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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용의 저울달기> 층간소음ㆍ빛공해, 환경분쟁 어디까지

송고시간2016-08-11 07:39

(서울=연합뉴스) 우리 국민의 절반가량은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다. 공동주택 생활의 불편함 중 하나가 층간소음인데 지금도 끊이지 않는 분쟁거리다. 일견 사소해 보일 수 있겠지만 당하는 이웃에겐 심각한 스트레스다. 끔찍한 살인이나, 폭력, 방화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내 아파트는 벽식 구조가 많다. 벽식 구조는 실내 소음이 벽을 타고 전해지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층간소음에 취약하다는 얘기다. 층간소음의 유형으로는 아이들 뛰는 소리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망치질 소리, 피아노 등 악기 소리, 운동기구 소리, 가전제품 소리, 화장실 물 소리, 동물 소음도 있다. 아래층 주민이 신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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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에 관해 대구 지방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2014년 배상을 결정한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당시 대구 모 아파트에 거주한 A씨는 위층에 사는 아이들의 뛰는 소리, 가구 끄는 소리 때문에 통원 치료까지 받는 피해가 났다며 배상을 신청했다. 소음 측정 결과 최고 소음도가 수인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410만 원을 배상토록 결정한 것이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가 배상을 결정한 층간소음 사례는 이전에는 모두 시행사나 시공사가 배상하도록 해 왔는데 이 결정은 이웃이 배상토록 결정한 최초 사례다.

정부는 이웃간 갈등 조정을 위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를 설치, 운영해 오고 있다.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피해 건수는 2014년 2만 건을 넘어섰다. 이웃끼리 직접 해결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이웃사이센터는 전화상담, 현장진단, 현장측정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분쟁 해결을 지원한다. 이웃사이센터를 통해 해결되지 않으면 환경분쟁조정위원회로 넘어간다. 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실제 피해에 대한 금전 배상 방안까지 제시하는 절차다. 위원회 차원에서도 마무리되지 않으면 민사 소송이 가능하다.

일상 생활의 모습이 다변화하면서 환경 분쟁의 범위는 확대된다. 지난달에는 고속철이 달리면서 발생한 소음·진동 때문에 인근 양식장의 자라가 폐사한 사건에 대해 첫 배상 결정이 나왔다. 전남 장성군에서 양식업을 하는 B씨는 인근을 지나는 고속철 때문에 자라가 동면을 하지 못해 폐사하는 피해를 봤다며 배상을 신청했다. 고속철 관리주체인 한국철도시설공단은 고속철 운행 당시 주변 소음이 기준치 이내여서 배상 책임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환경분쟁조정위가 나서 양식장 수중 소음도을 실측했는데 수중 소음도가 평상시에 비해 30㏈ 가량 높았다. 이를 근거로 7천여만 원의 배상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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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조명에 의한 빛 공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인공 조명에 따른 농작물 피해를 보상받은 사례가 지난해 처음 나왔다. 경기 의왕역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C씨는 철도역 야간 조명 때문에 농작물의 수확량이 줄었다며 배상을 요구했고 분쟁조정위가 배상 결정을 내린 것이다.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스 광주 홈구장 옆 아파트 주민들은 마치 대낮처럼 환한 야구장 조명등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고 호소하고 있다. 김해공항의 경우 인근 월포마을 주민들이 활주로 유도등의 빛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나서는 바람에 활주로 유도등을 제대로 켜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90% 가까이가 빛 공해에 노출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철도 공사장의 진동으로 공사장 인근 온실에서 자라는 춘란이 무더기로 고사했다는 내용의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분쟁조정위는 지난 4월 춘란의 진동 피해를 처음으로 인정, 3억여 원의 배상을 결정했다. 춘란은 진동이 있으면 미세한 뿌리털이 떨어지면서 상처를 입기 쉽다는 판단이 나온 것이다. 기준치 이내의 소음 또는 진동이라 할지라도 가축이나 식물에 피해를 줄 수 있어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공사장 인근 난 재배 시설의 피해가 인정된 것은 2005년 1차례 있었는데 당시엔 소음 피해만 인정됐다.

올해로 설립 25주년을 맞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특이 사례 25건을 모은 '환경분쟁 조정 25년사'를 발간했다. 세관 야적장에 물건이 쌓이는 소리 때문에 집값이 하락해 피해를 봤다는 민원에 대해 배상을 결정한 사례, 광장 공연 행사로 인한 독서실 영업 피해에 대해 배상을 결정한 사례 등이 담겨 있다. 도로 성토 공사장의 통풍 방해로 인한 과수원 피해를 인정한 경우도 있다. <논설위원>

ks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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