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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가 생애 마지막 식사…보육원에 그냥 뒀더라면

송고시간2016-08-07 08:00

보육원서 귀가한 지 10일째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매 맞아

"부족한 엄마 만나…" 4살 '햄버거 여아' 학대母 구속

[연합뉴스20] [앵커] 햄버거를 먹은 뒤 화장실에서 쓰러져 숨진 4살 여자 어린이의 어머니가 구속됐습니다. 이 비정의 어머니는 딸이 부족한 엄마를 만났다며 뒤늦게 후회의 심정을 토로했지만 반성하고 있는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배삼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햄버거를 먹은 뒤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다가 쓰러져 숨진 4살 주모양. 상습학대 혐의를 받는 어머니 27살 추모씨는 뒤늦게 후회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추모씨 / 주모양 어머니(학대 피의자)> "잘못했다는 말밖에 할말이 없습니다. (딸에게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아이한테 잘못했다고 부족한 엄마 만나서…" 하지만 딸을 얼마나 굶겼느냐고 취재진이 질문하자 눈물 대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추모씨 / 주모양 어머니(학대 피의자)> "질문은 4개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더는 질문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후회에 진정성이 있는지 의심이 들게 하는 태도입니다. 경찰이 추씨를 구속했습니다.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실시한 법원은 사안이 중대하고 도주할 우려가 있어 구속할 필요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4일 보육원에서 딸을 데려온 추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주양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폭행에는 종이를 테이프로 감싼 몽둥이와 세탁소 옷걸이가 사용됐습니다. 추씨는 주양이 마지막 끼니로 햄버거를 먹기 전까지 28시간 동안 아무것도 먹이지 않았습니다. 추씨는 지난 2일 아이가 햄버거를 먹고 양치질을 하다 쓰러지자 '꾀병을 부린다'며 머리채 잡고 흔들고, 발로 걷어찼다고도 말했습니다. 경찰은 추씨의 신병이 확보됨에 따라 폭행과 사망과의 연관성 등을 본격 수사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배삼진입니다. 연합뉴스TV:02-398-4409(제보) 4441(기사문의), yjebo@yna.co.kr

햄버거가 생애 마지막 식사…보육원에 그냥 뒀더라면 - 2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엄마로부터 모진 학대를 당하다가 숨진 4살 여자아이의 생애 마지막 식사는 햄버거 세트였다.

20대 철부지 엄마는 보육원에서 잘 생활하고 있는 딸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며 굳이 집으로 데려와 10일째 되는 날부터 학대를 시작했다.

7일 인천 남부경찰서와 인천 모 보육원에 따르면 2012년 태어난 A양은 그해 부모가 이혼하자 아버지와 함께 할머니 밑에서 컸다.

할머니가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올해 4월부터는 인천의 한 보육원에 맡겨졌다.

처음에는 낯을 가렸지만 이내 또래 친구들과도 잘 어울렸다. 굉장히 활발한 편은 아니었지만 밝은 아이였다. 생활지도 선생님들에게도 인사를 잘해 귀여움을 많이 받았다.

보육원 생활에 잘 적응할 때쯤인 7월 초 엄마(27)가 찾아왔다.

엄마는 보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보육원 수녀 선생님에게는 그동안 키워줘서 고맙다며 연신 허리를 굽혔다.

집으로 온 뒤 보육원에서 울음을 터뜨리던 여린 엄마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었다. 10일째 되는 날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매를 맞았다.

엄마는 신문지에 테이프를 감은 몽둥이나 세탁소에서 주로 사용하는 철제 옷걸이로 발바닥이나 다리를 때렸다.

주로 말을 잘 듣지 않는다거나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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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더운 지난달 29일 함께 사는 엄마의 직장동료 아줌마(27·여)와 그의 남자친구인 한 아저씨와 함께 강원도 속초로 여행을 떠났다.

인천의 한 제조공장에서 근무한 엄마는 일 때문에 여행을 같이 가지 못했다.

A양은 이달 1일 오전 8시 여행을 끝내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에게 혼났다.

"왜 여행 가서 또 오줌을 그렇게 참았어. 참지 말라고 했지. 벽 보고 서 있어"

엄마의 고함에 벽을 보고 40분이나 가만히 서 있었다.

A양은 그때부터 다음 날인 2일 오전까지 온종일 아무것도 먹질 못했다. 밥을 굶은 건 '소변 참는 버릇을 고치겠다'며 엄마가 내린 벌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엄마가 롯데리아에서 햄버거 세트를 시켜줬다. 아줌마, 아저씨와 함께 허겁지겁 햄버거 하나를 다 먹었다.

A양이 화장실에서 쓰러진 건 그로부터 2시간 가량 지난 당일 오후 1시.

엄마와 함께 양치하던 중이었다. 엄마는 "꾀병을 부린다"며 머리채를 잡아 흔들어 바닥에 부딪히게 한 뒤 머리, 배, 엉덩이를 발로 걷어찼다.

A양은 희미하게나마 남아 있던 의식마저 잃었다. 그제야 상황이 심각하다고 생각한 엄마는 119에 신고하고 직접 심폐소생술도 했지만, 딸의 멎은 심장을 다시 뛰게 하지 못했다.

119 구급대가 집에 도착했을 때 A양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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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가 오고 소방대원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을 목격한 이웃들에게 아이 엄마는 좀 이상하게 보였다.

아이가 숨을 거뒀는데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평온한 모습이었다. 구급차에 실려 가는 딸 아이를 쳐다보는 모습이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 병원에 갈 때도 구급차에 함께 타고 가지 않았다.

병원 응급실 앞에서도 엄마는 스마트폰을 보며 비교적 태연한 모습이었다. 딸을 잃은 보통 부모의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엄마의 학대를 당하다가 햄버거로 생애 마지막 식사를 한 A양은 채 피지도 못하고 4일 화장됐다.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취재진에게 한 B씨의 말대로 "부족한 엄마를 만나" 짧은 생을 마감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육원에서 잘 생활하는 딸을 굳이 데려와 왜 그렇게 때리고 학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계속 보육원에서 있었으면 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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