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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전 피폭, 오늘처럼 생생" 원폭 희생자 추모제 열려

송고시간2016-08-06 12:02

"사회 관심·지원 호소"…日 히로시마 前 시장도 참석

(합천=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진 지 71년이 흘렀지만 원폭 피해자들에게는 그 날의 기억이 오늘처럼 생생했다.

6일 경남 합천군 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에서 열린 71주기 한국인 원폭 희생자 추모제에 참석한 이수용(88) 할머니는 손수건으로 연신 흐르는 땀과 눈물을 닦았다.

이 할머니는 가족들과 함께 히로시마에 머무르던 1945년 8월 6일 원폭 피해를 보았다.

당시 금융계통 회사 직원이던 이 할머니는 "출근하자마자 '번쩍'하며 열 폭풍이 일어났다"며 "실신한 뒤 일어나보니 바닥은 피바다가 돼 있었고, 내 왼쪽 다리는 깨진 유리창 파편 때문에 출혈이 심했다"고 회상했다.

이 할머니의 부모, 오빠 등 가족 모두는 역시 피폭의 참사를 피하지 못한 채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 할머니는 당시 사고로 현재도 다리가 심하게 붓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이날 폭염경보가 내린 찌는 듯한 날씨에도 다리에 두꺼운 압박 스타킹을 신고 있었다.

이 할머니는 "사람들에게는 71년 전 끝난 일이겠지만 우리들에게는 여전한 고통으로 남아 있다"며 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71년 전 피폭, 오늘처럼 생생" 원폭 희생자 추모제 열려 - 2

추모제에는 이 할머니 같은 원폭 1세 피해자들과 그 후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추도사는 일본 고위직 출신으로는 추모제에 처음 참석한 히라오카 다카시(平岡敬·88) 히로시마 전 시장이 맡았다.

히라오카씨는 "원폭을 투하한 미국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식민 지배와 원폭 피해에 대해 일본 정부가 사죄해야 한다"며 "현재도 후유증에 고통을 받는 피폭자들에 대한 원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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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나 정치권에서는 강석진 지역구 국회의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1시간여 동안 추모 공연, 묵념,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 경과 보고, 추도사, 헌화 등 순서로 열린 추모제는 참석자들 사진 촬영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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