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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음악은 끝없이 새로워…아직도 궁금한 것 많다"

송고시간2016-07-11 18:21

17일 스페인내셔널오케스트라와 라벨 협주곡 등 협연

9월에는 관객 신청곡 연주하는 리사이틀 '백건우의 선물'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음악은 무궁무진하죠. 끝없이 새로운 게 나옵니다. 요즘은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져서 다시 한 번 해보고 싶은 곡들이 많아요."

올해로 만 70세를 맞은 피아니스트 백건우. 10세 때 KBS교향악단의 전신인 국립교향악단과의 협연으로 무대에 데뷔한 지 60년이 훌쩍 지났다. 그런데도 이 거장은 소년같이 맑은 표정으로 "갈수록 새롭다"고 한다.

백건우가 올해 여름과 가을, 두 차례의 무대를 통해 국내 팬들과 만난다.

오는 17일 스페인 내셔널오케스트라와 함께 젊은 지휘자 안토니오 멘데스의 지휘로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와 파야의 '스페인 정원의 밤'을 들려주고, 가을의 문턱에 이르는 9월 29일에는 리사이틀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두 공연 모두 백건우에게는 특별하다. 스페인 내셔널오케스트라와의 협연에서는 백건우가 '전곡 탐구'를 시도한 여러 작곡가 가운데 첫 도전 대상이자 그를 세계적 피아니스트로 주목받게 한 라벨의 작품을 연주한다. 또 리사이틀 '선물'은 최초로 신청곡을 받아 팬들과 직접 교감하는 무대로 꾸밀 예정이다.

백건우 "음악은 끝없이 새로워…아직도 궁금한 것 많다" - 2

17일 협연을 위해 지난주 한국에 들어온 백건우를 11일 용산구 일신홀에서 만났다. 그의 아내이자 비서 역할을 자처하는 영화배우 윤정희도 함께했다.

먼저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열 살도 되기 전 부친 손에 이끌려 처음 들었던 곡"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아버지가 음악감상실에 데려갔는데 라벨 협주곡 LP음반이 있었어요. 스위스로망드오케스트라였나…아버지께서 '이 곡을 잘 들어보라'고 말씀하셔서 이해도 못 하고 여러 번 들었어요. 그때는 '저런 이상한 소리가 나는 곡도 있구나' 싶었는데 돌이켜보면 그때 나한테 무언가가 심어진 것 같아요."

그는 당시의 경험이 라벨의 전곡 연주에 도전하게 된 실마리가 된 것 같다고 돌이봤다.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에서 공부하면서 선생님이 라벨 곡을 공부하라고 주셨는데 처음부터 너무나 끌리더라고요. 그다음부터 다른 곡들도 하나씩 찾아서 공부하기 시작한 게 결국 전곡을 연주하게 된거죠."

파야의 '스페인 정원의 밤'은 백건우가 한국에서는 처음 연주하는 곡이다. 파야는 백건우 부부가 가장 사랑하는 여행지인 스페인 출신이고 그의 음악과 삶의 터전인 프랑스에서 공부한 작곡가다.

"파야를 한국에서는 연주할 기회가 없었어요. 라벨의 곡과 잘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서 레퍼토리에 넣자고 했지요. 아주 훌륭한 작곡가로 오케스트레이션에서는 프랑스 영향도 많이 받았는데 스페인의 토속적인 색깔도 내면서 라벨같이 굉장히 세련된 소리를 만들었어요."

백건우는 인터뷰 내내 '새롭고 궁금하다, 재미있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하루에 여섯 시간가량 하는 연습이 곧 건강관리라면서 '음악 공부'가 결코 완성되지 못한다는 사실 때문에 이런 과정이 여전히 재미있고 흥미롭다고 말했다.

"어떤 작품을 공부해서 연주하고 끝난다고 생각하면 참 허무할 텐데 음악 해석은 무궁무진하고 끝없이 새로운 게 나와요. 다시 보면 전에 지나친 것, 잘못 본 것들이 새로 보이기 때문에 계속 작업하면서 좀 더 정확하고 맞는 소리를 내려고 해요."

백건우는 나이가 들면서 음악적 호기심이 이끄는 대로 자연스럽게 즐기며 연주를 하고 있다고도 했다.

"예전에는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때와는 좀 달라졌어요. 요즘은 모든 게 새롭게 들리는 것 같아요. 9월 리사이틀에 포함된 브람스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 같은 것도 다시 한 번 즐겨보려고 넣었어요."

9월에 관객 신청곡을 받아 올리는 리사이틀 '선물'도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한 새로운 시도다.

백건우는 "이렇게 신청곡을 받아서 연주하는 건 처음"이라며 "몇십 년간 여러 음악회를 하고 갖가지 프로그램을 올렸는데 사람들이 어떤 곡을 듣고 싶어하는지 알고 싶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심사에 참여한 그는 후배 음악인은 물론 관객들에게도 자신만의 색깔과 창의성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콩쿠르 심사를 가보면 자기 소리를 가진 연주자들이 몇 안 돼요. 자신의 소리와 작곡가의 소리를 함께 전달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하지 못한다면 그런 연주는 의미가 없어요. 듣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자기 나름의 창작의 세계를 펼칠 줄 알아야 합니다."

두 공연 모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문의 ☎02-599-5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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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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