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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돌이' 고향 제주 "수족관 아닌 자연에서 돌고래 본다"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이자 생태관광 최적지…대자연 아름다움 느껴
돌고래 방류 이후 매년 20%씩 성장…"관찰 가이드라인 지켜야"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돌고래 생태관광지로서 제주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 해마다 20%씩 관광객이 늘면서 제주 관광의 별미처럼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생태관광을 통해 돌고래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지만 더욱 운이 좋다면 자연으로 돌아간 제돌이와 춘삼이 등을 볼 수도 있다.

등지느러미에 숫자 '1'이나 '2'가 적힌 제돌이와 춘삼이를 찾는 재미, 그렇지 않다면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스노클링과 낚시를 즐기는 재미도 쏠쏠하다.

'제돌이' 고향 제주 "수족관 아닌 자연에서 돌고래 본다" - 2

◇ "대자연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

"돌고래다! 저기 돌고래가 있어요!"

5일 오전 9시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김녕요트투어 소속 보나J호가 출항한 뒤 10분 남짓 지나자마자 선장이 소리쳤다.

요트 왼쪽에서 남방큰돌고래 2∼3마리가 함께 바다를 가르며 헤엄치고 있었다.

"오른쪽을 보세요!"

선장이 소리친 방향을 보자 이번에는 10여 마리 돌고래들이 '누가 더 빨리 가나' 경쟁을 하듯 함께 출발한 다른 요트 보나51호와 속도 경쟁을 벌였다.

돌고래들의 일반적인 행동인 뱃머리 타기(Bow Riding·뱃머리에서 선박이 일으키는 파도를 타며 노는 행위)를 하고 있었다.

요트에 탄 관광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뱃머리로 달려가 사진을 찍으며 탄성을 질렀다.

이날 돌고래들은 수십 마리가 함께 군무를 펼치며 유영하기보다는 2∼3마리 또는 10여 마리 작은 무리로 나눠 요트 주위를 장난을 치며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관광객들은 돌고래가 사방에서 번갈아 나올 때마다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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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한 돌고래가 화답하듯 뱃머리 왼편에서 점프하며 하늘을 갈랐다.

'첨벙!' 하얀 물보라가 일며 잔물방울이 관광객들에게 튀었지만, 누구 하나 신경 쓰지 않았다.

어린아이들처럼 좋아하는 사이 돌고래 생태투어가 절정에 달했다.

"행운이네요. 여러분이 박수를 쳐주니 돌고래들이 기뻐합니다. 돌고래들에게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보내주세요!"

노련한 말솜씨로 관광객들을 진정시킨 선장 표연봉(45)씨는 돌고래들의 진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일정하게 거리를 두며 뱃머리를 돌렸다.

가족과 함께 돌고래 생태관광을 한 이우영(39·여·경기도)씨는 "돌고래를 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수십 마리 돌고래떼를 한꺼번에 볼 수 있어 정말 좋았다"며 "예전 괌에 가서도 돌고래 투어를 한 적이 있지만, 이곳 김녕에서의 돌고래가 더 크고 많은 것 같다. 훨씬 더 재밌게 봤다"고 말했다.

이씨는 "동물원에서의 돌고래 쇼는 사실 TV에서 공연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지만 이렇게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와 돌고래를 보니 '정말 대자연의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즐거워했다.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그리고 복순이는 잘 살고 있을까.

◇ 제주, 돌고래 생태관광 뜬다

돌고래 생태관광지로서 제주가 점차 주목받고 있다.

수족관이 아닌 드넓은 바다에서 힘차게 헤엄치는 돌고래들의 군무를 보기 위해 제돌이가 방류됐던 김녕 앞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60∼70여 명이 규모가 다른 요트 3대에 나눠타고 돌고래 관광은 물론 낚시와 스노클링, 세일링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긴다.

550t급 크루즈선에 200명 가까이 되는 많은 사람을 태우고 떠나는 울산의 고래생태관광만큼 큰 규모는 아니지만 조금씩 입소문을 타면서 제주 관광의 별미처럼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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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월 성수기에는 한 달간 1만 명, 1년간 5만 명에 이르는 관광객이 찾는 등 지난 2013년 제돌이 방류 이후 그 규모가 해마다 20%씩 증가하고 있다.

