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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소자 사망 부산교도소 "큰 병원 가라"는 병원의견 무시(종합)

송고시간2016-08-22 17:45

부상 부위 진료과 없는 병원서 치료 후 조사실 격리

교도소 측 "특이 사항 없어 일반적인 조치했다" 해명

부산교도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교도소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교도소 내 폭행 사건으로 조사수용방에 격리된 지 이틀 만에 숨진 30대 재소자는 제대로 된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도소의 엉성한 환자 관리가 재소자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재소자 이모(37)씨는 지난 17일 오후 2시 30분께 부산교도소 내 운동장에서 동료 재소자와 시비 끝에 몸싸움하다가 얼굴을 집중적으로 맞았다.

교도소 측은 눈에 멍이 들고 코뼈가 부러진 이씨를 치료하기 위해 A 병원에 데려갔지만 이씨는 이곳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다.

A 병원에는 상처 부위를 진단하고 치료할 이비인후과나 성형외과, 안과가 없기 때문이다.

A 병원은 이씨에 대해 뇌 CT 촬영만 진행했다. 해당 검사에서 뇌진탕 소견이 나왔지만, 증세가 가벼워 입원 치료 등은 불필요하다고 의료진은 판단했다.

A 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에서 진료하지 못한 코뼈 골절은 증세가 심했고, 이씨가 당뇨를 알고 있어 망막병증 등이 올 수 있으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 교도소 측에 권유했다"면서 "뇌진탕의 경우도 이씨가 뇌경색을 앓은 적이 있으므로 차후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면 병원에 데려와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도소 측은 이런 병원 권유를 무시했다.

이씨를 곧장 교도소로 데려간 뒤 규율 위반자가 격리되는 '조사수용방'에서 지내도록 조치했다. 선풍기가 있는 일반 수용실과 달리 이곳에서는 부채와 하루 3번 지급되는 물로만 더위를 이겨내야 한다.

이에 대해 부산교도소는 "병원이 자신들의 책임을 면책하려고 그런 말을 한 것 같다"면서 "교도소 측은 그런 권유를 받은 적도 없고, 그런 권유를 받았다면 이씨를 병원에 안 데려갈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씨가 격리된 지 이틀째이자, 사망 8시간 전인 19일 오전 1시 40분께 이씨는 두통과 함께 몸에 힘이 없는 증상을 호소해 교도소 내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하지만 이때도 교도소 측은 A 병원의 권고를 무시했다. 이씨를 병원에 데려가는 대신 이씨에게 혈압약만 처방했다.

이씨는 5시간 뒤 체온이 40도가 넘는 고열상태에서 발견됐다.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숨졌다.

부산교도소 측은 "이씨는 숨지기 전날 저녁까지도 식사를 잘하는 등 특이 사항이 없었고, 새벽에 아프다고 할 때도 고열 등은 없어 혈압을 측정한 뒤 고혈압약을 처방했다"라면서 "교도소 안에도 의료진이 있고, 매일 1차례 이씨를 진료하는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이씨를 관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씨의 변사사건을 수사하는 부산지검은 22일 오전 이씨의 시신을 부검했다.

부검 최종결과는 4주 후에야 나오지만, 부검의는 이날 이씨의 1차 사망소견으로 '심장비대증에 의한 급성심장사' 소견을 부산교도소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교도소의 한 관계자는 "관상동맥이 막히면서 숨졌다는 소견을 전달받았다"면서 "교도소 측은 이씨의 질병이 사망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이씨가 폭행으로 얻은 상처나 사후 조치 부실 등으로 인해 사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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