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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조카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 살인죄 인정될까(종합)

송고시간2016-08-11 16:07

"언니 대신 돌본 조카 살해한 고의성 입증해야"

경찰, 학대로 인한 사망·살인 고의성 조사…"고의 없었더라도 사망 결과 초래"

(나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3세 조카를 학대하고 결국 숨지게 한 20대 이모에게 계모와 친부의 학대로 숨진 '원영이 사건'처럼 살인죄가 인정될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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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나주경찰서는 10일 조카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A(25·여)씨를 긴급 체포했다.

조카 B(3)군 몸의 폭행 흔적을 본 경찰의 추궁 끝에 "조카가 말을 듣지 않아 갑자기 화가 나 목을 졸라 살해했다"는 A씨의 진술에 근거해서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목을 조르고 욕조에 넣는 등 B군이 숨질 당시 A씨가 폭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A씨는 자신의 폭행으로 의식을 잃은 조카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에 신고해 병원까지 옮겼다.

B군의 친모(29)인 언니 대신 B군을 돌보는 과정에서 A씨가 2개월 간 학대한 사실도 드러났다.

B군의 시신에서는 오래전에 다친 것으로 보이는 멍 자국과 발로 밟아 부러진 팔에 깁스한 학대의 흔적이 발견됐다.

당초 경찰은 살인에 무게를 뒀지만 폭행과 학대로 인한 사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형법상 살인죄는 자신의 행위로 타인을 숨지게 하는 것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직접적인 고의가 있거나, 사망 결과를 충분히 예견한 상황에서 이뤄진 행위에 적용된다.

폭행치사죄는 폭행으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 아동복지법위반(아동 학대)은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신체적 행위에 적용된다.

특히 아동 학대는 아동의 연령, 건강상태, 강도나 횟수, 지속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정당한 훈육의 범주를 벗어나 아동의 건강과 발달을 해치는 행위를 가리킨다. 이러한 결과를 초래할 목적이나 의도가 없었더라도 위험 또는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면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

여기에서 관건은 A씨의 폭행과 학대가 B군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인지,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살인죄가 성립되려면 폭행으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행위라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폭행치사·아동복지법위반죄는 폭행과 학대가 있었지만 숨질 가능성을 고려하지 못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다.

경찰은 당초 A씨 진술을 근거로 폭행이 사망의 원인이고,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고의성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학대 행위로 사망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살인죄 적용이 가능하다고 봤다.

하지만 폭행과 학대가 B군 사망의 직접 원인인지,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 폭행치사나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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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7살 신원영군을 끔찍한 학대 끝에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암매장한 '원영이 사건'의 계모와 친부에게는 살인죄가 인정돼 징역 15∼20년이 선고됐다.

'원영이 사건'의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여러 학대로 인해 극도로 건강상태가 악화된 피해자에 대해 구호조치를 하지 않으면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러한 결과(사망) 발생을 용인했다"며 살인의 고의성을 인정했다.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사건'의 경우에도 부모가 장기간 학대한 7살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고의가 있다고 보고 이들에게 적용된 살인죄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번 A씨 사건의 경우에는 아직 학대 사실조차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양육 과정에서 폭행이 있었지만 이를 훈육의 범주를 벗어난 학대로 판단해야할지, B군의 사망이 폭행이나 학대로 인한 것인지, 살인의 고의성이 있었는지를 규명해야 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형편이 어려운 언니 대신 조카를 돌봤는데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에는 일견 어려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폭행으로 사망에 이른 만큼 살인죄 적용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와 가족 추가 조사, 부검 결과를 토대로 사망 원인을 밝혀내고 고의성 여부까지 고려,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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