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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고은의 참새방앗간> 한류, '사드괴담' 걱정할 게 아니라…

송고시간2016-08-12 08:00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할리우드 영화 '빌리지'는 실체를 확인할 길 없는 공포를 다룬다. 작고 평화로운 숲속 마을을 점령해온 공포는 그러나 알고 보니 황당한 것이었다.

"공식적으로 사실 확인이 안된 사안이 중국 인터넷→한국에서 보도→그것을 재인용하는 중국 언론 등의 아쉬운 부분이 그동안 많이 있어 보입니다."

콘텐츠진흥원 베이징사무소 김기헌 소장은 13일 이렇게 말하며 이른바 '중국의 사드(THAAD·미사일방어체계) 보복'과 관련해 떠도는 괴소문들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예계가 사드 괴담으로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중국과 손잡고 진행 중이거나 진행해야 할 많은 대중문화 프로젝트들이 '보류'되거나 '연기'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정확한 실체가 확인된 것은 거의 없다. '~ 했다'는 소문은 확인해보면 대개 거짓이거나, 아예 말이 안되는 루머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사드가 원인이 아닌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이 되는 상황으로 오해가 빚어지기도 한다.

지난 4일에는 이러한 괴소문의 정점을 찍는 소동이 벌어졌다. "중국 관영 중앙(CC)TV가 오는 9월부터 한국 연예인이 출연하는 TV·예능 프로그램의 방영을 금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는 괴담이 CCTV 화면 캡처와 함께 중국 네티즌 사이에 떠돈 것.

이를 본 국내 일부 매체가 '발 빠르게' 보도했는데, 이는 확인 결과 중국 누리꾼들이 만든 가짜 화면이었다. 명백한 오보이자 웃지 못할 해프닝이다.

정반대의 경우를 보자.

한류 스타 김수현이 중국에서 신규 광고 계약 2건을 새로 체결했고, 박해진의 이름을 내건 마스크팩은 6월에 이어 7월에도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에서 동종분야 판매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최근 잇따라 전해졌다.

박해진이 사비로 팬클럽 창단식을 진행한다는 뉴스는 지난 8일 중국 인기 포털 소호 오락사이트에서 메인 뉴스를 장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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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난 겨울 시청자를 행복하게 만들었던 tvN '응답하라 1988'은 뒤늦게 6월20일부터 중국에서 서비스되는데도 한달 만에 조회수 2억뷰를 넘어서며 인기가 점점 오르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응답하라 1988'의 작품성을 인정하며 "진정한 입소문 마케팅의 승자"라고 평가했다.

한-중 동시 방영 중인 KBS 2TV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도 유쿠(優酷)에서 8억 뷰를 코앞에 두고 있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8월3일 기준 중국 주요 동영상 사이트에서 서비스되는 드라마 중 조회수 8위에 랭크됐다. 톱 10 안에 든 유일한 외국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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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합작영화 '비연'도 지난 2일 중국 심의를 통과했고, 한중 동시 방영하는 SBS TV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도 29일부터 예정대로 서비스된다.

하지만 중국 관련 일이 잘되는 쪽에서도 '홍보'에 주저하는 경향이 있다. 괜히 '동티가 날까' 우려하는 것이다.

중국을 오가는 연예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한발 물러서 언론과 여론의 동향을 관망하고 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드와 관련해서 중국 당국이 공식적으로 어떤 지침을 내린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그러한 소문이 도는 것을 막지도 않은 채 여론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한류에는 '실체 없는 공포'로 다가오면서 지레 '호떡집에 불난 격'이다.

폭염에 불까지 나면 큰일이다.

외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의 규제는 꾸준하고도 변화무쌍했다. 사드 괴담 자체도 실체가 없지만, 그게 아니어도 중국은 때가 되면 새로운 규제를 내놓을 것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한류는 지금 사드 괴담을 걱정할 때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통할 자신 있는 콘텐츠에 대해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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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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