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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서, 강에서, 바다에서…물놀이 사망사고 잇따라

송고시간2016-08-05 07:07

올해 물놀이·선박사고 등으로 200여명 사망…'안전불감증=사고' 직결

안전수칙 준수·안전장구 착용이 살길…"심폐소생술 익히면 생존율 높여"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재현 박영서 기자 = "열 길 물속을 알아도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각종 수난사고를 막을 수 있습니다"

최근 전국에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하루가 멀다 하고 물놀이 사고가 속출한다. 말 그대로 전국이 '수난 시대'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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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피서철 물놀이 사망사고를 비롯한 수난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순간의 방심 등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이 만연돼 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순간의 방심으로 빚어진 수난사고는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것은 물론 단란한 가족의 행복까지 송두리째 앗아간다.

올해 들어 물놀이와 다슬기 잡기, 레저 스포츠 등을 통한 각종 수난사고로 벌써 2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무엇보다 올해는 84년 만의 때 이른 무더위 탓에 지난 5월부터 물놀이 사고가 잇따랐다.

폭염이 절정을 이룬 최근에도 전국의 산과 강, 바다 등지에서 수난사고가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 "늦은 밤 해수욕·다슬기 잡다가"…수영장도 안심 못 해

여름철 대표 피서지인 해수욕장은 물놀이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안전관리가 취약한 심야 시간에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목숨을 잃기도 한다.

지난 4일 오전 1시께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서 물놀이하던 중국 교포 A(29·여)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A 씨를 구하러 들어갔다가 함께 물에 빠진 A 씨 시동생(29) 등 3명은 다행히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통상 해수욕장은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물에 들어가는 게 금지돼 있다.

계곡이나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으려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2일 강원 홍천군 내촌면 도관리 홍천강 상류인 내촌천을 건너던 50대 남성과 같은 날 충북 괴산군 감물면 오창리 달천에서 50대 여성 2명이 물에 빠져 숨졌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다슬기를 잡으려고 한 걸음 한 걸음 물 속으로 들어가다 움푹 팬 곳이 많아 변을 당하기 일쑤다.

계곡과 급류 역시 방심할 수 없다.

지난 2일 전남 구례군 문척면 섬진강 상수원 인근에서 물놀이 중 급류에 휩쓸린 두 딸을 구하려던 50대 가장이 결국 물에 빠져 숨졌다.

여름 휴가를 보내고자 처가를 방문한 이모(50) 씨 가족의 행복한 휴가는 급류에 산산조각이 났다.

당시 수심 1m 이하의 얕은 하천에서 놀던 이 씨의 딸들은 떠내려가는 물놀이용 공을 주우려다 수로 근처의 급류에 휩쓸렸다.

이를 구하려던 아버지 이 씨는 결국 물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달 9일 오후 2시 40분께 강원 철원군 갈말읍 한탄강 래프팅코스에서 카약을 타던 40대 남성이 급류에 휘말려 물에 빠져 숨졌다.

펜션 내 수영장도 안전 사각지대다.

체육시설인 수영장은 운영 시간에 의무적으로 2인 이상의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펜션에 있는 수영장은 대부분 자체적으로 만든 소규모 수영장으로, 체육시설로 등록돼 있지 않다. 안전요원을 배치할 의무가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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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도 작고 수심도 얕다고 방심하기 쉬운 곳도 사망사고 발생 예외 지역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경기 가평군의 한 펜션 내 수영장에서 4살배기 아이가 빠져 숨졌다. B(4) 군이 들어간 수영장은 소규모 어린이용 수영장으로 수심은 80㎝에 불과했다.

B 군의 신장은 물 깊이보다 조금 큰 약 90㎝로 주변에 안전요원 등 어른이 있었다면 충분히 구조할 수 있었지만 사고 당시 근처에는 아무도 없었다.

실내 수영장도 안심할 수 없다.

수영강사와 안전관리 요원이 있더라도 잠시 눈을 뗀다면 어린아이들은 자신의 키보다 조금 더 깊은 수영장에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지난 6월 인천에서는 수영강습을 받던 C(7) 군이 물에 빠져 숨졌고, 같은 달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도 수영강습을 마친 D(8) 군이 자유수영장에서 놀다가 익사했다.

두 수영장 수심은 숨진 아이들 키보다 10㎝가량 깊었다.

◇ 안전수칙 준수·안전 장구 착용만이 살길…"심폐소생술 익혀야"

5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전국 강과 하천, 바다 등지에서 1천549건의 각종 수난 구조 출동으로 869명이 구조됐으나 200여명이 각종 사고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물놀이 사고만 볼 때 전국에서는 연간 35명가량이 목숨을 잃었다.

올해는 84년 만에 찾아온 때 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지난 5월에만 이미 여러 명이 물놀이 사고로 숨졌다.

물놀이 사고 특별 대책 기간인 지난 7월 이후에도 물놀이 사고가 끊이지 않아 지난달 마지막 주말과 휴일에만 전국에서 1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했다.

전국 지자체가 지정한 물놀이 관리지역은 올해 모두 1천348곳에 이른다.

그러나 인건비 문제로 수상안전요원이 충분히 배치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

물놀이 안전 대책이 아무리 완벽하더라도 예고 없이 찾아오는 돌발 사고는 막을 수 없다.

결국, 스스로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안전 장구를 완벽하게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물놀이 전 준비운동은 필수다. 음주 후 물에 들어가거나 수영을 과신한 무모한 행동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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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중요한 것은 수난사고 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응급처치 기술 습득이다.

서울대 의대 응급의학과 홍기정·정주 교수팀이 물놀이 심정지 환자 1천691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물놀이 장소별 생존율은 수영장이 가장 높다. 이어 해수욕장, 바다, 호수, 강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안전 규정이 지켜지고 안전요원이 배치된 수영장이나 해수욕장이 강과 호수 등 자연 휴양지보다 응급 상황에 대처하기가 쉽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기정 교수는 "물에 빠져 발생하는 심정지는 신속한 구조와 현장에서 심폐소생술 제공이 중요하다"며 "심폐소생술 없이 구급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 그만큼 생존율은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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