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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음악 성지' 인천 부평…옛 영화를 꿈꾸다

송고시간2016-09-03 07:00

옛 미군클럽 지역에 2020년까지 음악 융합도시 조성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서브 달러', '맘보클럽', '화이트 로즈', '드림 보트 홀'…

1950∼60년대 인천 부평에서 성업을 이룬 미군클럽들의 이름이다.

당시 부평은 주한미군 군수지원사령부(애스컴)를 중심으로 20∼30개의 클럽이 운영될 정도로 국내 밴드 음악의 중심지였다.

'돌아가는 삼각지'의 배호,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의 한명숙,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의 최희준, '밤안개'의 현미, '사랑과 평화'의 이철호 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도 자주 공연하며 부평은 '밴드 음악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부평의 신촌과 삼릉 일대는 덩달아 전국에서도 유명한 밴드 단원 150여 명이 모여 사는 독특한 공간이 됐다. 삼릉대로 변에는 악단 단원들을 태우고 가려는 미군 차량이 줄을 설 정도였다.

미군클럽 공연. [부평구문화재단 제공=연합뉴스]
미군클럽 공연. [부평구문화재단 제공=연합뉴스]

불야성처럼 밤마다 빛나던 미군클럽은 1980년대 미군 부대가 하나둘씩 떠나며 문을 닫기 시작했다.

미군클럽이 모여 있던 지금의 인천 지하철 동수역 3번 출구 앞에서도 당시 흔적을 찾아보긴 어렵다.

부평을 중심으로 한 미군클럽 밴드 음악은 미군 부대 문화의 부산물에 불과하다는 평도 있지만, 한국 대중음악에 자양분을 공급한 역할을 했다는 시각이 더 우세하다.

엄격한 오디션을 통과한 실력 있는 밴드만이 클럽의 공연무대에 설 수 있었기 때문에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밴드의 연주·퍼포먼스 역량이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

부평 미군 부대 클럽을 다룬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부평구문화재단 제공=연합뉴스]

부평 미군 부대 클럽을 다룬 창작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 [부평구문화재단 제공=연합뉴스]

인천 부평이 음악 도시로서의 옛 영화를 다시 꿈꾼다.

부평구문화재단은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도시 조성 공모사업'에서 당선돼 2020년까지 5년간 37억5천만 원을 들여 부평 일대를 음악 융합도시로 꾸밀 계획이다.

우선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부평아트 하우스에 '부평음악산업센터'를 조성한다.

음악제작 시설을 구축해 프로 뮤지션부터 아마추어 밴드까지 활용할 수 있는 창작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수도권 대학과 연계해 실용음악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음악전문인력도 양성할 방침이다.

대중음악 1세대의 주요 활동지였던 부평3동에는 '음악 동네'를 조성한다.

밴드 음악 중심지로 명성을 떨친 부평의 음악 자산을 토대로 스토리텔링 작업을 거쳐 음악 거리를 만들고, 빈집 등 유휴공간에는 연습실·라이브클럽·음악전문카페를 유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부평1동 굴포천 복개구간에는 낙후한 주거공간과 컨테이너를 활용해 지역 청년과 공예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작업장 '아틀리에'를 설치할 예정이다.

백운역 생태공원과 부평공원에서는 음악 밴드 누구나 거리공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부평구문화재단은 영국 셰필드시가 철강 공업도시에서 유럽을 대표하는 문화산업도시로 발돋움한 것처럼, 공업도시 이미지가 강한 부평을 음악 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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