 담겼다.

이 레코드판은 보이저호를 만날지 모르는 외계 문명에 우주상에 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리겠다는 의도로 제작된 것이다.

8일 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지구의 속삭임'은 이 골든 레코드가 기획, 제작돼 우주로 보내지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골든 레코드 제작을 진두지휘한 인물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코스모스'의 저자로 유명한 칼 세이건(1934~1996)이다.

책은 세이건을 비롯해 프로젝트에 참여한 프랭크 도널드 드레이크(기술감독), 존 롬버그(디자인 감독), 린다 살츠먼 세이건(인사말 구성작가), 앤 드루얀(창작감독), 티머스 페리스(프로듀서) 등 6인의 이야기가 에세이처럼 펼쳐진다.

독자들이 예상할 수 있듯 골든 레코드 제작 작업은 우주선 제작 과정만큼이나 험난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이들에게 준 기간은 6주에 불과했으며 예산이나 인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인류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발상은 흥미로웠지만 이를 실제 구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수많은 음악과 사진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 담을지부터 인류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 없는 외계 생명체에 어떻게 메시지를 이해시킬지까지 참가자들은 매 단계 고민과 토론을 거듭해야 했다.

이들은 인류의 좋은 점만 소개해도 괜찮은지, 종교나 미술은 제외해도 되는지 등을 놓고 심사숙고한 끝에 '최악의 면은 은하에 내보낼 필요가 없다'고 결정한다.

하지만 이렇게 힘들게 결정한다고 해도 NASA 관료들의 경직된 사고를 넘지 못하고 퇴짜 맞는 일도 빈번했다.

인간의 생식 과정을 보여주기 위한 '한 남자와 임신한 여자가 별로 에로틱하지 않게 손잡은 모습을 찍은 사진'이 거부당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인사말을 녹음하기로 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가 하면 인도 전통 음악을 구하기 위해 인도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뒤지고, 시장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직접 슈퍼마켓에서 포즈를 취한다.

각종 에피소드가 난무하지만 이들의 자세는 시종일관 진지하다. 미국만이 아닌 인류 전체의 초상을 그리고자 했던 이들은 118장의 사진과 한시간 반 분량의 음악, 미국 대통령과 유엔 사무총장의 인사말을 어떻게 취합하고 선별해 수록했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이 가운데는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도 포함됐다.

미지의 외계 문명에 전하는 '지구의 속삭임' - 1

프로젝트에 참가한 이들은 골든 레코드가 외계 생명체에게 전달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말의 가능성을 놓고 이들이 쏟아부은 열정의 기록을 보고 있자면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보이저 1, 2호는 에너지 소모로 오는 2025년과 2030년께 작동을 멈출 전망이다. 드넓은 우주 공간에서 부유할지 모르는 골든 레코드는 어쩌면 미래의 인류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

골든 레코드 웹사이트(goldenrecord.org)에선 이 레코드판에 실린 모든 내용을 들을 수 있다.

김명남 옮김. 384쪽. 2만5천원

luci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9/08 19:33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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