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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82세 일왕 '생전퇴위' 표명…수년내 왕세자에 양위"(종합3보)

200여년만의 '양위' 이뤄질듯…왕실담당 관청 당국자 일단 '부인'
암수술 후에도 활동 왕성…작년에 행사순서 착각해 건강이상설 나와
왕실 전범 개정해야…일각에선 '상징 천황제' 관련 헌법개정 필요說
아키히토 일왕, '퇴위' 표명
아키히토 일왕, '퇴위' 표명아키히토 일왕, '퇴위' 표명
(도쿄 AP=연합뉴스)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에 퇴위, 왕세자에게 왕위를 물려주겠다고 밝힌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올해 만 82세인 일왕은 이런 의향을 미치코 왕비와 장남 나루히토 왕세자, 차남 아키시노노미야 왕자 등 가족들에게 알렸으며 가족들도 받아들였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은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 1월 4일 도쿄 의회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도쿄=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일본 현행 헌법 아래서 처음 즉위한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생전에 퇴위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표명했다고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13일 일제히 보도했다.

NHK는 궁내청 관계자를 인용, 올해 만 82세인 일왕이 '살아있는 동안 왕위를 왕세자에게 물려주겠다'는 뜻을 궁내청 관계자에게 밝혔다고 전했다.

일왕의 이런 의향을 미치코(美智子) 왕비와 장남 나루히토(德仁) 왕세자, 차남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 왕자 등이 받아들였다고 NHK는 소개했다.

일왕은 수년 내 왕위를 물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며, 이 같은 의중을 완곡한 표현으로 내외에 밝히는 방향으로 조율이 진행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교도통신은 "적어도 1년 전부터 생전 퇴위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일왕의 장남인 나루히토 왕세자(56)가 왕위를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日왕위 승계할 나루히토 왕세자와 마사코 왕세자빈
日왕위 승계할 나루히토 왕세자와 마사코 왕세자빈(도쿄 EPA=연합뉴스)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에 퇴위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표명했다고 일본 언론이 13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올해 만 82세인 일왕의 이런 의향을 미치코 왕비와 장남 나루히토 왕세자, 차남 아키시노노미야 왕자 등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왕의 장남인 나루히토 왕세자가 왕위를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나루히토 왕세자(56)와 마사코 왕세자빈이 지난 1월 26일 하네다 공항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일왕은 "헌법에 정해진 (국가의) '상징'으로서의 의무를 충분히 감당할 사람이 덴노(天皇·일왕)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며, 연로한 본인이 공무를 대폭 줄이거나 대역을 세워가며 일왕 자리에 머무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에서는 아키히토 일왕의 선친인 쇼와(昭和) 일왕(히로히토<裕仁>, 1926~1989 재위)까지 124대 일왕 중 절반 가까이는 생전에 왕위를 물려줬지만 에도(江戶) 시대 후기의 고가쿠(光格) 일왕(1780∼1817년 재위)을 마지막으로 약 200년간 양위(讓位·왕이 생전에 왕위를 물려주는 것)는 없었다.

쇼와 일왕의 장남으로 1933년 12월 23일 태어난 아키히토 일왕은 11세에 일본의 패전을 눈으로 지켜본 뒤 전후 부흥기에 청춘시절을 보냈다. 25세 때인 1959년 미치코 왕비와 결혼해 세 자녀를 낳았고, 1989년 쇼와 일왕이 사망한 뒤 즉위했다.

2013년 팔순 생일 때 평생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전쟁'을 언급했던 일왕은 1992년 일왕으로는 처음 중국을 방문하고 이듬해 오키나와(沖繩)를 방문한 데 이어 최근까지 해외 태평양전쟁 격전지를 잇달아 찾는 등 '위령의 여정'을 이어갔다. 올해 1월에는 필리핀과의 국교정상화 60주년에 즈음해 필리핀을 찾았다.

