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맛난 음식> 산·들·바다의 절묘한 만남 장흥한우삼합

송고시간2016-09-16 08:01

사진/임귀주 기자
사진/임귀주 기자

(장흥=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산과 들과 바다가 한 자리에서 만났다. 그리고 맛난 삼박자의 음식 하모니를 이뤘다. '장흥한우삼합' 이야기다. 한반도 남단의 예향(藝鄕)인 장흥땅. 역사가 짧은 한우삼합은 단기간에 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품 음식으로 확고히 자리를 굳혔다.

삼합(三合)은 말 그대로 세 가지 재료가 한데 만나 특유의 새로운 음식이 됨을 이른다. 장흥삼합의 식재료는 바로 표고버섯과 한우 그리고 키조개. 다시 말해 청정한 산에서 나는 표고버섯과 들녘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사는 한우, 무공해의 푸른 바다에서 자라는 키조개가 서로 만나 식탁의 삼위일체로 어우러지는 것이다.

'한우삼합' 하면 오랫동안 남도의 명품 요리로 인정받아온 '홍어삼합'을 연상시킨다. 홍어삼합은 삭힌 홍어에 돼지고기 수육과 묵은 배추김치를 곁들여 먹는 음식. 이 역시 바다와 들과 산야의 조화로운 만남이다. 한우삼합은 여기서 착안한 새로운 버전의 별미랄까.

아무튼 장흥만의 특산 음식인 한우삼합은 근래 들어 탄생했다. 5일장인 장흥전통시장이 한때 침체의 늪에 빠지자 장흥군은 2005년 7월 전국 최초의 관광형 주말시장인 '토요시장'을 개장했다. 장흥삼합은 이 토요시장의 등장과 함께 선보인 신생 음식이었던 것. 발상의 전환과 함께 새롭게 선보인 장흥삼합은 멋진 음식궁합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그럼 식재료를 하나하나 살펴보자.

껍데기가 곡식을 까부르는 키를 닮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키조개는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서식하는 패류의 일종. 장흥의 앞바다인 득량만은 그 대표적 생산지다. 전국 생산량의 80여%가 바로 이곳 득량만에서 나온다고 한다. 양식이 어려워 대부분 자연산일 수밖에 없는데 부드러운 속살은 특유의 맛을 함유하고 있다.

버섯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표고버섯은 육질이 두툼하고 은은한 향이 빼어날 뿐 아니라 골다공증 예방과 면역력 증강 등 여러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장흥이 주산지(연간 2천500톤·전국 생산량의 12%)인데 유치면은 그 절반을 차지할 만큼 대표적 생산지로 꼽힌다. 장흥의 표고버섯은 노지의 참나무 원목에서 재배돼 '원목표고'로 불리기도 한다. 요즘은 하우스 재배에 힘입어 사계절 생산된다.

장흥은 군민의 수보다 한우의 수가 더 많은 고장이다. 현재 인구가 4만1천여 명인 데 비해 한우는 4만5천 마리가량 된다. 삼합요리의 쇠고기는 이중 암소의 것을 주로 사용해 부드러운 식감 등을 극대화하는 데다 하얗고 붉은 마블링 효과가 좋아 시각적으로도 맛깔스럽다. 물론 한우 수가 많은 만큼 고기 가격도 저렴하다.

이들 세 가지 재료는 식탁의 불판 위에 차례로 올려진다. 익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는 고기를 먼저 올리고, 익는 속도가 빠른 편인 키조개와 표고버섯은 나중에 올린다. 이들 삼합과 함께 먹는 반찬은 깻잎장아찌를 비롯해 묵은김치, 물김치, 양파장아찌, 마늘, 파채 등. 이중 간장 조림한 깻잎장아찌에 삽합을 올려 먹으면 특유의 멋진 풍미를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상추에 얹어 먹어도 좋다. 식사로는 공기밥에 된장국으로 하거나 냉면 또는 매생이 떡국 등으로 먹을 수 있다.

한 식당에서 만난 손님 반정란(48)씨 부부. 경남 거제에서 왔다는 반씨는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끌려 이 근처를 여행할 때마다 장흥토요시장을 꼭 찾는다"면서 "세 가지 식재료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것 같다"고 흐뭇한 표정을 짓는다. 장흥의 사진작가 마동욱(58)씨도 "외부에서 손님이 올 때마다 이곳 토요시장으로 안내해 장흥 특유의 음식을 맛보게 하는데 모두 만족해하는 것 같아 내 기분도 덩달아 흡족해진다"고 들려준다.

삼합 맛집 중 하나인 '소몰고불판으로'를 운영하는 나미진(50)씨 역시 "가게를 개설한 지 올해로 10년째인데 충분한 숙성과정을 거쳐 부드럽고 고소한 음식 맛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일은 조금 힘들어도 손님들이 '잘 먹었다'고 할 때면 나름의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다.

장흥삼합은 식당에서 직접 주문해 먹는 방법 외에 판매점이나 시장에서 식재료를 별도로 구입한 뒤 식당에 요리를 맡기는 방법도 있다. 이럴 경우 차림 비용은 1인분에 3천원 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현재 장흥에는 23개 소의 한우판매점과 50여개 소의 삼합음식점이 있다. 한우삼합이 알려지면서 서울, 부산 등 곳곳에 판매점과 식당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고. 추어탕 등 다른 유명 음식이 그렇듯이 장흥삼합도 전국화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정남진장흥토요시장상인회 조성일 회장은 "토요시장 개설 이래 연간 60만 명이 이곳을 찾고 있는데 삼합 음식이 그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면서 "주말이면 하루 1만여 명이 찾아와 한때 침체했던 장흥전통시장이 나날이 활력을 되찾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와 함께 "삼합 음식은 가격 역시 큰 부담이 없다. 요새 언론에 오르내리는 '김영란법'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웃는다. 한우의 부위별로 조금씩 다르나 1인분 삼합음식 비용은 3만원이 채 안돼 가성비가 좋은 편이다.

삼합 재료인 키조개와 표고버섯과 관련해 키조개축제와 표고버섯축제도 그 생산지에서 매년 열리고 있다. 지난해로 13회째인 정남진 장흥 키조개축제의 경우 매년 5월에 키조개 주생산지인 장흥의 수문항에서 개최돼왔는데 올해는 사정상 한 차례 건너뛰게 됐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장흥표고버섯축제는 그 주산지인 장흥 유치면의 원등리에서 10월 8일에 열릴 예정이다.

한편, 장흥토요시장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바 있다. 토요시장과 삼합음식 등으로 특화해 안팎에서 널리 인정받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토요시장 개설의 주역인 장흥군청 경제정책과 문병길 지역경제담당은 "삼합음식의 유인효과 등에 힘입어 연간 매출액 1천억원, 지역경제효과 3천600억원의 성과를 내는 등 전국에서 가장 성공한 문화관광형 전통시장으로 등극했다"고 말한다. 장흥시장은 매주 토요일과 함께 매월 2일과 7일, 12일과 17일, 22일과 27일에 정기 5일장으로 열린다.

사진/임귀주 기자
사진/임귀주 기자

ido@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