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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투자 퇴짜' 세계적 추세 되나…중국 내 우려 확산

송고시간2016-08-22 13:05

호주·영국 투자거부 결정에 中 "관계 악화될수도" 경고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호주와 영국이 중국의 투자에 잇따라 '퇴짜'를 놓자 중국은 이런 대중 경계감이 세계적인 추세가 될지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인수·합병(M&A) 행보를 자국에도 유리한 투자로 받아들였던 각국에서 최근 중국의 대외 행보가 강경 노선을 띄는 것에 맞춰 국가안보 차원의 경계감을 보이며 견제하려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와 영국에 앞서 한국처럼 중국에 심각한 경제의존 현상을 보였던 대만도 최근 중국에 대한 거리 두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동남아에서도 중국의 인프라 투자에 제동을 거는 듯한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먼저 호주 정부는 최근 뉴사우스웨일스(NSW)주가 추진한 산하 주요 배전망 사업체 '오스그리드'(Ausgrid)의 99년 임대 입찰과 관련, 중국 업체로의 매각을 최종 거부하기로 했다.

오스그리드의 지분 50.4%를 중국국가전망공사(SGCC)이나 홍콩 청쿵인프라그룹(CKI) 등 중국계 기업에 넘기는 것이 국익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호주 정부의 판단이었다.

앞서 호주는 남한 면적을 보유한 대규모 목장기업 'S. 키드먼 앤드 컴퍼니'의 중국 매각과 관련해 국익을 이유로 불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선단양(沈丹陽)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중국기업이 호주에서 진행하던 상업투자를 호주 정부가 두 차례나 거부한 것은 호주에 보호주의가 명확히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앞으로 호주에 대한 중국기업의 투자 의욕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동시에 발효됐던 중국·호주 FTA의 취지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투자거부에 대한 불만과 함께 호주에 관계악화에 대한 경고를 한 셈이다.

호주 주재 중국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호주 측이 여러차례 중국기업의 투자를 환영한다고 밝혔으나 최근의 드러난 결정은 완전히 상반된 것"이라며 "호주 정부가 중국기업에 더욱 더 공평하고 양호하며 투명한 무역투자 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수년간 호주가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았던 것이 중국의 엄청난 자원수요에 있다고 보고 양국의 경제무역관계를 긴밀하게 만드는 데 초점을 뒀으나 "이제는 그런 행운이 다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중국의 대외관계가 갈수록 대립구도를 띄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이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등 문제에서 중국은 자국의 입장만을 고수하며 무력충돌도 서슴지 않겠다는 강경 노선을 보이고 있다.

한 중국 소식통은 "중국의 강경한 대외노선이 주변국과 미국의 경계감을 강하게 촉발했다"며 "앞으로 미국의 대응에 따라 중국 경제가 악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서방국가 사이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는 서방 진영의 아시아·태평양 전초기지로서 중국과 미국이 극한 대립구도를 보일 경우 그 충돌 위험에서 가장 먼저 노출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을 대변해온 영국도 최근 중국이 참여하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을 계약체결 불과 하루 전에 돌연 멈춰 세웠다.

영국 남서부에 원자력 시설을 건설하는 '힝클리 포인트 c' 프로젝트는 프랑스의 전력공사(EDF)와 중국광핵그룹(CGN)으로부터 총 180억 파운드(약 25조8천억원)의 건설비를 투자받기로 했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영국을 방문했던 기간에 중국의 참여 발표가 이뤄졌던 터라 이번 연기소식은 중국 당국을 적잖이 곤혹스럽게 했다.

류샤오밍(劉曉明) 영국 주재 중국대사는 "영국 정부의 사업승인 연기는 중영관계를 역사적 전환점에 이르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하며 양국 관계의 전략적 신뢰가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신화통신은 최근 사설을 통해 "중국 투자에 대한 두려움이 주요한 원인일 것"이라며 서구사회에 오랫동안 잠자고 있던 황화론(黃禍論·서양이 황인종에게 멸망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호주, 영국 외에도 미국의 '입김'이 강한 대만도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들어선 뒤로 중국과의 거리 두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수년째 1% 미만의 저성장 국면에 처해있는 대만 정부는 중국에 대한 지나친 경제의존도가 경제악화를 촉발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만은 자국 반도체기업 리청(力成)과 난마오(南茂)에 대한 중국의 지분 투자안을 비롯해 중국기업의 합작투자 사업승인을 잇따라 보류 조치했다. 그간의 상호 투자확대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체제로 흡수해버리는 중국의 홍색공급망 전략으로 인해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는 인식이 대만내에 커지고 있다.

미국 역시 중국의 반도체기업 인수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있다. 작년부터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 미국 반도체기업에 대한 중국의 인수제안이 거부됐다.

남중국해 문제로 직접 중국과 대면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 사이에서도 최근 중국에 대한 경계감이 비등해지면서 중국의 인프라 사업수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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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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