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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우리은행이 제2 대우조선 되지 않으려면

송고시간2016-08-22 16:14

(서울=연합뉴스) 정부가 우리은행 민영화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과점주주 지분 매각 방식으로 우리은행 민영화를 연내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과점주주를 형성할 수 있도록 예금보험공사 보유 지분 48.09% 중 30%를 4∼8%씩 쪼개 팔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외환위기와 카드사태의 상처를 안고 있는 기관이다. 90년대 말 외환위기 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쳐 우리금융지주가 만들어졌고, 평화은행·경남은행·광주은행이 편입됐다. 정부는 이 부실 금융회사를 모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공적자금 12조8천억 원을 투입해 지분 100%를 가졌다. 이후 공모 등으로 공적자금을 회수해 정부 지분은 감소했다. 정부는 2010년 이후 4차례 우리은행 민영화를 추진했지만 모두 수포가 됐다. 원매자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다행히 올해 상반기에 순익이 많이 늘어나 투자 유치 기대를 낳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2분기에 3천7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려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7천50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809억 원,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2천334억 원 증가했다. 그러나 5번째 도전하는 민영화가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세계 경기 침체로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다. 우리은행은 그동안 중동 국부펀드, 유럽, 미국 등을 상대로 투자자를 물색했지만 국제유가 하락,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로 여의치 않았다.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선·해양 산업 구조조정도 매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우리은행은 조선 기업들에 대한 여신이 많다. 구조조정의 뇌관인 대우조선해양에도 4천억 원 규모의 채권을 갖고 있어 거액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할 처지다. 저금리로 수익이 악화해 은행업에 대한 투자 매력도 떨어졌다.

지금은 우리은행 매각에 성공해야 한다는 여론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매각 시도가 몇 차례 무산된 탓도 있지만, 우리은행이 제2의 대우조선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민영화 실패 후 정부 소유로 남아 있다가 대규모 경영 부실과 회계부정 사태를 겪었다. 대우조선은 외환위기 후인 2000년 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됐다. 2008년 대우조선 매각 작업이 진행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무산됐다. 대우조선은 1987년부터 공적자금 6조5천억 원이 투입됐지만 지난 3년간 적자가 4조4천500억 원에 달했다. 수조 원에 달하는 분식회계, 수천억 원대의 성과급 잔치도 벌어졌다. 이런 경영 부실과 도덕적 해이는 민간 주인이 없는, 정부 소유에서 비롯됐다. 실제 우리은행은 다른 시중은행들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월에는 채권단이 SPP조선에 4천억 원 이상의 추가 지원을 결정하자 다른 시중은행들은 이에 동의하지 않았는데 우리은행은 정부 입김을 벗어나지 못해 '밑 빠진 독 물 붓기'식 추가 지원을 했다.

그간의 매각 실패는 헐값 매각 시비 우려 때문이었다. 정부가 밝힌 우리은행 매각 3원칙은 신속, 공적자금회수 극대화, 금융산업 발전이다. 민영화 성공을 위해서는 자금 회수 극대화에만 매달리지 말고 속도, 공적자금회수의 두 원칙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취해야 할 것이다. 다음 정부에 떠넘기지 않고 이번에 민영화를 완수한다는 의지를 갖고 수요자 발굴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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