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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보복' 전문가 제언…"中 대국답지 못해, 당당히 대응해야"

송고시간2016-08-05 11:29

박병광 "中 밀어붙인다고 무릎 꿇을 수 없어, 특사파견도 고려해야"

김흥규 "악마화·대립중심 사고는 파국 불러…냉정하게 봐야"

김한권 "中도 한중관계 고민…근본적 조치는 어려울 것"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김효정 기자 =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보복성 대응' 징후가 잇따라 나타나면서 한국사회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의 최근 행보가 "한중관계의 근본적 판을 깰 수는 없다"는 전제에서 나온 단계적 저강도 조치라는 데 5일 무게를 뒀다.

이런 점에서 대립적 구도에 매몰되거나 중국의 조치 하나하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소통 노력을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다음은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잇단 '조치'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과 제언.

◇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

중국으로서는 한국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불만을 표시하고 자신들이 의도하는 바대로 학습효과를 주기 위한 압박 수단을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한중관계를 파탄낼 수는 없지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한중관계의 판을 깨지는 않지만 향후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한국이 중국을 쉽게 무시하지 못하도록 압박을 행하려는 의도가 있다. (사드 배치 목표시점인) 내년 말까지 압박을 함으로써 사드 배치를 철회하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 압박 단계에 들어간 것이고 중국은 시간표 계산을 통해 점진적으로 조치(수위)를 올려 나갈 수 있다. 한국 내 자중지란을 의도하고, 한국 정부가 압박을 받아 변화된 행동을 취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 입장에서 사실 대국적이지 않고 굉장히 자국 중심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중국이 사드 반대에 내세우는 가장 큰 이유는 지역의 전략적 균형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하는데 한국만을 압박하고 있다. 북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라고 하면서, 정작 사드에 대해서는 설명도 거절하고 외교적 수단을 거부하는 태도는 중국의 본모습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다.

중요한 것은 한국과 중국이 전략적 소통과 접촉을 통해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느냐다. 상황이 복잡할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중국이 밀어붙인다고 우리가 갑자기 등을 보이거나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 사드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자위적 조치이고, 제3국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당당하게 가야 한다.

한중관계가 사드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중국은 물론, 우리 정부에도 해당한다. 중국에 대해 사드 배치의 정당성을 지속해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성의 있는 노력을 우리가 먼저 기울여야 하고, 그 속에서 특사 파견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김흥규 아주대 중국정책연구소장

중국이 한국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나서 대응 리스트를 완성했다고 판단하면 될 것 같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가 노골적으로 비난과 불쾌함을 얘기하고, 심지어 우리 대통령에 대해서도 유사한 수준의 거론을 한다는 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자국민에게도 이런 단계로 들어갔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현 단계는 이제 시작이다.

한편으로 저강도 조치부터 했다는 것은 중국이 한중관계를 해치고 싶지 않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여지를 두고 상대의 행동을 봐 가면서 상응하는 문제 제기를 계속하고, 강도를 높여 간다는 성격이다.

우리가 그런 신호를 분명하게 읽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방을 너무 '악마화'하는 각도로 보고 대립 중심으로만 보게 되면 민족주의적 감정과 해석의 남용, 오해가 계속 상승 작용을 하면서 파국으로 가게 된다. 현재 상황을 옳고 그름으로만 보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이 국면을 보다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갈등과 협상을 위한 공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이를 이해하면서 더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보려는 소통의 노력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중국과 접점을 찾을 수 있는 지점은 '사드의 한반도화'를 제도화하는 것이다. 중국은 사드가 한반도화를 넘어서서 기술 진화를 하고 복합 네트워크에 의해 미국, 일본에 연결되며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제에 포함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사드가 미국에 의해 자의적으로 운용, 해석되고 추가로 도입되는 상황을 한국이 제도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기제를 갖추게 된다면 사드가 대북용이라는 점을 중국과 러시아에 알려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

장관급인 외교부장, 국방부장은 물론 시진핑 주석까지 직접 이야기한 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은 굉장히 체면이 상한 상황이다. 특히 최고지도자들의 체면이 상했기 때문에 국내정치적 측면에서 한국에 강하게 반발하고 사드 배치를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수순이다.

현재와 같은 방법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중국의 한중 관계에 관한 전략적 고민이 나타난 모습이라고 생각된다. 사드 배치에 대해 불만을 표하지만, 그렇다고 한중 우호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거나 지금과 같은 조치를 장기적으로 취할 수 없다는 데서 나온 고민이다.

한중 국민들 간 혐오감과 반감이 나타나 정말로 한중관계가 벌어지는 것 또한 중국은 굉장히 우려하고 있다. 한중관계의 기본 틀이 훼손된다면 한국은 한미일 지역안보 협력 체제에 한 발짝 더 다가갈 것이고 미국 주도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에 참여할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면 중국은 지금보다 훨씬 미중의 전략적 경쟁 구도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중국도 단기적이거나 부분적인 조치가 아닌 장기적, 근본적인 조치는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중국의 이런 여러 대외적 상황을 이해하면서 중국의 조치 하나, 중국 언론의 말 한마디에 너무 민감하게 대응하거나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고 본다. 오히려 침착하게 중국에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단기적 마찰이 한중관계에 틈을 벌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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