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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무임금·감금·학대 혐의 '축사노예' 농장주 송치(종합)

송고시간2016-08-05 12:03

경찰 "8일 사건 송치…부족한 부분 보강 수사할 것" 수사결과 발표

피해자 고씨 "막대기로 머리·팔 맞았다", 피의자 부부는 부인

축사 강제노역 아들 19년 만에 모친 상봉
축사 강제노역 아들 19년 만에 모친 상봉

(청주=연합뉴스) 14일 오후 청주시 흥덕구의 한 마을에서 축사 강제노역을 한 지적장애인 고모(47)씨가 19년 만에 모친과 재회하고 기뻐하고 있다. 2016.7.15 [독자 제공=연합뉴스]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청주에서 발생한 지적장애인 '축사노예' 고모(47)씨 강제노역 사건과 관련, 경찰이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고씨를 소 축사 쪽방에서 생활하게 하고 19년간 강제로 일을 시킨 혐의(형법상 중감금 등)를 받는 농장주 김모(68)씨, 오모(62·여)씨 부부 사건을 오는 8일께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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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에게 적용된 혐의는 형법상 중감금, 근로기준법 위반,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등 3가지다.

경찰은 부부가 축사 일과 밭일을 시키면서 고씨에게 임금을 전혀 지불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씨 부부는 이 과정에서 고씨가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말을 잘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고씨가 자신의 폭행 피해를 생생하게 그린 그림과 일관된 진술, 몸 곳곳에 난 상처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곽재표 수사과장은 "고씨가 주로 어떤 물건에 맞았느냐는 질문에 '나무막대기'라고 진술하고 각목 형태를 집었었다"며 "'아줌마가 많이 그랬다(때렸다)'고 일관되게 진술했고, '아저씨도 조금 그랬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일을 하지 않거나 늦게 일어날 때 맞았다고도 진술했다.

농장주 부부가 고씨에게 단 한 번도 가족을 찾아주려 노력하지 않았고 19년간 강제노동을 시키며 병원 치료도 제대로 받게 하지 않았던 점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고씨는 2005년 1월 21일 소 여물을 써는 기계에 오른쪽 다리를 다쳐 모 병원에서 8일간 입원한 것 이외에는 치료 기록이 없었다.

그런데도 피의자 부부는 임금 미지급 사실만 시인할 뿐 여전히 폭행 등 다른 혐의는 전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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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고씨가 천안에서 오창으로 오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고 했다.

곽 과장은 "농장주 김씨는 오창지구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을 당시에는 (고씨를 데려온 소 중개업자에게) 사례금을 줬다고 이야기했지만, 이후 피의자 조사에서는 그런 적이 없었다고 말을 바꿨다"며 "고씨는 한결같이 '남자 손을 잡고 오창에 오게 됐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고씨는 고향 집인 오송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인근 지역에 치료를 받으러 갈 정도로 현재 심리 상태가 매우 호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곽 과장은 "고씨가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관련 단체와 함께 각종 지원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사건 송치 후 부족한 부분은 계속 보강수사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김씨 부부 모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일가족 구속 수감은 가혹하다고 판단, 혐의점이 더 두드러진 아내 오씨만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해 지난 4일 구속했다.

고씨는 1997년 여름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행방불명된 뒤 소 중개인의 손에 이끌려 김씨의 농장으로 왔다.

고씨는 축사 창고에 딸린 쪽방에서 생활하며 소 40∼100여마리를 관리하는 무임금 강제노역을 당했다.

그는 지난달 1일 밤 축사를 뛰쳐나온 것을 계기로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면서 그리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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