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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1년> ②역사시계 되돌리는 아베…우경화 가속

송고시간2016-08-14 09:00

2012년 12월 두번째 총리 취임후 군국주의 행보 박차

국회 개헌발의선 확보…내각·자민당에 개헌 친위대 구축

야당·시민단체 '전쟁국가 반대' 목소리 점증


2012년 12월 두번째 총리 취임후 군국주의 행보 박차
국회 개헌발의선 확보…내각·자민당에 개헌 친위대 구축
야당·시민단체 '전쟁국가 반대' 목소리 점증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의 차세대에는 사죄의 숙명을 지워서는 안된다."(2015년 8월 14일, 전후 70년 담화)

"지금 헌법에는 자위대라는 말이 없다. 개헌으로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만들어 위헌논란을 없애겠다."(2016년 5월 자민당 행사 등의 발언)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침략 전쟁에 대한 인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발언들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8월 14일 전후(戰後) 70주년 담화를 통해 침략 전쟁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미래를 언급했지만, 당시에도 '과거형 사죄'라는 등의 비판을 받아왔다.

그는 이후 자위대의 무력행사를 가능하게 하는 안보관련법을 국회에서 강행 처리하면서 군국주의로의 길을 터놓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자위대의 국방군화를 위한 개헌 의사를 한층 노골화했다.

특히 지난 7·10 참의원 선거 승리로 국회에서 개헌안 발의에 필요한 의석 3분의 2를 중·참의원 모두에서 확보하면서 아베 정권은 군국주의 회귀를 향한 전열도 정비해 놓았다.

제국주의에서 자유와 평화, 시민사회라는 역사의 단계를 거꾸로 되돌리기 위한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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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총리 취임 후 군국주의로 질주

아베 총리의 군국주의로의 질주는 2012년 12월 중의원 선거에서 승리한 뒤 두 번째로 총리에 취임하면서 본격화됐다.

앞서 자민당은 야당 시절이던 같은 해 4월 외국과의 분쟁 해결 수단으로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평화 헌법 9조를 개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을 마련해 놓았다.

이를 위해 개헌안은 자위대를 정규군인 국방군으로 바꾸도록 했다. 2차대전 패전의 책임을 물어 군대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했던 평화헌법을 정면으로 파기하는 내용이었다.

아베 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민당원으로서 개헌에 대해 당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직접 "국방군을 창설하겠다"는 등의 발언을 할 경우의 외교적 파장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지만, 군국주의화에 대한 그의 의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내용이다.

이를 위한 발판도 속속 마련해왔다. 2013년 12월에는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가 임의로 특정 사안을 비밀로 지정할 수 있는 특정비밀보호법을 제정했다.

정부에 불리한 내용을 비밀로 지정해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며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반발했지만 아베 정권은 국회에서 강행 처리했다.

2014년부터는 안보관련법 제정에 공을 들였다. 무기 수출을 사실상 금지한 '무기수출 3원칙'을 2014년 3월 '방위장비 이전 3원칙'으로 대체해 전투기 등 방위산업 육성의 길도 열었다.

2014년 7월에는 또 정부의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그동안 정부에서 손대지 않았던 것을 하루아침에 뒤집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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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권은 지난해 9월에는 자위대가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법률 등 11개 안보 관련법 제·개정안을 강행 처리하면서 전쟁가능한 나라로 가는 길을 터놨다.

그는 이에 반발하는 한국과 중국 등을 의식해 지난해 8월 14일 아베 담화를 발표하며 '과거'를 정리하려 했지만, 이는 오히려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왔다.

당시 그는 "우리나라는 지난 전쟁에서의 행동에 대해 반복적으로 통절한 반성과 진심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해왔다"고 언급했다.

자신이 사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사죄했다는 식으로 어물쩍 넘어간 것이다.

여기에 그는 "일본에서 전후에 태어난 세대가 지금 인구의 8할을 넘겼다"며 "그 전쟁과 어떠한 관여도 없는 우리들의 아이와 손자, 그 뒤 세대 아이들에게 사죄를 계속할 숙명을 지워선 안된다"는 말도 했다.

