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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물놀이간다 했는데" 40대 가장의 안타까운 죽음

송고시간2016-08-05 10:01

"밝고 따뜻했던 직장인"…마을버스 참변에 '울음 바다'

용인 마을버스 사고 현장
용인 마을버스 사고 현장

(용인=연합뉴스) 4일 오전 11시 35분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한 내리막길 도로에서 운전자 없이 마을버스 1대가 아래로 굴러내려 가면서 행인 1명을 치고, 다른 차량 여러 대를 잇달아 추돌했다. 이 사고로 행인 1명이 숨졌고, 차량에 타고 있던 6명이 부상했다. 사고가 난 현장 모습. 2016.8.4 [독자 최규진씨 제공 = 연합뉴스]
kyh@yna.co.kr

(용인=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조만간 아이들과 물놀이갈 거라고 했는데,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날 줄은…"

제동장치가 풀린 마을버스의 습격으로 40대 가장이 하루아침 허무하게 떠나고 난 뒤 남은 가족은 할 말을 잃었다.

지난 4일 저녁 경기도 안양시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모(42)씨의 빈소는 침통 그 자체였다.

작별인사도 하지 못하고 남편을 떠나보낸 김씨의 아내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잃은 김씨 부모는 울다 지친 나머지 몸을 가눌 힘도 없어 보였다.

김씨의 동료들도 유족들 옆에서 함께 오열해 먹먹함을 더했다.

이날 오전 11시 35분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디지털밸리 옆 비탈길에서 버스 기사 이모(67)씨가 정차한 39-2번 마을버스가 아래로 굴러 내려갔다.

용인 마을버스 사고로 넘어진 가로수
용인 마을버스 사고로 넘어진 가로수

(용인=연합뉴스) 4일 오전 11시 35분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한 내리막길 도로에서 운전자 없이 마을버스 1대가 아래로 굴러내려 가면서 행인 1명을 치고, 다른 차량 여러 대를 잇달아 추돌했다. 이 사고로 행인 1명이 숨졌고, 차량에 타고 있던 6명이 부상했다. 사고로 인해 넘어진 가로수. 2016.8.4 [독자 최규진씨 제공 = 연합뉴스]
kyh@yna.co.kr

회차 지점에서 용변을 보려고 승객 1명을 차 안에 두고 내린 게 화근이었다.

150m 그대로 죽 굴러 내려가던 버스는 인도 턱을 타고 올라가 점심 먹으러 나온 직장동료 5명을 친 뒤 200m가량 더 내려갔다.

5명 가운데 김씨가 숨졌고, 2명이 중상, 2명은 경상을 입었다.

김씨의 매형이라고 밝힌 한 유족은 "일하다가 사고 소식을 들었다"면서 "저번 주에 (김씨 가족을) 만나 시간을 보냈는데 이렇게 떠나버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그때 당시 얼마 뒤에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 갈 거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아빠의 죽음을 아는지 모르는지…"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초등학생 4학년 딸과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딸은 상주 이름에 자기가 적혀있다며 해맑게 웃어 조문객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마을버스 뒤쫓아 가는 기사
마을버스 뒤쫓아 가는 기사

(용인=연합뉴스) 4일 오전 11시 35분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디지털밸리 내리막길에서 운전기사가 정차하고 잠시 용변을 보러간 사이 마을버스가 아래로 굴러내려 가 행인 5명을 덮친 뒤 차량 5대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버스기사 이모(67)씨가 갑자기 굴러내려 가는 마을버스를 뒤쫓고 있다. 2016.8.4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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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죽전디지털밸리 인근 IT기업 모 부서에서 팀장으로 일하던 평범한 40대였다.

여느 날처럼 동료들과 회사에서 400여m 거리에 있는 구내식당으로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 참변을 당했다.

장례식장에서 만난 한 동료는 "다른 부서에서 일했지만, 평소 친하게 지낸 분인데 사고가 너무 갑작스러워 모두 경황이 없는 상태"라면서 "김 팀장님은 매사에 밝고 동료들도 잘 챙겨주시던 따뜻한 분이었다"고 울먹였다.

또 다른 동료는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빈소로 달려왔다. 성실하던 분이셨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단란했던 한 가정을 부순 당시 마을버스 사고차량 블랙박스에는 승객 한 명이 버스 안에 타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버스가 아래쪽으로 굴러 내려가다가 불과 18초 만에 김씨 등 행인들을 덮치는 장면이 담겨있다.

버스 기사 이씨는 버스에 다시 올라타려고 몇 차례 시도했지만 끝내 버스에 오르지 못했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시동은 켜둔 상태였고, 기어는 중립(N)에 놓은 채 사이드브레이크는 꽉 채우지 않았던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5일 제동장치를 제대로 조작하지 않은 버스 기사 이씨에게 사고 책임을 물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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