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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진종오 고향 환호…아버지 "4연패 도전은 안 했으면 좋겠다"(종합)

송고시간2016-08-11 09:48

어머니는 공기권총 5위 충격에 집 나갔다 사흘 만에 귀가

"너무 기뻐서 눈물도 안 나온다. 아들 경기를 못 볼 지경이었다"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박영서 기자 = "마침내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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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37·KT)가 11일 사격 사상 첫 3회 연속으로 금메달을 거머쥐는 순간에 강원 춘천시 남산면 방곡리 고향 마을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금메달을 애타게 기다리던 진종오의 아버지 재호(68) 씨의 얼굴에는 초조했던 기색이 사라지고 안도의 웃음이 번졌다.

진종오는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센터에서 열린 남자 50m 권총에서 세계 사격 역사상 첫 올림픽 개인종목 3연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권총 50m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남자 공기총 10m와 권총 50m 두 종목을 제패했고, 리우에서 세계 사격의 역사를 새로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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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저녁 어둠이 밀려들자 춘천 강촌역에서 멀지 않은 진종오의 고향 집 마당에 이웃 사람이 모여들어 응원전을 시작했다.

KT가 마련한 대형 TV 앞에 앉은 주민과 친인척 30여 명은 손에 땀을 쥐면서 결선 경기를 지켜봤다.

진종오가 남자 50m 권총 예선을 1위로 통과하자 금메달 기대감을 더 키우면서도 긴장을 풀지 못했다.

아버지 재호 씨는 아들이 결선에서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어머니 박숙자(65) 씨는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아들의 선전을 빌었다.

박 씨는 지난 7일 아들의 경기에 충격을 받아 집을 나갔다가 10일 오후 4시가 돼서야 귀가했다.

지난 7일 치러진 10m 공기권총에서 5위에 그친 것은 실패로 받아들이고, 주 종목인 남자 50m 권총에서는 실력을 발휘해 주리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날 결선 사대에 오른 진종오는 한때 6위에 그쳐 탈락 위기까지 갔으나 침착하게 한발 한발을 명중시켰다.

결국, 지구촌 반대편에서 밤을 새우며 응원하는 고향 주민과 부모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금메달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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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춘천 중학교 3학년 때 사격을 시작해 강원대 사범대학 부설 고교와 경찰종합학교 체육단을 거친 진 선수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을 거머쥐면서 한국 사격의 간판으로 부상했다.

어린 시절 부모님 몰래 돼지저금통 배를 갈라 종류별로 총을 산 뒤 서랍에 숨겨놓을 정도로 유난히 총을 좋아했다.

힘들어도 절대 내색하지 않는 성격 탓에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부모는 항상 뒤늦게 다른 사람에게서 이야기를 들어야 했지만, 진종오는 속 한 번 썩인 적 없는 듬직한 막내아들이었다.

어머니는 "운동선수 뒷바라지 힘들다고 하는데 정말로 힘든 걸 몰랐다. 고등학교 때 중고로 총 한 번 사준 게 끝"이라며 "장학금을 타도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줄 정도로 사격도 잘하고 마음씨도 고운 아들이다"고 치켜세웠다.

리우 출국 전 진천선수촌을 찾은 부모에게 진종오는 "잘 맞지 않는다"며 부담감을 드러냈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세계 사격 최초로 올림픽 개인종목 3연패를 달성했다.

진종오의 아버지는 "뭐라고 말할 수 없이 기쁘다. 아들이 너무 고생했다"면서 "처음에는 태극 마크라도 달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3연패까지 한 것은 가문의 영광이자 대한민국의 영광"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

내친김에 4연패에 도전하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 "엄마, 아버지 가슴 졸이는 것은 더 안 했으면 좋겠다"며 "나라의 아들인지, 내 아들인지 모를 지경이어서 메달도 더 필요 없다. 가끔 만나서 식사도 하면서 가족적으로 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어머니 박 씨는 "너무 기뻐서 눈물도 안나온다"면서 "너무 떨려서 죽을 것만 같고, 아들의 경기를 못 볼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진종오의 고향 마을 집 마당에는 경기가 끝나고도 응원 열기가 남았고, 전설의 총잡이가 탄생한 이야기를 소재로 웃음꽃이 피기도 했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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