앞으로는 더 이상 일본에 책임을 묻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말이다.

이는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한 아베 총리의 기본적인 생각을 분명히 해 주는 발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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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개헌발의선 확보…정부·당 개헌 친위대 구축

이런 인식을 토대로 아베 총리의 역주행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됐다.

그는 국회 발언이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위대의 국방군화 등을 골자로 하는 개헌에 대한 야욕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헌법학자의 70%가 자위대가 헌법 위반 의혹이 있다고 보는 상황을 없애야 한다", "자위대는 창설 이래 60년 이상에 걸쳐 국내외에서 활동해 왔고, 자위대에 대한 국민의 지지는 흔들림 없다"고 개헌 의지를 다졌다.

또 현행 헌법에 대해서도 "(2차대전에서 패한 뒤 연합국에 의한) 점령시대에 만들어져, 시대에 맞지 않는 것도 있다", "내 손으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따라 (2012년에) 자민당 헌법개정 초안을 발표했던 것"이라는 말도 했다.

초안에는 국방군 창설, 무력행사 영구포기 조항 개정 등의 내용과 함께 긴급사태 조항도 담겼다.

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 내란 등에 의한 사회질서 혼란, 지진 등에 의한 대규모 자연재해 등을 긴급사태로 정하고, 이런 경우 총리의 권한을 한층 강화하고 내각이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정령(政令, 법률의 하위 개념인 명령)을 제정할 수 있도록 했다.

아베 총리는 개헌 발의를 위한 최종 관문까지 넘어섰다. 지난 7·10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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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과 공명당 등 개헌 찬성 세력은 이미 중의원에서 개헌 발의선을 확보한 만큼 야당과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해도 국회에서 개헌안을 발의할 여건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아베 총리는 개헌 정국에 대비해 친위대도 구축해 놓았다. 지난 3일 개각과 자민당 지도부 인사를 통해 측근들을 전면 배치한 것이다.

그는 19명의 각료 가운데 10명을 교체한 개각에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방위상)와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경제산업상)를 발탁하고, '오랜 동지'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 후생노동상,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1억 총활약 담당상 등을 유임시켰다.

자민당 인사도 개헌추진용이다. 아베 총리는 그동안 "임기 중 개헌"을 내세웠다.

그의 임기는 2018년 9월이다. 현재 일본내 여론은 헌법 9조 개정에는 반대론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아베 총리와 측근들은 단계적 개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민의 거부감이 적은 긴급사태 조항을 먼저 헌법에 넣고, 2단계로 9조를 개정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2018년 9월까지 2단계 개헌을 마무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민당내 아베 측근 세력들 사이에서 제기된 것이 임기연장론이다.

현행 자민당 당규상 총리를 맡는 당 총재는 한차례 연임만 가능하다. 아베 총리는 현재 연임한 상태인 만큼 당규상 2018년 9월 물러나야 한 다.

이번에 당 간사장에 임명된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총무회장에 기용된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의원 모두 아베의 3연임을 주장하고 있다.

변수도 없지 않다. 지난 8일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생전퇴위를 원한다는 영상메시지를 발표하면서 아베의 개헌 구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평화주의자로 알려진 아키히토 일왕이 물러나게 되면 오히려 아베의 군국주의로의 질주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반대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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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는 이런 안팎의 엇갈린 관측을 뒤로 한 채 지난 9일 오후부터 야마나시(山梨)현 나루사와(鳴澤村)에 있는 별장으로 여름휴가를 떠나 개헌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역사의 흐름을 정면으로 거슬러 오르는 행보를 거듭해 온 아베 총리가 이번 휴가 구상을 통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아베 총리의 끊임없는 군국주의화 행보에도 불구하고 민진당 등 야당과 시민단체에서는 '전쟁 반대', '개헌 반대'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헌법9조 개정 움직임이 본격화할 경우 이에 대한 반대운동도 더욱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아베의 과거 회귀에 대한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도 아베 총리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안팎의 상황으로 볼 때 그의 과거 회귀 행보가 성공할지는 속단할 수 없어 보인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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