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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데타 한달> ③전문가 진단 "사형제·대통령중심제 당장 추진 안할듯"

송고시간2016-08-14 09:00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쿠데타 이후 터키의 선택은 크게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사형제 부활과 대통령 중심제 추진 여부, 외교정책 '리셋' 가능성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 지도자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국민이 원하면 사형제를 부활하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고, 대통령 중심제 개헌은 쿠데타 이전부터 추진 의사를 밝힌 것이다.

14일 이스탄불 소재 보아지치대학 아시아연구소 초대 소장이자 현재 학술총괄을 맡고 있는 셀추크 에센벨 교수(역사학)와 이 대학 홍현웅 교수(역사학)에게 전망을 들어봤다. 보아지치대학은 중동공대와 함께 터키 최고 명문으로 꼽힌다.

에센벨 교수는 터키가 처한 대내외 현실을 이유로, 사형제와 대통령제 개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홍 교수는 터키가 대외정책 기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하지는 않겠지만, 대(對)시리아 정책에 수위조절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은 에센벨 교수 및 홍 교수와 문답 내용.

<터키 쿠데타 한달> ③전문가 진단 "사형제·대통령중심제 당장 추진 안할듯" - 2

--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사형제를 개헌안에 담을 것이라고 보나.

▲ 사형제가 부활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형제를 부활하면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절차가 중단된다. 여기서 터키가 언제 EU에 가입하게 되느냐는 핵심이 아니다. 가입 절차를 밟고 있다는 것은 터키의 국격과 이미지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의회에서 가결되면 재가한다"고 주의 깊게 말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 여당이 그런 법안을 만들고 통과시킨다면 결국 EU 가입 협상을 심각하게 후퇴시키는 책임을 떠안게 된다. 그런 '실수'를 하려 들까? 그렇지 않은 여당 의원이 많을 거라고 확신한다.

다른 민감한 문제도 있다. 현재 사형제 부활 이슈는 쿠데타세력 처벌 때문에 나왔지만 현실화하면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 재심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외잘란은 종신형 복역 중이다. 테러 희생자 유족은 외잘란의 사형을 더욱 원할 것이다. 사형제가 부활되면 정부는 당장 외잘란을 사형하라는 대중적 압력에 직면하게 된다. 자칫 쿠르드계와 평화협상이 재개될 최소한의 희망조차 없애고 더 심각한 위기를 점화할 수 있다. (에센벨 교수)

-- 대통령 중심제(제왕적 대통령제) 개헌은 어떻게 보나.

▲ 현단계에서 정부가 대통령중심제를 밀어붙이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쿠데타 후 대통령은 국론통합에 절실해졌다. 일단은 그런 통합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만약 여기서 대통령중심제 개헌처럼 정치적 찬반이 갈리는 의제를 추진하면 통합은 금방 깨지고 만다.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 지도부 모두 그런 대치정국으로 복귀하기를 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여당만으로는 개헌 정족수에 못 미친다. 실제로 최근에는 대통령 중심제 개헌 얘기를 누구도 하지 않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군 수뇌부 주류가 공화국과 문민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유지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들 역시 쿠데타 이전에 대통령 중심제를 둘러싼 대치 정국이 재현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에센벨 교수)

-- 이번 쿠데타를 계기로 터키와 EU의 난민협정이 파탄을 맞을 것으로 보나.

▲ 그렇지 않다. 난민협정은 EU에 절실한 문제이기 때문이다.(에센벨 교수)

<터키 쿠데타 한달> ③전문가 진단 "사형제·대통령중심제 당장 추진 안할듯" - 3

-- 쿠데타 시도가 왜 6시간만에 막을 내렸을까.

▲ 쿠테타군은 판단을 잘못했다. 최근 세 차례 총선에서 AKP의 지지율이 50%를 넘지 못했고, 연이은 테러와 경제난 등으로 에르도안 정권에 대한 회의가 커진 상황에서 쿠데타를 일으키면 자연히 국민적 지지가 따라올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오판이다. 권위주의체제로 변해가는 터키 민주주의에 대해 우려하는 여론이 있지만, 터키국민이 쿠테타를 용인하지는 않았다.(홍 교수)

-- 에르도안 정권이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나.

▲ 싱당기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분위기다. 국내정치에서 두 야당(CHP와 MHP)의 협력을 끌어내 국내 정치가 상당히 안정될 것이라고 본다. 이를 바탕으로 외교도 안정을 찾을 것 같다. (홍 교수)

--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OTO, 나토) 회원국이면서 러시아와 한층 가까워지려 한다. 러시아는 터키에 시리아 정책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터키가 대외정책을 '리셋'할까.

▲ 터키와 러시아 관계는 상당히 개선되리라 생각하지만 기존의 터키와 미국, 터키와 유럽 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칠 정도로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 전통적으로 러시아는 터키를 통해 유럽의 힘을 약화하려는 외교정책을 구사하려 했다. 터키가 그러한 러시아의 정책에 따라 유럽과 관계를 근본적으로 흔들지는 않을 것이다. 터키는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지정학적 이점, 난민과 테러 이슈를 지렛대 삼아 이익을 극대화하는 외교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리아 정책도 근본적인 전환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터키 입장에서 러시아의 제재 해제가 절실하기 때문에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 대한 발언 수위는 달라질 것이다. 아사드의 역할을 일정 부분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 (홍 교수)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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