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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는 법정드라마, 한드는?…한미 '굿와이프' 비교

송고시간2016-08-07 11:00

명확해진 캐릭터에 속도감까지 붙어 보는 재미 '쏠쏠'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tvN '굿와이프'가 반환점을 돌았다.

이미 증명된 스토리에 탄탄한 배우진까지 든든하게 갖췄지만 웬지 모르게 남아있던 우려를 깨끗하게 씻어냈다.

원작을 망칠까 봐 전전긍긍 이 드라마를 바라보던 원작 팬들은 걱정과 달리 한국 정서에 맞추면서도 원작의 색깔을 잃지 않은 tvN판 '굿와이프'를 마음 놓고 즐기게 됐다. 시청률도 5%를 넘나들어 성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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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해진 캐릭터-빠른 전개

tvN판 '굿와이프'는 원작에서 일곱 시즌에 걸쳐 다뤄진 이야기를 16개 에피소드로 축약하면서 전개의 속도를 올렸다.

tvN '굿와이프'는 이태준(유지태 분)과 대척점에 서 있는 검사 최상일(김태우)의 이혼 에피소드를 4회에 방송했다. 원작에서는 시즌1 11번째 에피소드에서야 나온 내용이다.

김혜경(전도연)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서중원(윤계상)이 자신의 마음을 혜경에게 털어놓는 장면은 시즌 1의 마지막 장면이지만 tvN '굿와이프'에서는 정확히 5부 능선인 8부 마지막에 나왔다.

원작이 봐도 봐도 이 사람이 선한지 악한지 알기 어려운 데서 오는 현실감으로 극의 재미를 만들었다면 tvN이 만든 한국판 '굿와이프'는 확실하고 강한 성격의 인물들이 부딪치며 발생하는 화학적 작용을 관전 포인트로 뒀다.

무덤덤한 표정 아래 수많은 감정을 숨기고 있는 얼리샤와 달리 전도연은 자신을 무시하거나 비웃는 듯한 상대를 향해 "연수원 몇기세요?" "앉아도 된다는 말 안 했는데요?"라며 맞선다. 순간적으로 불꽃이 튀는 듯한 모습에 긴장감까지 돈다.

자신의 잘못 때문에 상처받은 아내에게 한동안 기죽어있던 원작의 피터와 달리 이태준은 "당신에게 가장 좋은 것을 해주려고 그랬다"며 당당한 모습이다.

피터는 후반부까지 선과 악의 경계를 오갔지만 이태준은 8회 말미 칼까지 휘둘러 악에 가까워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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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판 '굿와이프' 법정드라마 장르에 집착하지 않아

미국판 '굿와이프'는 법정 드라마라는 색깔을 확실히 했다. 시즌이 거듭될수록 주인공을 둘러싼 상황이 발전해나가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 캠페인까지 그렸지만, 이 또한 법조계와 정치계의 밀접한 관계를 그려나가는 연장선상에 있었다.

그러나 tvN의 '굿와이프'는 김혜경이라는 인물의 성장에 훨씬 더 많은 힘을 쏟는 모양새다.

김혜경이 맡는 사건들은 남편 이태준과 관련이 있거나 김혜경이 감정을 이입할만한 것들로만 이뤄지고 있다.

연출을 맡은 이정효 감독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도 다양한 법정 장면이 나오겠지만 디테일하게 파헤치는 것보다는 김혜경 처지와 연관되고 유추할 수 있는 사건들이 나올 듯하다"고 설명했다.

tvN은 또 법정드라마라는 장르에 집착하기보다는 가족이라는 한국적 정서를 가미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원작에서는 어느 정도 경륜 차이가 있는 동료 두 명이 운영하는 법무법인이라는 배경이 한국판에서 남매인 서명희(김서형)와 서중원이 운영하는 것으로 바뀌었고 두 사람의 아버지 서재문 캐릭터도 새로 만들어 등장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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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주? 같은 그림 찾는 재미

원작 시즌 1의 마지막 23번째 에피소드는 남편 피터 패트릭의 기자회견장에 간 얼리샤에게 윌이 전화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고, 얼리샤가 카메라 앞에서 자신에게 손을 내미는 남편과 윌의 전화 사이에서 고민하는 듯한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tvN '굿와이프' 8회의 엔딩과 같다.

이 드라마의 첫회 첫 장면도 원작의 첫 장면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똑같았다.

제작진은 제작단계부터 원작과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부 장면은 보란 듯이 원작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한국에서 원작을 망치면 어쩌나"하는 우려의 눈초리로 tvN판 '굿와이프'를 지켜보던 원작을 즐겨보던 팬들로서는 반가운 장면이다.

이외에도 김혜경은 한국 드라마의 정해진 설정처럼 여겨지는 '키스는 남녀주인공끼리만'의 법칙을 보란 듯이 깨고 동료 서중원과 키스한 뒤 집으로 돌아가 남편과 농도 짙은 스킨십을 나눴다.

정서적으로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깊이 있는 연기로 풀어낸 배우들 덕분이기도 하지만 이런 '파격'은 비난을 받기보다는 "한국 드라마도 이런 장면을 그릴 수 있다니"라는 환호를 받으며 앞으로 전개를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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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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