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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에서 페트병 소재만 꺼내는 '분리막' 개발

고동연 미국 조지아공대 박사 "석유 분리·정제 공정에 드는 에너지 줄일 것"
라이언 라이블리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왼쪽)와 고동연 박사가 분리막의 재료인 고분자물질을 들고 있다. [Rob Felt, Georgia Tech 제공]
라이언 라이블리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왼쪽)와 고동연 박사가 분리막의 재료인 고분자물질을 들고 있다. [Rob Felt, Georgia Tech 제공]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휴대전화나 물병 등에 쓰이는 플라스틱은 대부분 석유를 이용해 만든다.

석유에서 원하는 물질만 꺼내는 분리·정제 공정에는 막대한 열이 필요한데, 최근 열을 가하지 않고도 유용한 물질만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이 한국인 과학자 주도로 개발됐다.

고동연 미국 조지아공대 박사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분리막을 이용해 석유에서 페트병을 만드는 재료인 '파라자일렌(para-xylene)'만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해수 담수화 기술과 비슷하다. 여러 물질이 섞여 있는 바닷물을 걸러 담수를 얻듯이 분리막을 이용해 석유에서 특정 물질만 걸러내는 것이다.

고 박사가 개발한 분리막은 고분자 물질을 태워서 만든 탄소로 이뤄져 있다. 이 막에는 작은 구멍이 무수히 나 있는데, 석유 속 물질 중에서 크기가 1나노미터(nm·10억 분의 1m)보다 작은 파라자일렌만 통과할 수 있다.

라이언 라이블리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왼쪽)와 고동연 박사. [Rob Felt, Georgia Tech 제공]
라이언 라이블리 미국 조지아공대 교수(왼쪽)와 고동연 박사. [Rob Felt, Georgia Tech 제공]

고 박사는 "그래핀처럼 탄소로만 이뤄진 분리막을 이용해 액체 속 분자를 걸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동안 분리막을 이용해 1nm 이하 크기의 액체 분자를 거를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 한계를 깼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열 공급이 필요 없는 저에너지 분리공정의 새로운 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 박사는 "이전보다 에너지는 10~20배 덜 쓰면서 생산성은 10배 이상 높은 분리공정을 개발했다"며 "앞으로 석유화학업계에 활용돼 에너지 소비를 크게 줄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실렸다.

고동연 박사는 고려대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석유에서 페트병 소재만 꺼내는 '분리막' 개발 - 2

su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8/19 03: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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