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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 유해물질 관리 '구멍'…'책임 전가' 공방전

송고시간2016-08-07 07:05

유해물질 배출 놓고 해수부 "원천 불가"·산업부 "제한적 허용" 논쟁

해수부, 발전소 관리 방치…발전소 기강 해이 드러나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대부분의 화력발전소들이 유해물질인 디메틸폴리실록산을 방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정부의 발전소유해물질 방류 관리체계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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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같은 상황에서도 해양환경 관리를 담당하는 해양수산부와 발전소 운영 관리·감독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관련 법규를 서로 달리 해석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해수부의 경우 유해물질이 포함된 온배수가 배출된 발전소 주변 해양수질 관리 감독에 아예 손을 놓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 수사와 산업부 전수 조사가 진행중인 발전업계도 관련 규정이 미비해 해당 물질을 방류한 것이라고 '면피'성 해명만 반복해, 국가 기간시설로서 환경 보호를 위한 책임을 저버렸을 뿐 아니라 기강 및 도덕적 해이가 만연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 "제한적 배출 가능"·"원천 불가" 소모적 논쟁

울산화력은 해양환경관리법상 유해액체물질로 분류된 디메틸폴리실록산 500t가량을 온배수 거품을 없애는 소포제(거품 제거제)로 수년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울산해경에 덜미를 잡혔다.

이와 관련, 울산화력은 "모든 발전소가 이 물질을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실제로 부산 감천화력과 인천 영흥화력 등 대다수 화력발전소가 해당 물질을 소포제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화력은 디메틸폴리실록산이 해양배출을 제한하는 'Y류'로 분류되는데, Y류는 '배출 조건을 충족하면 제한적·예외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물질'이라고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만약 이 물질을 배출 금지물질로 취급해야 한다면 현행 Y류가 아닌 금지물질인 X류로 재분류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제한적 배출이 가능한 Y류로 분류해놓고 배출을 원천 금지하는 것은 '규정 불비(갖추지 않음)' 사항이라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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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무부처인 산업부도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산업부는 환경부가 디메틸폴리실록산을 유해물질로 분류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또 어떤 유해물질이라도 그 농도나 양에 따라 허용되는 범위가 있는데, 아무 기준 없이 단 1g도 배출해선 안 된다는 해석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하는 '화학물질안전관리정보시스템'도 디메틸폴리실록산의 해양배출에 대해 '배출량 및 농도에 제한이 필요한, 특별한 오염방지 조치를 해야 하는 물질'이라고 명시, 특정 조건에서는 배출이 가능한 것처럼 알리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해당 물질이 유해한지, 유해하다면 기준이 무엇인지가 우선 전제돼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답이 없다"면서 "배출 농도나 양에 대한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 '일단 배출은 무조건 하지 마라'는 식의 논리를 어떻게 수용하겠나"고 입장을 밝혔다.

이런 주장에 대해 해수부는 "디메틸폴리실록산은 해양배출이 원천 금지된 물질"이라고 단호히 맞서고 있다.

해양수산부령인 '선박에서의 오염방지에 관한 규칙'은 2008년 제정될 때부터 디메틸폴리실록산 등의 유해액체물질을 규정하고 있고, 해당 물질들은 해양환경관리법 시행규칙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런데 해양환경관리법 시행규칙은 선박이 아닌 육상(발전소 등 해양시설)에서 원칙적으로 모든 유해액체물질의 해양배출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자가 정화시설 등에서 재처리했을 때만 배출을 허용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처벌 규정도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자꾸 'Y류'를 거론하며 제한적 배출을 주장하는데, X·Y·Z류 구분은 해상의 선박에 해당하는 것이다"면서 "환경적 영향이 큰 육상의 해양시설에서는 X류든, Y류든, Z류든 모든 유해액체물질의 해양배출이 금지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울산화력의 사례는 자가 처리시설을 거친 것도 아니고 냉각수에 섞어서 배출한 것이어서 불법 투기행위에 해당하는 셈"이라면서 "엄연히 규정이 있는 데도 발전업계와 주무 부처조차 유리한 법 조항만 끌어다 붙여 규정 미비를 주장하면서 책임을 회피하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이번 사례를 계기로 유관 부처끼리 힘을 모아 해당 물질 배출의 유해성을 면밀히 따지고 제대로 된 법령 정비 및 관리체계 수립에 나서야 하지만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해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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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부, 유해물질 방류 관리 책임 방기

해안에 자리 잡은 발전소는 바닷물을 끌어들여 발전설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고, 이런 공정으로 따뜻해진 물(온배수)을 다시 바다로 흘려보낸다.

온배수가 방출되면 바닷물과의 온도 차이 때문에 거품이 발생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포제를 사용한다.

이처럼 발전소마다 대량의 바닷물을 냉각수로 사용한 뒤 소포제와 함께 다시 방류했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관리·감독은 부실 그 자체였다.

원전 온배수의 방사능 오염 의혹이나 따뜻한 물이 해양생태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식의 문제 제기는 있었지만, 온배수에 유해물질이 섞여서 방류됐을 것이라는 데에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해수부가 밝힌 대로 소포제로 사용된 물질의 해양배출이 금지됐다면, 진작에 해당 물질과 온배수 수질에 대해 점검과 규제가 있어야 했다.

해수부도 이런 점을 시인했다.

해수부 고위 관계자는 "온배수 수질을 주기적으로 점검했어야 했는데, 그 부분을 놓쳤다"면서 "온배수가 방류되는 해역의 수질을 조사한 적은 있지만, 온배수 자체에 어떤 물질이 섞였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에 불거진 문제가 사전에 의심하거나 예상하기 어려운 부분이었으며, 앞으로는 관계 부처나 전문기관과 협력해 온배수를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해양배출 금지물질이 약 500개에 달하는데 모든 물질을 일일이 챙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문제가 될 만한 의심이나 개연성이 있는 것 위주로 챙길 수밖에 없는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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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전업계 '규정 미비' 변명으로 일관…기강·도덕적 해이

동서발전을 비롯한 발전소들은 규정 미비를 내세워 해경 수사와 사회적 비난 여론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가장 큰 책임은 이들에 있다는게 중론이다.

만약 규정이 미비하거나 혼선이 빚어졌다면 관계 부처에 자세히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지만, 발전업계에서 이런 노력은 전혀 없었다. 국가 기간시설의 기강과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발전업계가 실리콘계 소포제인 디메틸폴리실록산을 사용한 것은 비용 절감 때문으로 해수부와 해경은 보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울산화력이 사용했던 디메틸폴리실록산은 ㎏당 1천300원으로 친환경 소포제(1천700원)보다 저렴하다.

부산 감천화력은 비실리콘계 소포제로 전환하면서 기존 디메틸폴리실록산보다 1.8배 비싼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그동안 간편하고 저렴하다는 이유로 유해물질을 소포제로 사용한 발전업계가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정부도 해양배출 관리가 더욱 촘촘하고 명료하게 이뤄지도록 규정과 업무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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