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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남수단 '체육 대부' 임흥세 "아직도 총성…출전 자체가 기적"

송고시간2016-08-05 07:00

"도움 준 이에리사 전 의원, 가수 김장훈, 국민체육진흥공단에 감사"

<올림픽>남수단 체육대부 임흥세
<올림픽>남수단 체육대부 임흥세

<올림픽>남수단 체육대부 임흥세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남수단의 첫 올림픽 출전을 만들어낸 임흥세 남수단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이 4일 오전(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윈저 오세아니쿠 호텔을 방문,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8.5
jeong@yna.co.kr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얼마 전 남수단 제2의 도시에서 교전이 발생했어요.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출전 자체가 기적입니다."

6일(한국시간) 개막하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스포츠 팬들에게 생소한 두 나라가 처음 출전한다. 코소보와 남수단이다.

코소보는 2014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205번째 가맹국으로 승인받았고, 남수단은 지난해 8월 IOC의 206번째 가맹국이 돼 리우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았다.

'IOC 가맹국 막내' 남수단은 2011년 수단에서 분리 독립한 신생국이다.

아직 내전이 끝나지 않았지만, 남수단 올림픽위원회는 육상선수 3명(남2·여1)을 리우에 파견해 '첫 올림픽 출전'의 감격을 준비하고 있다.

남수단이 올림픽에 나설 수 있었던 것에는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은사인 임흥세(60) 남수단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의 헌신이 컸다.

임흥세 부위원장은 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윈저 오세아니쿠 호텔에서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나 "남수단이 올림픽에 나온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임 부위원장의 이력은 독특하다.

성수중학교·광희중학교 축구부 감독, 대한축구협회 중학교 상비군 감독, 광운전자공고 감독, 200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유소년(12세) 축구대표팀 감독 등을 거친 임 감독은 2007년부터 남아공에서 축구를 통해 선교활동을 펼쳤다.

그는 2012년 남아공을 떠나 상황이 더 열악한 지역의 사람을 돕겠다며 남수단으로 건너가 2년간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그는 고(故) 이태석 신부가 머물렀던 톤즈에 축구클럽을 만들어 600여 명의 선수를 지도하며 가난과 내전에 찌든 청소년들이 범죄의 굴레에서 벗어나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도왔다.

임 부위원장은 남수단 체육 발전을 위해 새로운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바로 올림픽 출전이었다.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최소 5개 이상의 경기단체가 국제연맹에 가입해야만 했다.

<올림픽>남수단 체육대부 임흥세
<올림픽>남수단 체육대부 임흥세

<올림픽>남수단 체육대부 임흥세
(리우데자네이루=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남수단의 첫 올림픽 출전을 만들어낸 임흥세 남수단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과 윌슨 위원장이 4일 오전(현지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윈저 오세아니쿠 호텔을 방문,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8.5
jeong@yna.co.kr

당시 남수단은 축구와 태권도만 국제연맹에 가입한 상황이었다.

임 부위원장은 2014년 3월 이에리사 전 새누리당 의원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남수단 유도를 국제유도연맹에 가입시키려고 이메일만 100통 이상을 보낸 끝에 겨우 허락을 받았다"며 "이에리사 전 의원의 도움으로 다른 종목 협회를 만들고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재정 지원을 받아 총 9개 종목의 남수단 협회가 국제연맹에 가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 부위원장의 힘겨운 노력 끝에 남수단은 2015년 8월 IOC 공식 가맹국이 돼 리우올림픽 출전의 꿈이 이뤄지게 됐다.

리우올림픽 출전 자격을 확보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첩첩산중이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남수단의 열악한 경제 상황이었다.

남수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4년 기준 2천100 달러에 불과하다.

돈이 없는 남수단 정부는 올림픽 선수단에 충분한 재정 지원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임 부위원장은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의류업체인 스켈리도의 도움을 받아 선수단 유니폼과 단복을 해결했다.

하지만 남수단 대표팀은 재원 부족으로 선수단 규모를 총 40명에서 선수 3명을 포함해 절반인 20명으로 줄였다.

임 부위원장은 "공무원 월급도 6~7개월씩 밀렸고, 나 역시 1년 동안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할 정도로 남수단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며 "리우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출전 포기도 여러 번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IOC 가맹을 준비하면서 이에리사 전 의원을 비롯해 가수 김장훈 씨 등이 도움을 많이 줘 남수단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정말 좋다"며 "아직도 내전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올림픽 출전 자체가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남수단을 떠나 리우로 오는 길도 쉽지 않았다.

임 부위원장은 "리우로 출발하는 날 남수단 제2의 도시에서 교전이 발생했다. 비행기가 못 뜨는 줄 알았다"며 "남수단을 떠나 2박 3일 동안 케냐와 남아공을 거쳐 상파울루로 이동해 리우에 겨우 도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년 넘게 아프리카 대륙에서 생활하며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앞으로도 더 낮고 어려운 곳을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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