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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 카톡을 본다?…일상에 드리운 감청 불안

송고시간2016-08-07 07:00

상반기 카카오·네이버 감청 50건…이메일 압수수색영장 발부도 수천건

수사기관 감청 후 당사자 통보해야


상반기 카카오·네이버 감청 50건…이메일 압수수색영장 발부도 수천건
수사기관 감청 후 당사자 통보해야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은 메신저, 이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들여다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국가 기관의 합법적 엿보기인 '감청'은 이미 현실이 되어 버렸다.

감청은 중범죄 사안인 경우에 한해 사전 법원 허가를 받아 유무선 전화, 이메일, 메신저와 SNS 등 모든 통신 내용을 다 볼 수 있는 조치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메신저도 감청이 가능하다.

특정 사용자에 대한 감청 허가가 떨어지면 당국은 앞으로 일어나는 대화를 서버에서 가져올 수 있게 되는데, 당사자는 감청 여부를 전혀 알 수 없다.

감청보다는 약하지만 압수수색도 있다. 엄밀하게 '실시간'은 아니지만, 카카오[035720] 서버에 저장된 2~3일 치 과거 대화나 다음과 네이버의 과거 이메일을 들여다보는 조처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와 인터넷 포털 네이버, 다음 3곳이 올해 상반기 수사시관에 제공한 감청 정보는 50건에 달하고 압수수색영장 발부는 각각 2천건 안팎에 이른다.

당사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그만큼의 '엿보기'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가 최근 발표한 '2016년도 상반기 투명성 보고서'를 보면 올해 1~6월 수사기관이 카카오에 요청한 통신제한조치(감청)는 15건으로, 모두 처리됐다. 주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감청했다.

카카오톡 대화방은 감청 과정에서 추가로 감청이 요청되기도 하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4건이 있었다.

누군가 내 카톡을 본다?…일상에 드리운 감청 불안 - 2

같은 기간 인터넷 포털 네이버와 다음에 대한 이메일 감청은 각각 17건과 18건을 기록했다. 비밀스러운 사생활 영역인 이메일이 수사를 목적으로 공개된 것이다.

감청이 무서운건 실시간 감시도 가능하지만 이메일 등을 수사기관이 당사자 동의 없이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사찰 논란이 일기도 했고 카카오는 2014년 수사기관의 감청에 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1년여 만인 지난해 10월부터 다시 협조하고 있다. 카카오 입장에서 각종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사실에 대한 조사이긴 하지만 압수수색영장 발부는 훨씬 더 많다. 올해 상반기 네이버가 3천387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카카오 1천809건, 다음 1천295건 등이다. 네이버의 경우 압수수생영장 발부로 제공된 정보가 무려 5만452개에 달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카카오와 네이버 모두 수사기관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용자의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 통신자료 요청에는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나름대로 자기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더라도 전기통신사업자가 반드시 제출할 필요는 없다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해 2012년 10월부터 통신자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수사기관의 감청, 압수수색영장에 대해서는 사생활 침해 지적과 공익을 위해 필요하다는 평가가 함께 나온다.

정보통신(IT) 분야에 능통한 한 변호사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인터넷, SNS 등으로 옮겨가면서 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요청이 늘어나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 혐의 때문에 감청이 이뤄지는지는 명확히 알려진 것이 없다. '통신비밀보호법'에 범죄수사를 위한 통신제한조치의 허가요건 등이 나와 있을 뿐이다.

메신저 업체에는 관련 사건, 혐의 명 등의 자세한 내용은 가려져서 영장이 전달된다.

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가를 상대로 한 테러, 전복 시도 등 범죄 정도가 중하지 않으면 (감청) 영장이 실제 나오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감청은 실제 건수가 그리 많지 않아도 사후에야 당사자에게 감청 여부가 통보되는 만큼 사생활에 대한 제한이 매우 커 항상 논란을 낳았다.

특히 수사 피의자의 단체 카톡방에 참여한 이들의 사생활 침해 문제도 불거지기도 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감청은 미리 알게 되면 (수사가) 성립되지 않으니 수사가 전부 끝난 뒤에야 통보하는데 그동안 감청당한 사실을 모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는 1년, 2년 후에나 감청 여부를 당사자에게 알려주게 돼 있는데 이러한 부분은 법적으로 시정돼야 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의 안전을 지키고 범죄 예방, 수사활동 전개 등 공익적 목적을 위한 (자료 제공 등의) 조치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곽 교수는 "사회 안전과 개인의 사생활 등이 충돌할 수 있기에 근거와 절차 기준을 명확히 하고 가능한 최소한의 침해가 되도록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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