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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근리 평화공원에 대규모 '장미공원' 조성 나선 안대성씨

송고시간2016-08-14 08:37

"위안 주는 꽃처럼 아픔 치유하고 평화 정신 전하고 싶어"

수만그루 장미농원 운영…산청서 영동으로 터전도 옮겨

(영동=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장미를 '꽃의 여왕'으로 부르는 건 가장 많은 사람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장미공원 조성이 평생 소원이었는데 아픈 역사를 간직한 평화의 땅에 만들게 됐습니다."

노근리 평화공원에 대규모 '장미공원' 조성 나선 안대성씨 - 2

평생 장미를 키우며 살아온 안대성(67) 씨는 올가을 경북 산청에서 충북 영동으로 이사한다.

한국전쟁 때 미군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민간인 희생자 추모 공간인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평화공원에 장미공원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그가 운영하는 장미농원에 있는 수만 그루의 장미도 모두 영동으로 옮겨간다.

안 씨는 영동이란 지역을 우연히 알게 된 뒤 노근리평화공원 쪽으로부터 자신이 평생 꿈꿔 온 장미공원을 조성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이주를 전격 결정했다.

단순한 추모공원 이미지를 탈피하고 볼거리가 없다는 약점을 보완해 누구나 부담 없이 찾는 평화와 인권 교육장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에 힘을 보태기로 한 것이다. 그는 영동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아예 정착하기로 했다.

"내가 좋아서 장미를 키우고 살았지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이들한테 장미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어요. 노근리 장미공원은 한평생 장미와 함께 한 내 인생을 꽃피우는 사업인 셈이죠."

그가 장미를 처음 접한 건 농업학교에 다니던 10대 때였다.

끼니 해결도 힘든 시절 꽃을 감상한다는 건 사치였지만 그는 장미에서 큰 위안과 삶의 희망을 얻었다.

실습을 나간 원예시험장에서 장미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고, 이때부터 지금까지 50여 년을 장미와 더불어 지냈다. 잠시도 한눈팔지 않고 한우물만 판 외길 인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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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사는 산청에서도 해마다 꼬박꼬박 장미축제를 연다.

외부 도움 없이 사재를 털어 행사하지만 관람료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

"전 세계 공원 중에 장미공원이 가장 많습니다. 그만큼 매력이 많다는 얘깁니다. 더 많은 이에게 장미를 보여주는 거 말고는 더 큰 기쁨이 어디 있겠습니까."

장미는 5월부터 11월까지 일 년 중 절반이나 꽃을 피운다. 색깔도 200여 종에 달할 정도로 화려하고, 향기가 매우 강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아픈 역사를 거울삼아 평화의 소중함을 체험하러 노근리를 찾는 사람들에게 장미의 매력을 알려주고, 더 많은 이들이 찾아오게 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게 그의 소박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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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씨와 노근리평화공원은 공원 안에 6만6천∼9만9천㎡ 규모의 장미 테마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그가 최근 5년생 장미 1천500그루를 무상으로 기증한 게 그 첫걸음이다.

안 씨는 노근리평화공원 인근에 대규모 장미 재배 단지도 만들어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그는 "노근리평화공원의 아픈 역사와 조성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해 장미공원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며 "방문객들이 평화 정신도 배우고 장미꽃에서 위안도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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