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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합병된 크림반도에는 푸틴 홍보판이…

송고시간2016-08-2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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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압력에 '콕테벨 재즈 페스티벌' 섭외 차질빚기도

"크림반도 사람들 권력 생겼다고 느끼는 듯"

공연 감상하는 관람객들
공연 감상하는 관람객들

(콕테벨<러시아=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러시아 크림반도의 콕테벨에서 개막한 '콕테벨 재즈 파티 2016'. 관객들이 해변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2016.8.27 [로시아 시보드냐 통신 제공=연합뉴스]
photo@yna.co.kr

(콕테벨<러시아>=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러시아 크림반도의 심페로폴 공항에서 휴양도시 콕테벨까지는 차로 2시간 30분가량 걸렸다. 멀리 구릉지와 산이 보이는 도로를 따라가다 보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 사진이 담긴 대형 입간판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마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자치공화국이었던 크림반도를 무력 점령과 주민투표를 거쳐 2014년 3월 합병한 뒤 실효 지배를 인증하는 깃발처럼 보였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콕테벨 재즈 파티 2016'이 개막한 콕테벨은 크림반도의 대표적인 휴양지로 조용하고 한가로운 바닷가 마을이다. 크림반도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긴장은 여전하지만 흑해를 바라다보는 해변의 풍경은 평화롭고 여유로웠다.

이날 '콕테벨 재즈 파티'에서 만난 지역신문 크리미아 타임스의 올레그 시로코브 기자는 "러시아로 합병된 이후 크림반도에 어떤 변화가 있느냐"고 묻자 "사람들의 삶에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달라진 점이라면, 사람들이 (러시아에 합병되면서) 마음속에 권력이 생겼다는 느낌을 갖는 것 같다"며 "러시아 정부가 크림반도에 금전적인 투자를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콕테벨 재즈 파티'도 합병된 그해부터 러시아 국영 뉴스 통신사인 로시야 시보드냐가 주최하기 시작했다. 2003년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을 때 창설된 축제지만 2013년 푸틴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설립된 이 통신사가 주관 책임을 맡은 것이다.

주최측은 크림반도 합병에 대한 국제 사회의 부정적인 여론 탓에 외국 뮤지션을 섭외하는데 차질을 빚기도 했다고 밝혔다. 올해도 개막 당일까지 취소 사태를 우려해 참여 외국 뮤지션들의 명단과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축제의 조직위원장인 드미트리 키젤로브는 개막일 기자회견에서 "미리 뮤지션을 공지하지 않은 것은 지난해 유럽과 미국 뮤지션을 초대했으나 그들이 (각 나라 정부의) 압력 때문에 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시야 시보드냐 통신의 한 관계자도 "지난해 독일 뮤지션을 비롯한 몇몇은 그들 정부의 정치적인 압력에 직면해 공연을 취소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그런 뮤지션이 없었다. 다만 우리가 취소 사태를 우려해 발표를 늦게 했다"고 설명했다.

3일간 열리는 축제에는 러시아를 비롯해 영국, 독일, 중국, 일본, 쿠바 등 15개국 뮤지션들이 초청됐다.

공연장 인근 숙소에서 만난 영국 뮤지션 줄리안 버독(영국과 러시아 뮤지션들로 구성된 밴드 '제이비 앤드 24 코펙스'의 기타리스트 겸 보컬)은 해외 뮤지션들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 영국 뮤지션은 미디어에서 너무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해 겁이 나서 안 왔다"며 "3년째 러시아에 오고 있는데 며칠 전에도 모스크바에서 연주했다. 이번 축제 참여를 계기로 몇 주 머물면서 연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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