제주는 남방큰돌고래 110여 마리가 서식하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국내 유일의 장소이자, 사람들에 의해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 공연에 동원됐던 제돌이 등이 숱한 화제를 모으며 방류된 곳이다.

3년 전 제돌이의 야생방류는 아시아에선 최초로 이뤄졌으며, 남방큰돌고래의 방류는 세계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특히 불법포획된 돌고래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방류를 결정한 것은 세계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후 달라진 사회 분위기와 환경단체들의 적극적인 감시 속에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불법포획은 완전히 사라졌다. 어민들 역시 자발적으로 혼획된 돌고래들을 풀어주면서 제주에 사는 남방큰돌고래 개체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방류된 암컷 돌고래 삼팔이가 새끼를 낳았다는 반가운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고래연구센터 김현우 박사는 "불법포획과 혼획 피해가 없다면 매년 3.5% 정도씩 개체 수가 늘어날 수 있고, '예전에는 지금의 2배 정도 있었다'는 제주 어민들의 증언과 제주의 자연환경 등을 미뤄볼 때 200마리까지 늘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바다에서 돌고래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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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와 함께하는 김녕요트투어 김광경 대표는 "현재 김녕 앞바다에서만 한 달에 적게는 12일 많게는 15일 정도 출현하며, 반나절 이상 머물며 먹이를 찾거나 노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며 "돌고래가 보이지 않을 때는 스노클링과 낚시 등 해양레저 체험 위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자유연대에서 보내 온 남방큰돌고래 관찰 기준에 대한 제안서에 따라 돌고래들에게 먹이를 줘서 야생성을 뺏는다든지 돌고래에 일부러 가까이 접근해 다치게 하거나 진로를 방해하는 일이 없도록 돌고래와 김녕 앞바다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돌고래 생태관광은 자연환경과 동물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공수족관에 갇힌 돌고래가 아닌 야생 그대로의 돌고래를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과도한 상업화로 인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돌고래 관찰 가이드라인을 반드시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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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포획 돌고래들 자유를 얻기까지

사람들에 의해 불법 포획돼 돌고래쇼 공연에 동원되다 우여곡절 끝에 고향 제주바다로 돌아간 국제보호종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그리고 복순이.

이들의 사연은 6∼7년 전인 2009∼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의 한 공연업체는 2009년 5월 서귀포시 성산읍 정치망에 걸린 제돌이와 복순이 등 남방큰돌고래 2마리를 1천500만원에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2010년 8월 13일까지 모두 11마리를 9천만원에 사들였다. 제돌이는 포획된 지 두 달 뒤인 2009년 7월 서울대공원 바다사자 2마리와 교환돼 서울로 팔려갔다.

돌고래들은 서울과 제주에서 즉각 훈련을 통해 쇼에 동원됐다.

하지만 2011년 7월 남방큰돌고래를 불법 포획해 돌고래쇼 공연업체에 팔아넘긴 어민 8명이 제주해양경찰청에 적발된 데 이어 돌고래쇼 공연업체가 수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면서 국내 첫 돌고래 소송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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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포획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는 이들 남방큰돌고래를 즉각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2년 3월 12일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에 동원됐던 제돌이의 방류를 결정했다.

서울시의 결정은 돌고래 논란의 일대 전환점이 됐다. 서울대공원의 제돌이가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풀려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다른 돌고래들은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공연과 훈련 도중 차례로 죽어갔다.

대법원에 의해 최종 몰수판결이 나올 때까지 11마리 중 6마리가 폐사했고 5마리만 살아남아 고향 바다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 2013년 6∼7월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가 먼저 고향 바다로 돌아갔다.

기형·장애·심리적인 불안상태 등 여러 가지 문제로 방류되지 못했던 태산이와 복순이 역시 지난해 여름 제주시 함덕 앞바다에서 방류됐다.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는 불법포획된 지 각각 1천540일, 1천487일, 1천137일 만에, 태산이와 복순이는 2천203일, 2천258일 만이었다.

bj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8/07 07: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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