일왕은 2005년 사이판의 한국인 전몰자 위령지인 '한국평화기념탑'에 참배하고 2007년, 도쿄의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 사망한 고(故) 이수현씨를 소재로 만든 영화를 관람하는 등 한국에 상당한 관심을 표해왔다.

2001년 12월 생일 회견 때는 "한국과의 연(緣)을 느끼고 있다"며 "내 개인으로서는 간무(桓武) 천황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續日本記)에 쓰여 있는 데 대해 한국과의 연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 당시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손 흔드는 아키히토 일왕 부부
손 흔드는 아키히토 일왕 부부손 흔드는 아키히토 일왕 부부
(도쿄 AP=연합뉴스) 아키히토 일왕이 생전에 퇴위하겠다는 뜻을 주변에 표명했다고 일본 언론이 13일(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올해 만 82세인 일왕의 이런 의향을 미치코 왕비와 장남 나루히토 왕세자, 차남 아키시노노미야 왕자 등이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왕의 장남인 나루히토 왕세자가 왕위를 승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아키히토 일왕과 미치코 왕비가 지난 2014년 4월 24일 도쿄 황궁에서 손을 흔드는 모습.

뿐만 아니라 2012년 9월 쓰루오카 고지(鶴岡公二) 당시 외무성 종합외교정책국장에게 "언젠가 우리(일왕과 왕비)가 한국을 방문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 매체에 보도된 바 있다.

일본의 종전 70주년을 맞이한 작년 8월 15일에는 "지난번 대전(大戰·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에 대한 깊은 반성"을 거론하는 등 근년들어 자신의 생일 등 메시지를 낼 기회에 전쟁에 대한 성찰을 강조했다.

2003년 전립선암 수술, 2012년 2월 협심증 증세에 따른 관상 동맹 우회 수술을 각각 받고도 왕성한 활동을 해왔지만, 작년 참석한 행사에서 금방 있었던 일을 깜빡 잊거나, 순서를 착각하는 등 실수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 건강이상설이 불거졌다.

이런 와중에 궁내청은 지난 5월 일왕 내외의 연령을 감안해 공무 일부를 줄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궁내청이 공무를 대폭 감축한 방안을 제시하자 일왕이 난색을 보여 결국 소폭으로 줄이는 데 그쳤다고 NHK는 전했다.

교도통신은 일왕이 지금 당장 퇴위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건강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한편, 궁내청의 야마모토 신이치로(山本信一郞) 차장은 "보도는 알고 있지만 그런 사실(일왕의 생전 퇴위 표명)은 일절 없다"며 일단 부인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일왕의 생전 퇴임을 위해서는 왕실 전범(典範) 개정을 하거나 특별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일본 언론은 지적했다.

1947년 제정된 왕실 관련 법률인 왕실 전범은 왕위 계승에 대해 "황통(皇統)에 속하는 남자 계통의 남자가 계승한다"며 계승 순위를 일왕의 장자(長子), 장손, 장자의 다른 자손 순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전범 제4조는 일왕 별세 시 왕세자가 곧바로 즉위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생전 퇴위에 관한 내용은 없다. 일본 언론은 전범을 개정하려면 2∼3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또 과거 왕실 전범 개정 논의에 참여했던 한 일본 정부 고위관리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상징 천황제'(현행 헌법에 따라 일왕을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규정하는 것)의 존재 양식을 바꾸는 것이기에 헌법 개정 논의도 필요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일왕이 물러나면 일본의 연호도 올해로 28년째인 '헤이세이'(平成)에서 변경된다.

갑자기 전해진 일왕의 생전 퇴위 의향 소식에 열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일본 방송과 신문사 인터넷판은 13일 오후 7시께 NHK의 첫 보도를 시작으로 일제히 톱뉴스로 이 소식을 보도하면서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日언론 "82세 일왕 '생전퇴위' 표명…수년내 왕세자에 양위"(종합3보) - 2
日언론 "82세 일왕 '생전퇴위' 표명…수년내 왕세자에 양위"(종합3보) - 3

jhch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7/14 00: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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