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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신청하는데 변호사 수임료까지 내는 건 가혹"

송고시간2016-09-07 07:03

'변호사 없이 나 홀로 파산 신청 면책 해내기' 책 쓴 이민호 변호사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빚을 못 갚아 파산 신청을 하려는 사람이 변호사 수임료 수백만 원까지 내야 하는 건 너무 가혹하지 않은가요?"

변호사 없이 파산·면책 신청할 수 있는 책 펴낸 변호사
변호사 없이 파산·면책 신청할 수 있는 책 펴낸 변호사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지법 소속 파산관재인으로 활동 중인 이민호 변호사는 최근 '변호사 없이 나 홀로 파산 신청 면책 해내기'라는 책을 펴냈다. 이 변호사가 7일 울산 남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책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호(48) 변호사는 최근 '변호사 없이 나 홀로 파산 신청 면책 해내기'라는 책을 펴냈다.

역설적이게도 변호사가 변호사 없이 법적 절차를 밟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예금보험공사와 월평신용협동조합의 공동파산관재인을 지냈고, 2012년 6월부터 울산지방법원 소속 개인파산관재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파산관재인은 파산 신청을 하는 사람이 실제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지, 빚을 갚을 책임을 없애줘도 되는지 등을 판단하는 사람으로 법원이 선임한다.

이 변호사가 울산지법 소속으로 활동한 최근 4년간 만난 파산 신청인만 1천 명가량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1997년 외환위기 때 빚을 져 아직도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이 변호사는 소개했다.

형님 건설회사에 명의를 빌려줬다가 부도가 나는 바람에 빚을 지게 된 동생, 아버지 회사에 보증을 섰다가 졸지에 수억을 빚을 진 아들 등 가족 관계로 파산 신청을 한 사례도 적지 않다.

이 변호사는 "자신은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외부 요인으로 빚을 지게 되고, 이 때문에 파산 신청을 하려 하면 법조 브로커에게 쉽게 노출되고 수백만 원이 넘는 변호사나 법무사 수임료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7일 말했다.

그는 철저히 채무자 입장에서 책을 섰다. 기본적인 서류 작성법부터 절차를 진행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담았다.

어려운 법률 용어를 쉽게 바꿔서 풀어내는 것에 가장 큰 노력을 기울였다.

이 변호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면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도록 집필했다"며 "일흔 된 장모님이 책을 본 뒤 '나도 무슨 말인지 알겠다'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뿌듯했다"고 말했다.

변호사 없이 파산·면책 신청할 수 있는 책 펴낸 변호사
변호사 없이 파산·면책 신청할 수 있는 책 펴낸 변호사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울산지법 소속 파산관재인으로 활동 중인 이민호 변호사는 최근 '변호사 없이 나 홀로 파산 신청 면책 해내기'라는 책을 펴냈다. 이 변호사가 7일 울산 남구 자신의 사무실에서 책을 설명하고 있다. 2016.9.7.

이 변호사는 파산 신청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파산·면책 신청을 할 때는 숨김없이 진실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무자 본인뿐만 아니라, 배우자, 부모, 자녀뿐만 아니라 주변 친인척 명의의 재산 역시 모두 조사 대상이 되고, 이들 재산에 사실상 채무자의 재산이 은닉된 것으로 확인되면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면책이 불허되고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또 "파산 신청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파산으로 끝나면 문제가 되지만 면책을 통해 다시 경제인으로 살아갈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만 놓고 보면 최근 조선업 불황 등으로 파산·면책제도를 이용하려는 조선업 종사자들이 늘어나는 흐름이다"며 "이들이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는 데 이 책이 조그만 보탬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인세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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