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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유해 뿌려진 '헤이그 밀사' 100년만에 '귀향'

송고시간2016-08-11 06:30

내년 순국 100주년 맞아 이상설 선생 고향 진천서 기념관 건립 추진

87억7천만원 중 국가·지자체 43억7천만원 부담…17억원 국민 모금운동

(진천=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동지들은 합세해 조국 광복을 기필코 이룩하라. 나는 조국 광복을 이루지 못하고 이 세상을 떠나니 어찌 고혼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 내 몸과 유품은 모두 불태우고 그 재도 바다에 날린 후 제사도 지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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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 3월 2일 임종을 앞둔 보재 이상설(1870∼1917) 선생이 동지들에게 남긴 말이다.

47세를 일기로 마감하며 눈을 감는 순간에도 그는 빼앗긴 나라를 되찾지 못했다는 회한에 고통스러워했다.

동지들은 유언에 따라 러시아 아무르 강변에서 그의 시신을 화장했다. 이때 그의 문고(文藁)와 유품도 모두 불살랐다.

그는 1906년 망명해 중국 지린성(吉林省) 룽징(龍井)에 항일 민족교육의 요람인 서전서숙을 세웠고, 이듬해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만국평화회의에 광무황제의 외교특사로 이준·이위종 선생과 함께 비밀리에 파견됐다.

일본의 방해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자 이준 선생은 자결했다. 이상설 선생은 유럽과 미국을 순회하며 독립운동을 펼쳤다.

이후 연해주에서 유인석·이범윤 선생 등과 함께 의병을 규합해 13도의군을 결성했다.

1911년에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권업회를 조직하고 권업신문을 발행해 민족의식과 독립사상을 고취했고, 1915년에는 상하이에서 신한혁명당을 조직하는 등 독립운동에 그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내년이면 그가 순국한지 100년을 맞는다. 고향인 충북 진천에서 기념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10월 '이상설 기념관'을 현충시설 건립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기념관은 그의 생가 일원인 진천읍 산척리 일대 2만5천여㎡ 터에 1천900여㎡ 규모로 건립된다. 올해 말 공사를 시작해 2018년에 준공할 예정이다.

이 사업에 들어가는 87억7천만원 가운데 26억3천만원은 국비에서 지원되고, 43억7천만원은 도와 진천군이 부담하기로 했다.

그러나 17억5천만원을 민간이 부담해야 한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이상설 선생 기념사업회는 지난 6월 '이상설 선생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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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위원회는 건립비 상당액을 경주 이씨 화수회(花樹會)와 종친들과 관련된 기업으로부터 기탁 받을 생각이지만, 국민을 대상으로 건립비 모금운동도 펼치기로 했다.

진천군민을 대상으로 1인 1만원 1구좌 갖기 캠페인을 벌인다. 이 운동에 1만명을 참여시킨다는 목표도 세웠다.

순국 100주기에 맞춰 이상설 평전을 발간해 판매할 예정이다. 서선서숙 건립, 헤이그 밀사 파견, 중국과 러시아에서의 독립운동 등의 내용을 담은 스토리텔링 북과 관련 만화책도 만들어 각급 학교 교재로 판매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학생 미술대회를 열어 입상한 작품을 판매하고, 백화점 등에서 바자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850여명으로 구성된 추진위원도 이상설 선생이 순국한 1917년의 의미를 담기 위해 1천917명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확대할 추진위원회에는 보훈단체 관계자와 역사학자는 물론이고, 그의 독립운동 무대인 중국과 러시아의 해외동포도 참여시키기로 했다.

추진위원회는 기념관에 전시할 이상설 선생 관련 자료 수집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상설 선생의 유언으로 유품 대부분이 불태워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헤이그 밀사 사령장 등 일부 관련 자료들이 이상설 선생의 방계 자손 등이 소장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진위원회는 이 자료를 기념관에 전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옌볜(延邊)대 등 중국과 러시아 관련 기관·단체에 이상설 선생 관련 자료 수집을 의뢰했다.

독립기념관에 있는 이상설 선생 관련 자료를 대여하거나 복제해 기념관에 전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건립추진위원회 이연우 부위원장은 "모금 운동은 단순히 건물을 지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상설 선생의 독립운동 정신을 많은 국민에게 알리는 과정"이라며 "비록 유해는 러시아에 뿌려졌지만, 그 정신은 순국 100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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