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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리우를 위한 변명…"고대올림픽은 더열악했다"

송고시간2016-08-04 17:20

치안불안, 전염병, 환경오염, 도핑, 매수, 배타적 애국주의 다 있었다.

올림픽 연구자가 전하는 올림픽 '흑역사'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안보·치안 불안, 지카 바이러스, 환경오염, 도핑(금지약물 사용), 배타적 민족 감정 등을 둘러싸고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역대 최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문제들은 1896년 근대올림픽 창시 때는 물론 수천년을 거슬러 아테네 고대올림픽 때부터 있었던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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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에 관한 여러 저술을 한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유럽학연구소의 데이비드 클레이 라지 선임연구원은 3일(현지시간) 포린 폴리시 기고문에서 "고대올림픽은 리우보다 훨씬 열악했다"며 리우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방문객들에게 "위안거리"로 고대올림픽의 어두운 실상을 재미있게 소개했다.

우선 정치·안보·치안 환경부터 보면 고대 그리스는 도시국가들 간, 도시국가 동맹들 간 패권을 잡기 위해 서로 죽고 죽이는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올림픽 경기는 "실제 전투를 대신할 수 있는 좀 덜 치명적인 대체물"이었다.

그리스인들은 그리스 밖의 '야만인'들에 대한 경멸과 함께 유일하게 공유하는 것이었던 올림픽 경기를 전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올림픽 휴전'을 만들어 냈으나 지금 일반에 알려진 것과 달리 "올림픽 축제 기간에 모든 전쟁이 금지된 게 아니라." 올림픽 게임 자체와 이를 위해 오가는 참가자들에 대한 공격만 금지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늘 지켜진 것은 아니어서, 기원전 364년 레슬링 경기장에 도시국가 엘리스의 군인들이 난입했다. 직전 올림픽 때 올림픽 휴전(치안) 책임을 맡았던 경쟁 도시국가 군대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였다고 라지 연구원은 설명했다.

스파르타는 더 골칫거리였다. 기원전 8세기에 시작된 올림픽 경기가 "피 흘리는 게 부족해" 시시하다며 참가하지 않다가 기원전 420년대 번외 경기에 참가하겠다고 나섰으나 몸에서 나는 악취가 너무 심해서 금지됐다. 목욕을 안 하는 습성 때문이었다.

경기에 이기기 위한 매수도 고대올림픽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기원전 380년엔 아테네가 자국 선수 한 명이 부패를 이유로 출전 금지당하자 선수단 전체를 보내지 않았다.

고대올림픽도 개인 자격의 아마추어 선수들이 아니라 각 도시국가로부터 상당한 금전을 받는 '프로' 대표 선수들의 무대였다. 우승자들에게 각 도시국가가 주는 물질적 보상과 영예가 대단했기에 선수와 선수의 후원자들은 거액의 벌금을 내거나 출전 금지당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경쟁 선수나 심판들을 매수하는 행위가 성행했다.

가장 최악의 매수 사건으론, 로마에 정복된 후인 기원후 67년 열린 올림픽에서 2륜 전투 마차 경기에 선수로 참가했던 로마의 네로 황제가 심판들에게 지금 돈으로 미화 500만 달러(56억 원)를 주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것을 들 수 있다고 니켈 크라우더 캐나다 웨스턴 온타리오대 고전학 명예교수가 호주 '컨버세이션' 기고에서 밝혔다. 크라우더의 설명에 따르면 사실 네로는 코스 중간에 전차에서 떨어져 경기를 마치지도 못했지만, 심판들이 네로의 제안을 거부할 처지가 아니었다.

보편적인 인류의 이상보다는 국가주의, 애국주의 경쟁의 장이었던 점도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라지 연구원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 시민은 오늘날 민족 국가 국민이 타국 국민을 좋아하는 만큼만 다른 도시국가 시민을 좋아했기 때문에" 당시 관람석 응원단은 오늘날 축구 팬만큼이나 서로 충돌했다고 설명했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인 프랑스의 피에르 드 쿠베르탱은 고대올림픽의 이러한 '원시 민족주의'와 프로페셔널리즘을 모르는 체하고 개인 차원의 아마추어리즘을 "부활"시키길 바랬다.

그러나 근대올림픽 시초부터 선수들이 국가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케 함으로써 이런 이상은 처음부터 실현되기 어려웠다. 이후 국가별 선수단 입장식이나 국기와 국가가 함께하는 시상식, 국가별 메달 집계 등은 고대올림픽에서 도시 국가들 간 경쟁의 '전통'을 복원시켰다.

경쟁 선수들보다 한치라도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도핑 역시 고대올림픽에서부터 내려온 전통이다. 선수들은 말린 버섯에서부터 각종 약초혼합물, 동물의 심장, 아편을 넣은 혼합 과일즙까지 다양하게 섭취했다. 이것들은 날고기와 동물의 고환 등에 비해 이상한 것들로 취급받긴 했으나 금지되지는 않았다. 이에 비해 상대 선수를저주하는 주술은 금지 대상이었지만 실제론 널리 행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라지 연구원은 말했다.

배설물이 바다에 떠다니는 등 환경오염과 전염병 문제 역시 땅에 판 구덩이가 배설물로 넘쳐 흘렀던 고대에 비해선 나은 편이라고 라지 연구원은 익살을 부렸다.

가뭄이 심한 여름에 열렸던 고대올림픽은 뜨거운 열기와 마실 물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관람객들이 대거 심장발작으로 쓰러졌고, 노천 구덩이 변소에 들끓는 파리매(black fly) 떼 등의 각종 벌레로 장염, 설사 등이 유행하면서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당시 워낙 파리에 시달린 나머지 사제들은 파리를 없애달라고 '파리 퇴치자' 제우스 아포미오스 제단에 제물을 바치기도 했다고 라지 연구원은 설명했다.

y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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