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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vs AI'…음악 연주 대결 승자는

송고시간2016-08-11 07:18

블라인트 테스트서 모차르트 곡이 승리 "음악은 인간이 우월"

경기필, 청소년음악회서 모차르트와 AI 작품 연주 대결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10일 오후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 무대에 영화에나 나올법한 로봇이 등장하자 관객석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1천500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vs 인공지능' 청소년음악회를 앞두고 지휘자의 등장을 기다리던 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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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공연장에서 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무대에 선 이 로봇은 자신을 러비(lovy)라고 소개했다.

러비는 "지금부터 들려줄 두 곡 중에 어떤 곡이 진짜 모차르트인지 비교해보세요"라고 말하고서 뒤이어 무대에 오른 성시연 지휘자와 악수한뒤 자리를 떠났다.

경기필은 이날 인공지능(AI) 작곡가 에밀리 하웰이 작곡한 '모차르트풍 교향곡 1악장 알레그로'와 모차르트가 작곡한 '교향곡 34번 1악장 알레그로 비바체'를 준비했다.

국내에서는 AI가 작곡한 곡을 감상할 수 있는 첫 음악회였다.

다만 연주를 시작하기에 앞서 관객들이 어느 곡이 진짜 모차르트가 작곡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연주가 끝나면 어느 곡이 더 아름다운지 묻는 블라인드 테스트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천재 모차르트와 AI가 작곡가로서 맞붙는 '세기의 대결'인 셈이다.

하웰은 방대한 음악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박자, 구조 등을 자료화하고 이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곡을 만드는 AI 작곡 프로그램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스캠퍼스 데이비드 코프 교수진이 개발했다.

모차르트 '느낌'이 나는 교향곡을 만들기 위해 모차르트의 수많은 교향곡을 컴퓨터에 넣은 다음 모든 데이터를 분석했다.

학교 방학 숙제를 하려고 공연장을 찾았다는 박민지(14)양은 "첫 번째 곡은 패턴이 똑같아 단조롭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두 번째 곡을 들을 땐 마치 동화 속에 있는 듯했다"며 "모차르트가 두 번째 곡을 작곡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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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김중현(45)씨도 "두 번째 곡에서 인간의 감정이 묘사되는 것처럼 강약이 느껴졌기 때문에 모차르트가 이 곡을 작곡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김씨와 함께 온 중2 딸도 2번 곡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고 답했다.

반면 주부 김효인(42·여)씨는 "모차르트가 어느 곡을 작곡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첫 번째 곡 진행이 더 자연스럽고 기계적인 느낌이 들지 않아 더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테스트는 1부와 2부 공연 인터미션(쉬는시간) 동안 로비 벽면에 마련된 공간에 스티커를 붙여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벽에 빼곡히 붙은 스티커를 모두 세본 결과 786명 중 514명이 두 번째 곡이 더 아름답다고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곡이 바로 모차르트가 작곡한 교향곡이다.

성 지휘자는 "인간의 찰나의 영감과 창조력으로 만들어지는 음악은 AI가 아직 범접할 수 없는 부분이다"라며 "이번 연주회로 인간의 창조적인 능력의 우월함을 입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음악회에서는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작곡한 김택수 작곡가의 'SUM'이 '모차르트 vs 인공지능' 연주와 함께 1부에서 초연됐다.

경기필은 이번 공연을 위해 김 작곡가에게 특별히 작품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 화학 올림피아드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김 작곡가는 컴퓨터가 음과 리듬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곡을 만들어냈다.

그래프 위 포물선, 화학실험에서 용액이 투여되는 소리 등이 음악으로 변환됐다.

2부에서는 우주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을 표현한 홀스트의 '행성'이 연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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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범 미디어 아티스트는 오케스트라 뒤편 무대 벽면에 우주선, 폭발하는 행성 등 이미지 영상을 무대에 투사, 마치 거대한 은하계 속을 유영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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