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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 있냐구요? 문화와 감성도…" 작은 서점 변신은 무죄

송고시간2016-09-01 07:00

'개성으로 승부'…동네의 실핏줄 작은 서점 '눈길'

지자체·단체도 작은 서점 살리기 동참

(전국종합=연합뉴스) 맥주 한잔 마시며 즐기는 '책맥', 음악이 흐르는 책방, 시 낭독으로 고단한 여정을 잠시 쉬어가는 시집카페.

온라인 서점과 대형 서점의 틈새를 뚫고 독특한 개성과 색깔을 가진 작은 서점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엔 방송인 노홍철과 최인아 전 제일기회 부사장이 작은 서점을 열어 화제가 됐다.

작은 동네서점은 기존의 대형 서점이 갖추지 못한 독특한 기획과 개성으로 독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시집만 전문으로 다루는 서점이 있는가 하면, 여행, 요리, 인문학, 독립출판 등 온라인 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골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역 단체나 자치단체들도 작은 서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나서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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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근길 맥주 한잔에 책 한 권 어때요?"…서점의 변신은 '무죄'

'책맥'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마포구 상암동 '북바이북'은 퇴근길 직장인들이 가볍게 맥주 한잔을 기울이며 책을 읽고 주인과 수다를 떠는 편안한 분위기로 '명소'로 떠올랐다.

책을 읽다 느낀 점을 남긴 '책꼬리'를 뒤져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작가와의 대화, 재즈 콘서트, 드로잉 강습 등 다채로운 행사도 때때로 열린다.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한 '일단 멈춤'은 여행 서적은 물론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인테리어와 분위기로 유명하다. 도보 여행기, 아프리카 여행기 등 에세이 도서와 함께 주인이 세계 곳곳을 돌며 모은 물건들을 구경할 수 있다.

대전 중구 대흥동에는 작은 동네서점 '도시여행자'는 대전 지역을 소개하는 여행서와 축구 관련 서적 등 주인장의 취미를 엿볼 수 있는 전문서적뿐만 아니라 인문 서적, 신간 등도 다룬다.

2층은 북카페로, 도시여행자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자 지역 아티스트들의 전시회와 공연장 등으로 활용된다.

◇ 시가 흐르고 음악이 들리는 감성 서점

제주시 조천읍에는 시인 손세실리아(53)씨가 지난 2011년부터 운영하는 시집카페가 있다.

100년 넘은 고택을 새로 리모델링한 시인의 집에서 제주에 온 관광객들이 시 한 편을 음미하며 잠시 고단한 여정을 쉬어갈 수 있다.

대구 동구 동인동에 있는 '시인보호구역'은 10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지만 정호승, 도종환 시인 등을 비롯해 대구·경북 젊은 시인인 이선욱, 김사람, 권기덕 등의 시집을 판매한다.

이곳에서 시 낭독회와 창작 교실, 책 쓰기 교실, 캘리그라피 교실, 청소년 인문학 특강 등 문화행사도 연다.

시인보호구역 대표 정훈교 시인은 "대형 서점은 작품성보다 대중성을 고려해 판매 시집을 선정하지만, 시인보호구역은 좋은 작품들이 외면당하지 않도록 작품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지역 작가를 알리는 것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 '책'을 통해 세상을 만난다…동네서점은 문화사랑방

제주 서귀포 강정마을에는 동네 문화사랑방 역할을 하는 달빛서림이 있다.

지난 2014년 강정마을 골목 세탁소 2층에 들어선 달빛서림은 동네 책방이라는 기본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책을 매개로 방문자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강연을 하기도 하는 일종의 동네 문화공간이다.

'달빛이 가득한 책의 숲'이란 뜻의 달빛서림은 절판을 이유로 구하기 힘든 제주 신화·역사 관련 서적들을 총망라했다고 할 정도로 관련 서적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이외에도 농사와 자연, 환경 등 다른 책들도 많다. 비정기적으로 인문학 강연이 열리기도 한다.

광주 수완지구 '숨'은 카페와 서점을 겸하고 있다.

저자와의 대화나 다큐멘터리 '내가 처한 연극' 상영회, 관객과 대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독자들과 교류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변에 독립출판물과 인문학 전문 서점을 다루는 작은 서점들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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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서점을 살리자"…지역 경제 활성화도 기대

문화체육관광부는 IBK 기업은행과 NH 농협은행 등과 함께 동네서점에서 책을 사면 월 2만원까지 할인해주는 문화융성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지방에서는 부산은행이 지난달 이 신용카드를 출시했고 우리카드도 다음 달부터 발급하기로 했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2014년부터 고사 위기의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해 11개 서점과 '해운대 동네서점 살리기 운동본부'를 발족, 다양한 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매달 각 서점을 순회하면서 '동네서점 문화놀이터'를 운영해 주민 호응을 얻고 있다.

동네서점 문화놀이터는 어린이들을 위한 마술쇼와 인형극, 동화작가와의 만남 등을 준비해 어린이들에게 동네서점이 재미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서울시는 시내 서점 470여곳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지도 한 장에 담은 '2016 서울시 책방 지도'를 만들어 배포할 계획이다.

청주에서도 지난 6월 충북지역 출판 동네서점 살리기 협의회 상생충북'이 발족했으며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지역서점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최찬흥 변우열 김병규 형민우 박주영 김선호 최수호 변지철 기자)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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