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이런 한국독립영화 보셨나요"…'시발, 놈' 등 2편

송고시간2016-08-15 18:47

'시발, 놈: 인류의 시작' 18일, '그림자들의 섬' 25일 개봉


'시발, 놈: 인류의 시작' 18일, '그림자들의 섬' 25일 개봉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색깔이 서로 극과 극인 한국의 독립영화 2편이 관객을 찾아간다. 한편은 인류의 기원을 탐구한다는 'C급' 코미디 영화이고, 다른 한편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두 영화 모두 우리나라 영화의 지평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달 18일 개봉하는 영화 '시발, 놈: 인류의 시작'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키치'적인 냄새가 물씬 풍긴다. 감성코믹 SF 연예판타지 영화 '숫호구'라는 문제작으로 데뷔한 백승기 감독의 두 번째 연출 작품이다.

영화의 내용은 단순하다. 최초의 인류가 어디서 기원했고 어떻게 지금의 인류로 발전해왔는지 과정을 담고 있다. 문제는 이 영화의 성취가 내용이 아닌 스타일에 있다는 점이다.

영화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연상케 하듯 영어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잘 들어보면 '콩글리시'가 섞여 있다. 의도적인 비틀기다.

최초의 인류는 더벅머리 가발을 쓰고 나체로 등장한다. 나체인 탓에 최초의 인류 역을 맡은 배우 손이용은 연기할 때 남성의 주요 부위가 노출되지 않도록 다리를 꼬는 등 어색한 자세를 취한다. 웃음을 노린 의도적인 연출이다.

최초 인류의 부하로 전락하게 된 원숭이들은 복장과 분장이 대놓고 싼 티가 난다. 이 영화의 지향점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시발, 놈'은 B급도 아닌 C급을 표방한 영화다. 감독이 순제작비 1천만원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1천만원이라는 자본의 제약이 감독의 상상력까지 제한하지는 못한 듯하다. 오히려 자본의 없음을 감독의 상상력으로 채워나간 덕분에 한국영화에서 보기 드문 '괴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전직 고등학교 미술 교사인 백승기 감독은 독학으로 영화를 공부해 감독으로 데뷔했다. 잠시 진지함을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본다면 백 감독의 자유로운 실험 정신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한국독립영화 보셨나요"…'시발, 놈' 등 2편 - 2

25일 첫선을 보이는 '그림자들의 섬'은 '시발, 놈'과 거의 모든 면에서 반대의 성격을 띤 영화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이 지난 30년간 벌여온 노동운동을 그들의 목소리로 정리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는 노동자들의 인터뷰와 그 인터뷰 내용을 뒷받침해주는 영상으로 구성됐다. 인터뷰 대상자는 크레인 위에서 309일 동안 고공 농성을 벌였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1981년 입사)과 박성호(1982년 입사)·윤국성(1985년 입사)·정태훈(1996년 입사)·박희찬(2001년 입사) 등 한진중공업 노동자 5명이다.

다양한 연령대의 이들은 1987년 민주노조 운동에서부터 최근의 투쟁에 이르기까지 중요했던 순간의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그때 느꼈던 심경, 현재 입장에서의 당시 상황에 대한 평가 등을 가감 없이 털어놓는다.

혹자는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을 전하고 있다고 불편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이 영화가 추구하는 바여서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영화는 조선업이 우리 경제를 이끄는 대표업종으로 '추앙'받는 사이 잊힌 존재인 조선소 노동자들에게 발언권을 주려고 한다.

영화의 제목은 한진중공업 조선소가 있는 지역인 부산 영도(그림자 영 影, 섬 도 島)에서 따왔다. 조선업종은 자본 집약적이면서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다. 결국 배를 만드는 주체는 노동자다.

'그림자들의 섬'은 제40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

"이런 한국독립영화 보셨나요"…'시발, 놈' 등 2편 - 3

pseudojm@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