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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무방비 강남 노후 아파트, 화장실 '물벽'으로 지킨다

송고시간2016-08-07 07:10

서울 강남구, 대피공간 설치 시범사업 이달 중 신청자 접수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강남구가 1992년 이전에 지어진 노후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화장실에 '물벽'을 만드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강남구는 1984년 지어진 청담동 진흥아파트 10가구를 대상으로 화장실을 이용한 '대피공간 설치 시범사업' 신청을 이달 중 받을 예정이라고 7일 밝혔다.

구에 따르면 1992년 10월 이전 허가를 받은 아파트는 당시 관련 규정이 없어 경량칸막이·대피공간·하향식 피난구 같은 피난시설이 없다.

실제로 올해 1월 현재 강남구 내 20가구 이상 아파트 11만 8천470가구 가운데 57.8%에 달하는 6만 8천458가구가 피난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노후 아파트에 이제 와서 별도의 방화문이 딸린 2∼3평 넓이의 대피공간을 만들려면 큰 비용이 들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다.

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GS건설,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함께 화장실을 이용한 대피공간을 개발하게 됐다. 구가 사업을 총괄하고 설치 대상 아파트를 제공하면, GS건설은 연구비와 시공비 1천500만원을 제공하고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식이다.

구가 설치하려는 화장실 대피 시설은 ▲ 수막(물벽) 방화문 ▲ 급기 가압 시스템 ▲ 내부 작동 스위치로 이뤄졌다.

화재 시 거주자가 화장실로 대피해 스위치를 켜면, 화장실 문 위에 달린 살수 설비에서 물이 쏟아져 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다. 또 급기 시스템은 평상시에는 화장실 공기를 밖으로 빼주는 역할을 하지만, 화재 시에는 반대로 외부의 신선한 공기를 들여오는 역할을 한다.

구는 이달 중순 진흥아파트 경로당과 삼성1동 커뮤니티센터에 화장실 대피 시설을 견본으로 우선 설치한다. 이후 주민을 상대로 선착순 10가구를 모집한다.

구는 시범사업을 거쳐 이 시설이 양산에 들어가면 가구당 설치 가격이 현재 150만원보다 훨씬 낮아질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GS건설은 추후 이 대피 시설에 대해 국토교통부로부터 건축법 시행령상 '장관이 인정하는 대피 시설'로의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1992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화재 시 현관으로 나가지 못하면 꼼짝없이 큰 위험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며 "시범사업 이후로는 관련 법상 설치비를 지원해 주는 것은 어려워 자발적으로 설치하도록 적극 홍보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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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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