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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자본주의적 기업으로 변형됐다"

송고시간2016-07-19 15:09

양현혜 교수, NCCK 토론회서 비판…"현세의 부를 신의 축복으로 강조"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교회는 현세의 부와 성공을 신의 축복으로 강조하고 신자들에게 유능한 자본주의적 생산인이 될 것을 복음의 이름으로 축복하고 있다."

양현혜 이화여대 교수는 1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린 종교개혁 5백 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교회 자체가 자본주의적 기업으로 변형되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종교개혁5백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 양 교수는 '일제 식민지 시기까지의 한국교회사와 그 반성'이란 주제 발표에서 기독교 복음과 자본주의 문명 사이의 혼동 원인을 역사적으로 고찰했다.

양 교수는 "개신교가 전래한 시기는 농업 문명에 머물러 있던 동아시아가 산업 문명의 세계 질서로 강제로 편입되는 시기였다"며 "이런 과정에서 조선인들은 기독교와 자본주의 문명이 다르다는 것을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근대화 과정에서 '자본주의적 복음주의'가 조선에 뿌리를 내렸다는 분석이다.

양 교수는 "기독교가 생산과 이윤의 극대화를 최우선적 가치로 하는 자본주의 문명과 동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대치되기까지 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의 발아래 값비싼 향유를 붓는 여인처럼 '사랑'이라는 '고귀한 낭비'를 가르치는 기독교 정신은 자본주의적 정신을 비판하며 대안적 삶의 방식을 모색하게 하는 정신"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는 기독교와 자본주의를 분리하기는커녕 스스로 기업화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양 교수는 "대다수의 교회가 대형 교회의 조직 원리와 신앙 언어를 모방하고 대형화를 성공한 목회, 올바른 목회의 척도로 삼고 있다"며 "성공한 목회, 올바른 목회의 기준을 대형화에다 두다 보면, 교회와 기업이 혼동되게 된다"고 우려했다.

양 교수는 이어 한국교회의 특징을 '영적 기업 문화'(a spiritual enterprise culture)로 진단한 사회학자 데이비드 마틴의 연구를 인용하며 "한국교회가 '기형적' 종교가 되었다는 뼈아픈 지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양 교수는 "'복음'만을 주장하며 기독교를 '성공의 종교'로 오도하려는 모든 '영적 기업가 문화'에 저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는 김주한 한신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최태육 예수님의 교회 목사가 '학살과 기독교인들의 배타성'을, 성백걸 백석대 교수가 '민주화 이후 한국교회가 걸어온 길을 반성하면서'를 주제로 발표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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