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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7일 개헌 국민투표…군부 통치 심판대에

송고시간2016-08-05 08:43

여론조사 결과 부동층 60%…결과 예측 불허

가결시 '군인 정치' 고착화 vs 부결시 민정이양 지연 가능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태국이 오는 7일 군부주도로 만든 개헌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치른다.

총 5천5만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국민투표에서 태국 유권자들은 2가지 질문에 답하게 된다.

군부가 주도해 만든 개헌안에 대한 찬성하는지 또는 반대하는지와, 하원의 총리선출 과정에 군부가 지명한 상원의원의 참여를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국민투표는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집권한 군부에 대한 태국 국민의 '심판의 장'이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 셔츠'와 왕실, 관료 등 기득권층의 '옐로 셔츠' 세력이 대립하면서 생긴 극심한 정치대립과 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쿠데타를 감행한 군부는 그동안 정치집회를 금지하고 국민의 기본권도 제한했다.

이때문에 지난 2년간 태국에서는 극심한 정치혼란이 수면 아래로 내려갔고, 태국 국민은 표면적으로는 안정된 일상을 누렸다.

탁신 계열의 푸어타이당 등 정치권과 인권시민단체, 그리고 국제사회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군부 통치 종식과 민주주의로의 회귀를 촉구해왔다.

군부는 총선 이후 5년간의 민정 이양기에 250명의 상원의원을 최고 군정 기구인 국가평화질서회의(NCPO)가 뽑고, 이들을 500명의 선출직 의원들로 구성된 하원의 총리 선출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안을 개헌안에 담았다.

또 선출직 의원 중에서만 뽑던 총리도 비선출직 명망가 중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꿨다.

군부 지도자 또는 군부가 지명한 인사들로 하여금 정쟁으로 정치혼란을 유발하는 선출직 하원의원의 활동을 견제하겠다는 뜻이지만, 반대세력은 이런 장치들이 군부의 집권 연장 수단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해외 망명중인 탁신 전 총리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그들은 새 헌법이 반포된 이후에도 쿠데타 세력의 절대권한을 영속화하는 헌법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개헌안 가결은 태국 국민이 사실상 군인들에 의한 정치를 용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군부는 개헌안을 관철하기 위해 군인과 민간인 등 70만 명을 동원해 조직적인 홍보활동을 펴는 한편, 의무교육 확대와 저소측층 생계 보조비 지급 등 포퓰리즘 성격의 정책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정치인과 시민의 반대 여론은 억눌러왔다. 지금까지 80여 명이 개헌안 반대 운동 등으로 체포돼 '태도 교정'이라는 이름하에 군부대에서 조사를 받았고, 탁신 계열이 운영하는 위성TV는 투표 전후 한달간 방송금지 처분을 받았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군부는 이번 국민투표의 찬성표 비율 목표치를 70%로 잡고 있다.

그러나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는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투표를 2주 앞두고 한 여론조사에서 찬성 응답비율은 32.7%, 반대 비율은 5.93%로 나왔지만, 전체 응답자의 59.75%가 찬반 결정을 하지 않은 부동층이었다.

이런 가운데 탁신 계열의 푸어타이당에 이어 제2당인 민주당을 이끄는 아피싯 웨차치와 전 총리까지 개헌안 반대 대열에 동참하면서, 투표 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부는 시민과 정치권을 배제한 채 투표 감시기구 성격의 '평화질서센터'를 설치했고 투표 당일 20만명의 군경을 투표장 등에 배치한다. 군부는 이를 국민투표를 공정하게 치르기 위한 장치라고 하지만 개헌 반대 세력은 투표 결과 조작 우려도 있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개헌이 성사되면 군부는 이를 '국민의 뜻'으로 포장해 집권 연장 시나리오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정이양 과정에 군부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정당 설립과 총선 참여도 예상할 수 있다.

개헌안이 부결되면 상황은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군부 최고 지도자인 프라윳 찬-오차 총리는 개헌안이 부결되더라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며, 총선도 예정대로 내년에 치를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그러나 대체 개헌안을 만들 것인지 아니면 기존 헌법을 부활시킬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어서 민정이양 절차가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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