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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포 소년'은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세계 정치인에 압박"

송고시간2016-08-20 18:13

내달 유엔 난민정상회의…"관심 오래가지 않을 것" 회의론도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시리아 알레포의 꼬마 옴란 다크니시의 사진 한 장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이마에 피를 흘리면서도 울지도 못하고 멍하니 앞만 바라보는 옴란의 영상과 사진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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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5살로 알려졌으나 실제 3살로 확인된 옴란은 지난 17일 무너진 건물에서 구조대원에게 안겨 나와 구급차 안의 주황색 의자에 앉혀졌다.

멍한 표정으로 있다가 이마에 흐르던 피를 손으로 닦아 확인하고서야 잠시 움찔하며 손에 묻은 피를 의자에 닦아내는 모습이 담긴 이 영상은 이틀 만인 19일(현지시간) 현재 유튜브에서 370만 번 이상 재생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이 영상을 캡처한 사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 옴란이 합성된 사진, 지난해 익사한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3)와 옴란이 나란히 그려진 일러스트 등이 확산하고 있다.

시리아에 공습을 퍼붓던 러시아가 18일 유엔의 요청을 받아들여 알레포에서 48시간 휴전할 준비가 됐다고 밝히면서, 1년 전 쿠르디의 죽음이 그랬던 것처럼 옴란이 전 세계에 '각성'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기대가 일고 있다.

지난해 9월 터키 해변에서 빨간색 티셔츠와 파란색 반바지를 입은 쿠르디가 잠자듯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된 이후, 많은 유럽인이 정부에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도록 촉구하고 전 세계에서 기부가 이어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그레그 램 부대표는 "옴란의 사진이 전 세계에 시리아의 고통을 일깨워줬다"며 "사람들이 돕게 나서도록 하고, 정치인들에게 압력이 될 것"이라고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말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도 "사진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며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알레포의 휴전을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국무부 존 커비 대변인은 "옴란의 생애에 전쟁과 죽음, 파괴, 가난이 없는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며 옴란이 시리아 내전의 '실제 얼굴'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애초 올해 시리아 난민을 최소 1만 명 수용하겠다고 밝혔는데 인권활동가들은 옴란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것을 계기로 내년에는 정부 계획의 두 배인 최소 20만 명의 난민을 수용해야 한다고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유엔난민정상회의 다음날인 9월 20일 별도로 정상회의를 주최하고 난민 수용 규모를 두 배로 늘릴 것을 다른 나라에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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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옴란의 사진 한 장이 실제 전쟁을 끝내는 변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도 많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에 따르면 미국 구호단체 머시 콥스 관계자는 지난해 쿠르디의 사진이 공개되고 한 달 만에 1년 모금액의 두 배가 넘는 230만 달러(약 24억7천만 원)의 기부금이 쏟아졌지만, 이번에는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리우 올림픽이나 대선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며 "뉴스 사이클은 빨리 변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보도사진가인 에드 카시도 "사람들은 얼마간의 돈을 기부하고 걱정하겠지만, 하루, 혹은 일주일 정도일 것"이라며 그 영향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소셜미디어에서의 영향도 "지금은 사진의 강렬함과 생생함에 망연자실해하고 있지만, 계속 보게 되면 그냥 지나쳐 버릴 것"이라며 실제 조치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가난한 사람들의 사진을 이용해 기부를 요구하는 데 반대하는 국제단체 '워 온 원트'의 존 힐러리 부대표는 "이미지는 감정과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지만, 적절히 대응하는 데 필요한 정치적 이해나 분석을 제공해주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영문학 교수인 압델카페 알함도도 "지금은 사람들이 옴란에 대해 이야기하고 눈물 흘리며 안타까워하고 나은 미래를 기원하겠지만, 곧 잊을 것"이라며 "옴란은 죽을 수도 있고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않을 것"이라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앞서 지난 4일에는 유엔난민정상회의를 앞두고 채택한 최종 문건에서 반기문 사무총장이 내놓은 '난민 10% 재정착 제안'이 EU와 미국의 반대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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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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