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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기암 투병에도 "끝까지 경찰하고 싶다"던 40대 경찰 별세

송고시간2016-08-05 11:41

"건강해 보였는데…" 갑작스러운 사망소식에 동료들 '당혹'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끝까지 경찰로 남아있고 싶습니다."

말기암 투병에도 "끝까지 경찰하고 싶다"던 40대 경찰 별세 - 2

4일 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형사과 소속 박남진(48) 경위가 전날 오전 지병으로 입원 치료를 받다 숨을 거뒀다.

박 경위가 말기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은 지난해 12월, 암세포가 이미 퍼질 대로 퍼져 수술은 엄두도 못낼 상태였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경찰 동료들은 몸을 챙겨야 한다며 명예퇴직이나 휴직을 권했으나 박 경위는 고개를 가로저어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치료하면서 끝까지 경찰로 남아있고 싶습니다."

사나흘씩 걸리는 항암치료를 받을 때만 휴가를 내고 자리를 비울 뿐 박 경위의 일상을 달라질 게 없었다.

5개 팀이 24시간을 책임지는 형사과 업무를 '조용하고 듬직하게' 책임졌다.

주먹을 휘두른 취객,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주한 범인, 주민을 괴롭힌 동네 건달까지 매일같이 쏟아지는 사건들을 위암이 퍼진 속을 움켜쥐고 박 경위는 처리했다.

동료들은 위암 말기 투병 사실을 주변에 알리기 꺼리는 박 경위의 업무 공백을 한 발 더 뛰어 메웠고, 박 경위는 그런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아픈 기색을 내지 않고 맡은 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위암 말기 판정을 받기 전까지 박 경위는 경찰서에서 자랑할만한 인재였다.

대위로 군 복무를 마치고, 1997년 10월 순경으로 임용한 박 경위는 전남 목포경찰서에서 첫 경찰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광주에서 19년 경찰 생활 대부분을 보내며 경찰청장 표창 3번, 지방경찰청장 표창 2번을 수상하기도 했다.

위암 판정을 받기 직전인 지난해에는 '동네 조폭' 수사에서 혁혁한 공으로 세워 경찰서 내부에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런 박 경위가 평소와 같이 지난달 21일 통원 치료를 위해 휴가를 냈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입원 치료 중에 갑자기 몸 상태가 악화돼 퇴원하지 못하다가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이다.

갑작스러운 동료의 죽음에 미처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한 동료들은 장례식장으로 뛰어가 밤을 지새우며 박 경위를 추모했다.

군대에 보낸 아들과 고등학생 딸을 남기고 떠난 박 경위의 빈소는 광주 천지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오는 6일 오전에 열린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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