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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푼 상생협의…단원고 '기억교실' 임시이전 마무리

송고시간2016-08-21 15:52

종교인단체 중재ㆍ끈질긴 협의로 현격한 이견ㆍ갈등 극복

(안산=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진통을 거듭한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의 임시 이전작업이 21일 일단 마무리됐다.

기억교실 이전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2년 4개월여, 참사 발생 858일째 되는 날 실행됐다.

유가족은 한때 감정이 격화돼 조속한 이전을 원하는 재학생 부모와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

하지만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의 중재로 유가족과 학부모, 학교 등 각 당사자들이 인내심을 잃지 않고 끈질긴 협의를 벌임으로써 교실 이전 갈등을 결국 평화적으로 해결해낼 수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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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등·진통 거듭한 '기억교실' 논란

기억교실은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사용하던 교실 10칸, 교무실 1칸을 말한다.

'존치교실', '4·16교실' 등으로도 불린 기억교실에는 참사 이후 2년 넘도록 희생 학생들이 사용하던 책상과 의자, 사물함 등 집기가 그대로 보존돼왔다.

평일 방과 후나 주말에 제한적으로 추모객의 방문을 허용,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습 공간이 아니라 희생 학생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공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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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이후 잠재돼 있던 기억교실 논란은 지난해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가족들은 교실을 보존해 새로운 교육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학부모들은 재학생들이 정상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실을 조속히 이전해 달라고 요구하며 맞섰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희생 학생들이 졸업하는 명예졸업식(2016년 1월)까지 기억교실을 존치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지만, 양측의 불만을 누그러뜨리진 못했다.

'단원고를 증축해 교실을 보존하자', '추모관을 건립해 교실을 이전하자'는 등 여러 의견이 제시됐지만 교육 당국의 후속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이러는 동안 이재정 도교육감이 제시한 기억교실 존치기한인 졸업식이 지났고 신입생 입학을 앞두고 갈등이 폭발했다.

◇ 416연대·경기도교육청 요청에 종교계 중재 나서

올 2월, 단원고 신입생 행사가 예정된 안산 올림픽기념관 문을 재학생 학부모들이 걸어 잠그고 신입생 입장을 막았다.

재학생 학부모들은 입학식을 앞두고 "교실을 학생들에게 돌려달라"며 집단행동에 나서 등교 거부 움직임까지 보였다.

단원고 교실 40개 가운데 기억교실 10개를 뺀 30개 교실로는 300여 명에 달하는 신입생을 수용할 수 없어서였다.

단원고는 학교 밖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교장실을 옮기고 특별활동실을 없애 교실을 만드는 '땜질식' 임시조치로 신입생을 받았다.

교실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종교계가 갈등 중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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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중재로 2월 28일부터 6개월 가까이 13차례에 걸쳐 공식 협의회를, 실무회의는 수시로 진행했다.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인내를 갖고 협의한 끝에 지난 5월 9일, 416가족협의회, 경기도교육청, 단원고 등 7개 기관·단체가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서'에 서명, 기억교실 문제의 사회적 합의를 이뤘다.

◇ 유가족-재학생 학부모 물리적 충돌…극적 화해

막판 변수는 세월호 희생 학생 246명 전원 제적처리 문제였다.

'4·16 안전교육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식'이 끝나자마자 새로운 문제가 불거졌다.

단원고가 세월호 희생 학생 246명을 전원 제적 처리한 사실이 알려졌다.

유가족들은 협약식 당일부터 해명을 요구하며 단원고 현관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이튿날 밤 학부모들은 총회에서 대책을 논의하다가 기억교실로 올라가 유가족과 몸싸움을 하며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유가족과 학부모 대표단은 이틀 뒤 면담하며 오해를 풀고 화해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제적 처리된 세월호 희생 학생 246명을 '제적' 상태에서 '재학' 상태로 학적을 복원하자, 유가족들은 5월 14일 단원고현관 농성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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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부터 꼭 한 달이 지난 6월 14일, 이번에는 재학생 학부모들이 기억교실 이전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며 임시 교사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실이 임시 이전될 안산교육청 별관 공사완료 시기를 기해 이전절차 진행하겠다는 유가족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단원고에서는 학습권 보장이 안 되니 학교 밖에서 수업받도록 교실을 마련해달라고 한 것이다.

KCRP의 중재 협의로 이 갈등도 지난 1일 합의를 통해 해결됐다. 기억교실은 여름방학 기간 중에 이전하되 창틀 등 고정물은 겨울방학 기간에 이전하기로 했다.

이로써 1년 가량 거듭된 교실 이전 갈등은 종지부를 찍었다.

◇ 안전교육원 설립·안전교육 프로그램 수립 등 과제 여전

기억교실은 임시 이전됐지만, 과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KCRP 중재를 이끈 김광준 신부는 단원고 안에 희생된 학생들을 위한 추모 조형물과 프로그램을 어떻게 수립할지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4·16 안전교육원 설립 때까지 임시로 옮겨진 기억교실의 안전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세부계획 수립도 남은 과제다.

김 신부는 무엇보다 안전교육원을 어떤 곳에 어떻게 짓고 어떤 프로그램으로 운영할지 논의하는 것이 앞으로 핵심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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